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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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정부 개발사업 어떻게 바라봐야 하나

김치중
주간불교신문 차장

2008년 한해 이명박 정부의 핵심 공약인‘한반도 대운하’사업 포기를 촉구했던 불교계의 움직임은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저탄소 녹색성장’ 을 주장하고 있는 현 정부가 이미 지난해부터‘녹 색뉴딜’사업으로 명명한‘4대강 살리기’사업에 약 14조원을, 서해와 한강을 연결하는 경인운하 사업 에 2조 2500억 원을 투입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불교계를 비롯한 종교계와 환경 NGO 단체들은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4대강 살리기를 포함한 각종 개발 사업이 한반도 대운하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고심 끝에 만들어낸 프로젝트라고 의심하고 있다. 한반도 대운하사업은 작년 홍수·식수·환경 등의 문제점을 해결할 대안이 나오질 않아 사실상 국민 합의로 폐기됐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당시 악화된 국민 여론에 봉착 하자“국민이 원하지 않으면 대운하 사업을 하지 않겠다”는 말로 한반도 대운하 사업을 접었다. 하 지만 실제로 이 대통령은 공식적으로 한반도 대운 하 사업 포기선언을 한 바는 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4대강 살리기 및 경인운하 건설 사업을 포장된 한 반도 대운하 사업이라고 여기고 있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올해 첫 지역방문으로 4대강 살리 기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전남 나주 영산강 포구를 찾았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도산 선생이 자 신의 저서에서 강을 살리자고 강조하고 있다”며 이 른바 안창소 선생의‘강산개조론’을 강조하며 4대 강 살리기 사업에 강한 집념을 보였다. 이 정도 집 념이라면 조그마한 틈새가 생기면 백두대간에 터 널을 뚫는 한반도 대운하 사업도 못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작년에는 말로 그쳤던 이명박 정부의 환경개조 사업은 이미 반대를 넘어 경제 살리기라는 명분 속 에 착착 진행되고 있다. 문제는 현 정부의 개발 사업 추진을 바라보는 불교계의 시각이다.
불교환경연대·에코붓다·인드라망 생명공 동체 등 불교계 NGO 단체들은 이미 현 정부의 개발사업을 반대하며 올 해 사업계획에 몰두하 고 있다. 이들 단체에서는 현재 추진되고 있는 개발 사업으로 인해 종교계 중 가장 많은 문화 재를 보유하고 있는 불교계가 가장 많은 피해 를 볼 것이라며 각종 개발을 반대하고 있다.

이미 작년 초 100일간 한강하구를 시작으로 남한강- 문경세재- 낙동강- 부산- 목포- 영산강 - 금강을 거쳐 다시 서울로 돌아온 종교인 생명 평화 순례단 행사와 작년 9월 지리산 노고단~ 계룡산까지 오체투지 행사를 펼친 불교환경연 대는 올해에는 모든 사업추진을 오체투지를 통 해 펼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수경스님 과 문규현·전종훈 신부가 참가하는 올 해 첫 오체투지는 3월 20일 경부터 계룡산을 출발해 서 임진각을 목표로 진행될 예정이다.

불교환경연대 정우식 사무처장은 이와 관련 “말만 바꿨을 뿐이지 사실상 국민에게 사업 포 기를 선언한 한반도 대운하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꼼수”라며“경인운하 수도권 공동대책위와 운하백지화국민본부 등 종교 사회 단체들과 연 대해 4대강 살리기 및 경인운하 사업 저지에 나 설 것”이라고 밝혔다.
불교계 NGO 단체들은 현 정부와 관련된 모 든 문제를 독자적인 힘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현안별로 타 종교 및 관련 사회단체들과 연대 하는 이른바‘선택과 집중’을 통해 올 해 사업 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연대에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을 비롯한 각종 개발사업과 미디어 법안 반대 등 다양한 사회현안도 포함 될 전망이다.

이렇듯 불교계에서 과거와 달리 사회 현안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과 추진이 이뤄지고 있지만 불교계 최대 종단인 조계종을 비롯한 불교계 주요 종단의 움직임은 눈에 띄지 않고 있다. 개 발논리에 집착한 현 정부의 움직임에 대한 입 장정리는 원론적인 것에 그치고 있고 각 사안 에 대해서도 불교계 관련 사회단체 활동에 대
한 묵시적 긍정에서 나아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한해 불교계의 최대 쟁점이었던 특정종교 편향 및 차별과 관련해 불교 종단들은 8.27 범불교 도대회를 개최해 현 정부를 강하게 압박한 바 있다.
하지만 정부와 국회에 마지막까지 요구했던‘종교 차별금지법’도 처벌조항이 삭제된 채 국회를 통과 하고 말았다. 이러한 현실에서 과연 불교 종단들이‘경제살리 기’라며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현 정부를 상대로 구체적인 해결방안을 얻어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현 정부를 규탄하며 각종 개발사업 반대를 추진 하겠다는 불교계 단체들의 힘도 그리 긍정적이지 못하다. 강력한 법질서를 내세우고 있는 현 정부의 칼날에 맞서 동력을 상실할 위험도 적지 않고 이에 따라 오체투지를 비롯한 관련 행사가 원천봉쇄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불교계 한 인사는“정권이 밉다고 반 대를 위한 반대를 하면 통하지 않을 것”이라며“이 미 불교계는 로스쿨 선정 및 종교편향 문제 때 상대 편에 패를 읽히는 악수를 뒀기 때문에 이제부터라 도 구체적인 추진 방식과 방향에 대해 내적 성찰과 고려를 기울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IMF 위기보다 더욱 심각한 경제위기 상황 속에 불교계의 움직임은 일단 내적 합의와 동의가 필요 한 것 같다. 또한 이러한 사회참여 활동이 일정 정 파를 지지하는 움직임으로 보여서는 기존에 이룬 성과마저 퇴색할 우려도 있다. 모든 사회참여 활동 이“또 시작이야?”라는 말보다는“우리가 하면 바뀔 수 있다”는 자신감부터 우리 불자들 사이에 각인시 켜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