2018년 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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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열심히 사는 불자가 되자

정우頂宇 스님
본지 발행인 | 구룡사 회주



엄동설한嚴冬雪寒 추운 겨울도 우수雨水 경칩驚蟄이 지나니 나뭇가지에 생기가 나고 촉수의 움이 보입니다. 금년 겨울은 가뭄으로 눈이 많이 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어느덧 춘분이 다가왔습니다. 남쪽지방에는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나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 어른들 말씀에 겨울가뭄은 우수 경칩에 바람을 많이 불게 하고 겨울에 폭설이 내리면 봄에 바람이 불지 않을 것이라고 하셨는데, 유난히 금년 우수 경칩에는 봄바람이 많이 부는 것 같습니다.
그것은 아마도 겨울에 얼고 녹기를 반복하는 일교차로 들썩거렸던 땅 끝에 나무들이 강한 바람을 필요로 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때마침 봄비가 촉촉이 내려서 그 틈새로 빗물이 스며들며 나무뿌리들이 제자리를 잡을 수 있는 바람은 더욱더 세차게 불어오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능엄경楞嚴經』에 지수화풍地水火風 사대四大의 구성표는 이렇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맑고 깨끗한 마음이 어둡고 침침한 허공과 만나서 부딪치고 요동치고 흔들리다가 바람기운 생기고, 마찰력에 불기운 생기고, 뜨거운 기운에 물 기운이 생기고, 굳은 것은 흙 기운이 되었다.” 하였습니다.


『화엄경華嚴經』에서는 “흙은 물의 성분이 함께하지 않으면 존재할 수 없는 분진이요, 물은 불기운이 없으면 존재할 수 없으며, 바람이 없으면 불은 없고, 바람은 흙의 기운이 함께 하지 않으면 존재 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물은 따뜻한 기운이 함께 하지 않으면 얼음덩어리입니다. 불은 공기가 없으면 진공상태로 꺼져버립니다. 바람은 흙의 성분이 바람을 부른다고 했습니다. 우수 경칩에 불어오는 바람은 겨울 가뭄을 바라보게 하고 있습니다. 


구룡사에서는 공양미를 모아 20kg 공양미 250포를 서초구청에 전달했습니다. 매년 여래사와 다른 포교당에도 동참하여 그 지역에 살고 있는 어려운 이웃들에게 자비 나눔의 공양미를 구룡사처럼 전하고 있습니다.
스스로 솔선하지 않으면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을 알게 합니다. 우리들의 자비 나눔은 오래전부터 국내외의 어려움을 앞장서고 있습니다.
아마도 그것은 자비 나눔의 씨앗의 불종자를 60여 년 전, 설날에 세배하러 가면 1원짜리 지폐를 한 장씩 아이들에게 주었던 복된 가정이 있었습니다.
그 집에는 어떤 친척집 보다 많은 아이들이 문전성시를 이루었습니다.
그 대문 밖에 서 있던 어린 아이가 있었습니다. 그 어린 씨앗은 성장해서 어른이 되어 가면서 어느 날 부터인가 천 배, 만 배로 구룡사에서 홍법문화재단의 인연으로 성장하여 곳곳에 자비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홍법문화재단은 1년에 어려운 이웃과 나누는 보시금이 3~4억 원 정도 됩니다. 근검절약하는 살림살이로 매년 이런 나눔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작년에는 나눔이 더 많았습니다. 조계사 성역화불사에 1억 원, 불교 방송국 사옥 이전에 1억 원을 냈습니다. 이것만해도 2억 원입니다. 또 포항 지진에 2천만 원, 미국령 푸에르토리코가 허리케인으로 초토화되었다는 소식에 종단에 제일 먼저 3천만 원을 전했습니다. 여기에 봉은사, 조계사, 도선사, 은해사 통도사 등, 인연 있는 사찰에서 동참하여 현재 2억 원 정도 모았습니다. 군에서 활동하고 있는 스님을 그곳에 다녀오게 하려 합니다. 6·25때 우리나라에 6만 명의 군인들을 참전시켜 856명의 용사들이 전사하였던 땅입니다. 홍법문화재단은 언남중학교와 일산 정발중학교 학생 42명에게 매달 5만원씩 무통장으로 나누고 있으며, 독거 어른들께 매월 10만원씩 전하는 지원사업도 10년이 넘었습니다. 네팔에 지진이 났을 때 1억 원을, 엄홍길 대장에게 2천만 원 성금을, 작년 4월에는 직접 현장을 찾아서 무너진 사찰과 학교를 복원하는데 2만 달러를 전하고 왔습니다. 이 모든 일을 생각해보면 나눌 곳이 너무 많았습니다. 94년도부터 가산문화원에도 매년 1천만 원씩 불교사전 발행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군종교구에 사찰 건립 및 보수비로 참 많은 인연을 맺었습니다. 금년부터는 불교환경연대 지원 및 탈북 청소년 대학생의 장학금으로 매월 30만 원씩을 전하고 있습니다만, 어려운 대학생뿐 아니라 네팔 초등학교 어린이 100명에게도 1년 전부터 매월 보내는 장학금이 있습니다…….


하루에 10만 원씩 매일 모으면 1년에 3,600만 원입니다. 불전함에 1천 원씩 1년이면 36만 원이요, 1만 원씩이면 360만 원입니다. 10만 원은 1년이면 3,600만 원입니다. 그렇게 천 원, 만 원 모아서 이런 불사들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금년부터는 1년에 2억 원은 줄어들 일이 생겼습니다. 지난 30년 동안 잡지 발행비로 매년 2억 원 정도가 들어갔는데 지난 2월달에 발행한 월간 『붓다』 360호를 끝으로 전자 우편잡지로 전환하였기 때문입니다. 월간 『붓다』를 시대의 흐름으로 우편발송을 하지 않고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볼 수 있도록 전환하는 것입니다. 우리 불자들도 세상의 변화에 적응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그 재원들은 인연 있는 곳에 새롭게 나눔으로 쓰여지게 될 것입니다.


『능엄경』에 견견지시見見之時에 견비시견見非是見이라 했습니다. 볼 것을 보는 것은 보는 것이 아니다. 쓸 것을 쓰는 것은 쓰는 것이 아니고, 줄 것을 주는 것은 주는 것이 아니며, 갈 길을 가는 것은 가는 것이 아닙니다. 
 
개인적으로는 검소하게 살며 가정적으로는 근검절약하면서 함께 공유해야할 어렵고 힘든 나눔을 오늘처럼 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그런 일들을 구룡사가 앞장서서 하고 있는 것이 현재의 구룡사 모습입니다. 어디에 살든지 열심히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구룡사 공동체의 일원이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실타래가 헝클어졌다면 그 실을 풀어내야 합니다. 마음이 헝클어져 있으면 삼독三毒과 오욕五慾의 번뇌煩惱와 망상妄想이니 실타래 풀 듯 풀어내야 합니다. 번뇌를 붙들고 있으면 엉클어져있는 업력중생의 인생이 될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되겠습니까? 물이 흐르듯이 세상을 순리대로 살았으면 합니다.
그리되면 얽히고설킬 일이 없습니다. 우수 경칩에 비가 오는데도 바람이 부는 것은 겨울가뭄에 들떠 있던 나무뿌리를 제자리로 잡아주기 위한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삼라만상參羅萬像의 두두물물頭頭物物이 자기 모습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하기 위한 자연의 오묘하고 신비로운 작용입니다.


서양의 인류학자이자 철학자에게 물었습니다. 그러자 한마디로 대답을 합니다.
‘이 시대는 불교를 주목해야 한다.’
선善과 악惡에 대해서도 ‘악은 선이 이끌어주어야 할 도반’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불교는 불사선不思善 불사악不思惡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마음은 선이라 생각 하지도 악이라 하지도 않습니다. 생멸이 없고 증감이 없고 미추가 없고 대소가 없고 장단이 없는, 상대성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 아닌 온전한 자리가 본성입니다. 우리의 마음은 선한 마음도 아니고 악한 마음도 아닙니다.
구룡사는 대단한 사찰이고 자랑스러운 절입니다. 우리 불자들이 함께 하고 있는 한 우리는 늘 넉넉하게 나누며 살아갈 것입니다. 스스로 마음을 내어 함께 하는 구룡사와 여래사 등, 우리 포교당의 공동체는 포용하는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으면 귀띔 해 주었으면 합니다.
제가 해결해 드릴 수 있는 일들이 있을 것입니다, 함께 해낼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함께 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