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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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생의 목적을 찾는 그대에게

달라이라마, ‘마음의 평화’를 사유하는 삶을 논하다


이생의 목적을 찾는 그대에게

달라이라마
티베트 승왕



인도 뉴델리 주재 티베트 하우스에 재학 중인 학생과 세계 각지의 학승 240여 명은, 1월 16일 남인도 까르나따까주 문곳 데붕 고망 사원에서 달라이라마(뗀진갸초, 90)와 뜻깊은 법담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대상의 본성을 헤아리고 깊이 통찰하는 사마타와 위파사나 집중 수행의 참가자인 이들은 문곳 티베트 사원군에서 머물며 티베트의 불교문화를 경험하는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티베트 하우스는 데붕 로셀링 사원 산하 과학 명상센터 프로그램을 통해 티베트불교를 통한 시선으로 인류와 종교 그리고 마음과 과학을 통섭하는 소중한 기회를 가졌다.


불가에서 수행의 여정이 시작되는 시점은 보리심의 문을 열고 한 걸음 그 안으로 들어섬으로부터 비롯됩니다. 보리심은 깨달음을 향한 여정의 다른 말입니다. 숨을 고르고 내 안의 본질에 서서히 집중해 봅니다.


붓다 그리고 가르침을 따르는 승가에 귀의합니다.
내가 지은 모든 허물과 나의 업력을 참회합니다.
일체 중생의 선한 실천을 함께 기뻐합니다.
모든 선지식의 깨달음을 존경합니다.
수승한 깨달음에 이를 때까지
고귀한 삼보에 귀의합니다.
나와 당신 그리고 우리 모두의 이로움을 위하여
보리심에 기인한 깨달음을 향한 마음을 일으키겠습니다.
최상의 깨달음을 향한 뜻을 세우고
일체 중생을 나의 손님으로 초대하여
지극한 깨달음의 기쁨을 실천하겠습니다.
나 또한 중생을 이롭게 하는 붓다가 되기를 서원합니다.
자비와 지혜로 샤카족에서 인간의 몸을 받으신 분
모든 악마를 항복 받고 무적이 되셨으며
황금산과 같은 장엄한 몸을 지니신 분
샤카족의 사자후 붓다에게 예경 올립니다.
옴 무니 무니 마하 무니 예 스바하.


붓다의 가르침은 설산 왕국 티베트에 깊이 뿌리 내려져 있습니다. 제가 태어난 곳은 암도 도메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붓다와 가르침 그리고 승가에 대해 귀의하는 마음으로 깊은 신앙심을 지녔고, 라싸의 조우 불상을 순례하고 싶다는 간절함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불교를 수학하는 과정에서 저는 정량론의 수승한 논리에 매료되었습니다. 다음의 세 단계 사유 과정을 무척 중요시 여겼습니다.


‘타인의 견해를 논파하라, 자신의 입장을 세움과 동시에 그 입장에 대한 비판을 다시 반박하라.’


오늘날 이러한 불교적 전통의 논리 해법은 더욱 그 빛을 발합니다. 한 예시로, 지금의 세상은 다양한 종교가 혼재하고, 종교를 믿지 않는 이들과 종교를 비판하는 이들 또한 어우러져 있습니다. 저는 이런 시대일수록 정량론에 담긴 분석의 도구는 매우 유용한 가치를 지닌다고 생각합니다. 불교 경전은 맹목적인 신앙을 요구하기보다, 검토하고 실험하라고 가르친다는 점에 주목해 봅니다.
논리와 인식론에 관한 경전과 논서의 가르침은 제 사고방식을 재편성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상대의 주장을 면밀히 검토하고, 자신의 견해를 분명히 세우며, 다시 비판에 응답하는 과정은 마음속에 견고한 확신을 길러줍니다. 이 모든 사마타위빠사나의 궁극적인 목적은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인지를 가려, 마음의 평화를 이루는 데 있습니다.
오래 전 중국 방문 당시 베이징에서 마오쩌둥 주석을 만났을 때, 그는 제게 꽤 호의적이었습니다. 저는 마음의 평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이야기했고, 그는 그 말을 흥미롭게 받아들이는 듯했습니다. 그러나 마지막 만남에서 그는 ‘종교는 독이다’라고 말했죠. 저는 말없이 있었지만, 속으로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공산주의가 궁극의 이념이라고 주장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독이 아닌가.’


현실을 탐구하는 데 있어 이성적 접근을 가르치는 불교의 전통은 소중한 보물입니다. 저는 이러한 분석적 태도 덕분에 현대 과학자들과도 깊은 공감을 나눌 수 있었습니다. 현대 과학자들 역시 불교의 이런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인도로 망명한 이후, 저는 세계 곳곳을 여행할 수 있었습니다. 어디를 가든 사람들은 불교가 전하는 메시지에 깊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제가 어디에서 누구를 만나거나 항시 일관되게 강조한 것은 단 하나, 마음의 평화입니다.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오늘 내가 어떻게 모든 중생에게 이로울 수 있을까’를 먼저 생각합니다. 그 마음이 곧 저에게 고요한 평화와 깊은 안정감을 가져다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