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0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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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들의 학습유형

황송주
보명학원 원장



겨울방학에서 봄방학으로 이어지는 터널 속 마라톤이 벌써 시작되고 있다.


학생별로 보면 초반 강세형, 결승점 집중형, 평상시 꾸준형 등 다양하다. 그러나 자기 스타일에만 너무 매달려 거기에 맞춰 학습하다 보면 간혹 주류(main stream)를 벗어나게 되어 시행착오를 겪을 수도 있다.


이번 호에서는 지난 해 본원의 몇몇 수험생의 성공담과 실패의 경험 등을 다뤄 볼까 한다. 올해 고3에 진학하는 수험생들에게 타산지석이 되지 않을까 해서다.


 


1. 대기만성형


서울의 H고를 이번에 졸업한 김 모 학생은 그야말로 대기만성형이었다.


고1 5월에 본 첫 번째 중간고사는 반에서 20등 정도 했었는데, 그 해 여름방학 기간을 분수령으로 집중학습 하는 자세를 보였다. 그 결과 2학기 중간고사는 반에서 1등을 했다. 이로 인해 주변에서는 혹시 내신과 관련한 부정(?)이 있지 않았나 하는 의심까지 받아야 했다. 필자 또한 그러한 의구심을 가졌었다.


그러나 그건 큰 오해였다. 이 학생은 그 후 고2, 고3 때까지 줄곧 전교 10등 이내의 성적을 유지해왔기 때문이다.


이 학생은 중3 때 사춘기를 겪었는데, 이로 인해 중3 과정을 상당히 등한시 해왔다. 중3 과정과 고1 과정(특히 도구 과목인 수학과 과학)이 유사하거나 중복되는 부분이 많은 것을 감안하면 중3 때 학업을 소홀히 했기 때문에 고1 때 헤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그래서 이 학생은 고1 여름방학 때부터 변별력이 심한 수학과 과학 과목에 대해 시간을 집중적으로 투입했다. 고1 2학기 때 고2에서 배우는 수1, 수2를 선행학습하며 좀 더 앞을 내다보고 공부방식을 택하고 있었다. 결과는 좋아서 이번 수능에서 상위 0.5%를 받아(자연계) 모 의과대학을 가게 되었다.


이 학생이 만약 고1 첫 중간고사의 성적을 비관하고 낙담하여 방황했더라면, 결코 지금의 그를 만들어 놓지는 못했으리라.


사람은 누구나 시련기를 맞이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그러한 위기를 기회로 삼아 열심히 밭갈이를 하면 반드시 성공한다는 사실을 그 학생이 행동으로 입증한 것이다.


 


2. 하락가속형


E여고를 이번에 졸업한 조 모 여학생은 고3 3월 첫 모의고사에서 400점 만점에 368점이나 얻어 자타가 공인하는 서울대 진학 예비학생이었다. 행동도 성실할 뿐 아니라, 성적의 기복도 없는 편이어서 그렇게 예상을 했었다. 그런데 4월엔 반에서 5등, 6월엔 반에서 13등.


뭔가 원인이 있을 텐데, 외관상으로는 보이지 않는 어떤 미지수의 X가 있을 텐데…. 이렇게 걱정을 하다가 여름방학 때 이 학생의 베스트프랜드에게 스쳐지나가는 소리로 슬쩍 물어보았다.


"요즘 네 친구 ○○이 혹시 무슨 고민 있다고 하지 않든?" 하니 그 친구 왈,


"걔, 요즘 남친 생겼잖아요?"


그렇다. 고3 학생의 하루는 학습효과 면에서 고1 때의 1주일과 맞먹는다. 더욱이 이성교제를 하면 여러 가지로 에너지 로스가 생겨 마음의 집중이 안 된다. 당연히 성적이 떨어질 수밖에.


이미 필자가 알았을 당시에 -그 때까지도 그 학생의 부모님은 모르고 있었고 그냥 건강이 안 좋은 줄 알아 보약을 지어주고 있었단다.- 정신적 충격을 가하기엔 너무 늦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학생은 이번 수능에서 345점을 받고 재수생 학원으로 바로 직행하였다. 그의 남자친구는 자기 속셈 차려가며 공부했는지 목표하는 대학에 들어갔단다. 결국 이 학생은 남자친구와 결별하고 독한 마음으로 재수의 길을 걷고 있다.


 


3. 큰 파도형


잘 할 때는 전교 최상위, 못 볼 땐 반에서 중간 수준, 이런 학생들의 성적을 일컫는다. 가장 위험한 경우이다.


기복이 심하면 왜 나쁜지 알아보자.


수능고사는 한 문제를 출제할 때 2~3개 단원에 걸쳐진 융합형 문제를 많이 낸다. 이때 어떤 학생은 로그단원은 잘 푸는데 부등식단원의 기초가 미약하다면, 이 둘을 융합한 로그 부등식을 출제 해버리면 중간쯤 풀다가 틀리는 게 다반사이다. 그러면 득점으로는 연결이 안 된다. 그래서 위험하다는 것인데, 그러한 경우에 해당하는 학생이 있었다.


S 교고를 몇 년 전에 다니면서 학교 학생회장까지 지낸 학생이었다. 학교 내신은 두말할 필요 없이 전교 1등인데 ,모의고사를 보면 반에서 10등을 겨우 하곤 했다.


이 학생은 학교 중간, 기말고사를 위해서 1달 전부터 수능공부 팽개치고 학교 내신 대비에만 전적으로 매달리며 다니던 학원도 안 다녔다. 결국 이 학생은 S대 법대의 수시모집에 지원했는데 탈락했다. 내신이 좋으니 수시전형으로 가 보려고 작전을 그렇게 짰는데, 이게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수능 점수로 가는 것은 더욱이 쉽지 않은 일. 수능 모의고사는 거의 포기하다시피 공부를 했으니 말이다.


우수하고 모범적인 학생이라면, 내신과 수능에 모두 공통적이고 적절한 시간 배분을 할 줄 알아야 한다.


이제 고3 수험생은 곧 3월 첫 모의고사를 보게 된다. 긴 겨울 방학의 터널을 통과하여 첫 시험대가 될 고3 첫 모의고사를 중간 목표대로 잡아 학습해 봄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