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옹혜근 선사懶翁惠勤 禪師의 백납가百衲歌 설강(Ⅲ)

一鶉衣一瘦笻    일순의일수공
天下橫行無不通  천하횡행무불통
歷徧江湖何所得  역편강호하소득
元來只是學貧窮  원래지시학빈궁


해진 옷 한 벌에 가느다란 지팡이 하나로
천하를 횡행했어도 막힘 하나 없었다네
강호를 두루 다니며 그 무엇을 얻었던고
원래 배운 것은 빈궁 하나 뿐일세


不求利不求名    불구리불구명
百衲懷空豈有情  백납회공기유정
一鉢生涯隨處足  일발생애수처족
只將一味過殘生  지장일미과잔생


이익도 구하지 않고 이름도 구하지 않네
누더기 옷이 비었거니 무슨 생각 있으랴
발우 하나의 생활로 어디 가나 만족하고
그저 이 한 맛으로 남은 생을 보내리라


生涯足更何求    생애족갱하구
可笑癡人分外求  가소치인분외구
不會福從前世作  불회복종전세작
怨天怨地妄區區  원천원지망구구


이 생애에 만족하거늘 다시 무엇을 구하랴
미련한 이가 분수 밖에서 구함이 우습도다
복은 전생에 지어야 금생에 받는 건데
하늘 땅을 원망하며 부질없이 허덕이누나



不記月不記年    불기월불기년
不誦經文不坐禪  불송경문불좌선
土面灰頭癡呆呆  토면회두치태태
唯將一衲度殘年  유장일납도잔년


달도 기억하지 않고 해도 기억하지 않고
경전도 읽지 않고 좌선도 하지 않으니
누런 얼굴에 잿빛 머리의 이 천치 바보는
오직 누더기 한 벌로 남은 생을 보낸다네


<백납가 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