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숙
수필가·문화센터 강사
요즘 젊은이들 세대에서 정식으로 혼인신고를 하기 전에 일정한 기간을 계약기간으로 정해 살아보고 결혼을 최종결정하는 것을 결혼 인턴이라 한다. 결혼식을 올리기 때문에 단순 동거의 개념보다는 한 단계 진전된 느낌으로 합리적 제도를 추구하는 젊은이들에게 좋은 호응을 보이고 있는 것 같다.
일반적으로 직장에서 1년여 인턴과정을 거쳐야 정규직원이 되듯 결혼 인턴도 일단 결혼하고 혼인신고는 하지 않고 1년 살아보고 최종 결혼 결정을 하는 방식이다. 1년 동안 인턴 기간을 통해 평가를 받아보고 이 결혼이 서로에게 적합한지 판단한 후 결혼지속 여부를 결정하자는 것이다. 동거와 다른 점은 결혼식을 올리고 혼인 신고를 하지 않는 점인데 결혼은 공식화 하되 1년간의 인턴기간을 통해 상대방에 대한 확신이 생긴 후 혼인신고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1년 후에 최종결혼을 결정할 것을 굳이 결혼식은 왜 올릴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막연한 혼전동거보다는 결혼 인턴제가 결혼 입문에 한 단계 더 앞선 것이라고 볼 수 있어서 그런지 젊은 세대에게 작지 않은 공감을 일으키고 있다. 비혼족도 늘고 결혼에 대한 부정적 견해가 점점 팽배해지고 있는 현실에서 그나마 결혼인턴제는 이혼을 줄이고 현명한 결혼을 하기 위한 대안일지도 모른다. 모 방송국 드라마에서 여주인공이 ‘결혼은 번지 점프와 같다’는 결혼 소감을 피력한 것을 보고 일생의 중대사인 결혼에 대하여 정말 우리 모두가 신중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결혼이라는 문화에 대해 다양한 형태와 의견은 있을 수 있고 결혼인턴제가 이혼율을 줄이기 위한 방편일 수는 있지만, 1년 동안 살아보고 혼인신고를 미룬다는 자체가 과연 상처 없이 동거완료가 될 수 있을지는 의문스럽다. 기성세대들이 볼 때는 결혼 인턴기간이 끝나고 만약 서로가 부부의 연을 맺지 않고 헤어지게 된다면, 이혼이라는 법적 절차가 없어서 절차상은 간편할 수 있으나 서로 간 깨끗한 이별이 될 수 있을지 우려된다. 마음에 남은 상흔은 오래 가기 때문에 간단하게 생각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서로가 원하는 배우자를 만나 헤어짐 없이 행복하게 백년해로 하는 것이 결혼의 목표일 것인데, 혹시 그 과정상에서 서로 맞지 않으면 쉽게 헤어질 수도 있다는 법적 절차적 간편화를 위한 제도가 아닌지 신중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우리 모두가 추구하는 행복을 위해 합리적으로 접근하는 모습일 수도 있겠으나 결혼인턴제는 결혼 당사자 서로의 진솔한 대화와 함께 개인적 문제로만 보지 말고 사회적으로 체계적인 공론화가 필요한 시점인 것 같다.
젊은 세대에게는 결혼과 출산이 단순한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현실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