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03월호

    다시듣는 큰스님 법문
    이달의 법문
    화보
    다람살라소식
    선불교 이야기
    반야샘터
    생활법률상식
    불서
    인간불교
    건강한 생활
    자연과 시
    자연과 시
    자연과 시
    구룡사 한가족
    구룡사 한가족

과월호보기

오계五戒의 불사음不邪淫과 간통죄 위헌 후의 문제

장길석
여래사 불자, 법무법인 대호
송무실장·jang-kswi@hanmail.net



1. 문제의 제기와 간통죄란
우리 불교에서는 오계 중 하나로 불사음, 즉 나의 배우자가 아닌 자와 간음하지 말라는 계율이 있습니다. 그런데, 2015년에 헌법재판소는 우리 형법 제241조(이제는 구 형법 조문)의 간통죄를 위헌으로 결정하였습니다.
간통죄란 배우자가 있는 자가 간통하는 죄로서(구 형법 제241조 제1항) 배우자의 고소가 있어야 처벌할 수 있는 친고죄입니다(구 형법 제241조 제2항, 단 배우자는 혼인이 해소되거나 이혼소송을 제기한 후가 아니면 고소할 수가 없습니다. 형사소송법 제229조).
그런데, 간통죄의 위헌으로 그 죄목이 폐지됨에 따라 죄형법정주의에 따라 그 처벌조항은 폐지됨으로써, 어느 누구나 간통하더라도 아무런 법적 문제가 없느냐인데, 실제로는 간통죄 폐지 이후에 오히려 간통으로 인한 사회적 병리현상은 더 심각해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에 관하여 이번 호에서 자세히 알아보기로 합니다.


2. 간통죄의 위헌 결정 배경
헌번재판소는 1990년 이래 제기되어 온 간통죄의 위헌심판청구에 대하여, “간통은 일부일처제에 기초한 혼인이라는 사회적 제도를 훼손하고 가족공동체의 유지·보호에 파괴적인 영향을 미치는 행위라는 점에서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의 보호영역에 포함되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배우자가있는 자의 간통 및 그에 동조한 상간자의 행위는 단순한 윤리적·도덕적 차원의 문제를 넘어서 사회질서를 해치고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보는 우리 사회의 법의식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판시함으로써 수 차례에 걸쳐 형법상 간통죄에 대하여 합헌 결정을 내린 바 있습니다(2015년의 위헌 결정시에도 소수의견으로 합헌의견이 있었음. 헌재 2008. 10. 30. 자 2007헌가17 등).
그러다가, 2015년에 이르러 헌법재판소는 “사회구조 및 결혼과 성에 관한 국민의 의식이 변화되고, 성적 자기결정권을 보다 중요시하는 인식이 확산됨에 따라 간통행위를 국가가 형별로 다스리는 것이 적정한지에 대해서는 이제 더 이상 국민의 인식이 일치한다고 보기 어렵고, 비록 비도덕적인 행위라 할지라도 본질적으로 개인의 사생활에 속하고 사회에 끼치는 해악이 그다지 크지 않거나 구체적 법익에 대한 명백한 침해가 없는 경우에는 국가권력이 개입해서는 안 된다. 간통행위로 인한 가족의 해체 사태에서 손해배상, 재산분할청구, 자녀 양육 등에 관한 재판실무관행을 개선하고 배우자와 자녀를 위해 필요한 제도를 새로 강구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형법의 간통죄를 위헌으로 결정함으로써, 간통죄는 역사 속 유물로 남게 되었습니다(헌재 2015. 2. 26. 자 2009헌바17 결정).


3. 간통한 경우의 두 가지 문제
위 위헌 결정으로 간통죄가 폐지되었다고 하여 그 도덕성까지 보장받는 것은 아닙니다. 즉 그 행위를 국가가 형벌로 다스리지 않으나, 그 부정행위는 상대방 및 자신의 가정 파괴에 관한 책임으로 남게 되며, 이로 인하여 이혼 및 재산분할, 민사상 손해배상 내지 위자료 부담의 문제는 여전히 남게 됩니다. 아래의 사례를 통해서 알아 보기로 합니다.


(사례 1) 갑은 어느 여자와 성적 교제를 하였는데, 자신의 배우자에게 발견되었다.


(사례 2) 을은 배우자가 있는 어느 남자와 성적 교제를 하였는데, 그 남자의 배우자에게 발견되었다.


(사례 3) 양친 부모가 있는 아들 병은 어머니가 골프모임에 자주 나가는데, 이상한 점을 발견하고는(해외 골프, 국내에서도 수일간 라운딩하면서 집에 들어오지 않는 현상 등), 병은 ○○지역에서 어머니와 다른 남자가 같은 호텔의 같은 호실에서 숙박하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그런데, 갑의 어머니는 갑의 아버지가 마련해 준 빌딩을 소유하고 있었다.


가. 이혼의 사유와 재산분할
위 어느 사례이든 배우자의 부정행위가 있었던 것이 되고, 배우자 일방의 부정행위는 이혼의 사유가 됩니다(민법 제840조 1호). 그러므로, 부정행위를 한 일방의 배우자에 대하여 다른 배우자는 이혼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또한 그 이혼이 협의이혼이든, 재판상 이혼이든 이혼을 청구한 배우자는 다른 일방의 배우자의 재산 중 일정 부분을 분할해 달라는 재산분할 청구도 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839조의 2(협의이혼), 제843조(재판상 이혼), 제806조, 제837조, 제837조의 2, 제839조의3}. 다만, 재산분할의 정도는 별도의 사정, 재산상태, 재산형성의 기여도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하여야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위 사례 3의 경우 병의 아버지가 병의 어머니에게 빌딩을 마련해 준, 즉 재산형성의 기여도가 매우 크다 할 것이므로, 재산분할의 청구액이 더 클 수도 있습니다.


나. 손배배상책임 발생
(1) 간통죄가 폐지되어도 간통은 여전히 불법행위
간통죄가 합헌을 유지하던 구 형법 제241조에서는 친고죄로서 혼인이 해소되거나 이혼소송을 제기한 후가 아니면 고소할 수가 없는 것으로 하였으나, 민법상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은 이혼 여부와 상관없습니다. 여기서 불법행위란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것을 말하는 바, 간통죄가 위헌으로 폐지되었다고 하여 형벌을 면하다 하더라도, 간통이라는 그 자체는 우리의 미풍양속을 해치고 사회통념상 부정행위인 것은 그대로이므로, 결국 간통은 불법행위가 되는 것입니다.
(2) 손해배상의 두 종류
우리 민법상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은 재산상 손해배상(민법 제750조)과 재산상 손해 외의 정신적 손해배상 즉, 위자료(민법 제751조)의 두 가지가 있습니다.
여기서 특히 위자료가 문제가 되는데, 우리 법원은 위 사례 1의 경우 “부부의 일방이 부정행위를 한 경우에 그로 인하여 배우자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하여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의무를 진다.”고 하며(대법원 2015. 5. 29. 선고 2013므2441 판결), 위 사례 2의 경우에도 “제3자가 부부의 일방과 부정행위를 함으로써 부부공동생활을 침해하거나 유지를 방해하고 그에 대한 배우자로서 권리를 침해하여 배우자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행위가 불법 행위”라는 것입니다(대법원 2014. 11. 20. 선고 2011므2997 판결, 대법원 2015. 5. 29. 선고 2013므2441 판결).
그러므로, 위 사례 1∼3처럼 다른 일방의 배우자나 다른 부부 중 배우자는 그 가해자에 대하여 재산상은 물론 정신적 피해까지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 손해배상의 범위, 손해액 내지 위자료 산정 문제
여기서, 재산상 손해배상은 물론 위자료의 경우 손해의 발생 사실은 인정되나 구체적인 손해의 액수를 증명하는 것이 사안의 성질상 곤란한 경우, 우리 법원은 “손해액에 관한 입증이 불충분하다 하더라도 법원은 그 이유만으로 손해배상청구를 배척할 것이 아니라 그 손해액에 관하여 적극적으로 석명권을 행사하고 입증을 촉구하여 이를 밝혀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2. 4. 28. 선고 91다29972 판결), 또한 “법원이 증거조사의 결과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밝혀진 간접사실들을 종합하여 손해액을 판단할 수 있다.”(대법원 2013. 5. 24. 선고 2012다39769·39776 판결)고 판시하였고, 이같은 법리는 2016. 3. 29.자로 민사소송법 제202조의 2로 입법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의 하급심 사례는 가해자의 재산을 감안하여 손해액을 판단하는 것이 사례입니다. 그러므로, 위 사례 3의 경우 가해자인 병의 어머니는 상당한 규모의 손해배상을 하여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4. 시사점
간통죄가 형법에 규정되어 형벌로 다스리던 시대에는 그 형벌이 두려워 간통죄를 저지르지 않는 경향이 있었으나, 간통죄 폐지 후에는 형벌로 다스릴 수 없게 되자 간통행위가 점증하는 추세에 있습니다.
위헌 결정으로 간통죄가 폐지되었더라도 형벌은 면할지언정, 미풍양속이나 사회통념에 맞다는 것은 아니어서 불법행위인 점은 그대로이므로, 손해배상이나 이혼·재산분할의 문제는 남게 된다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위 사례에서 보듯이, 각종 모임, 친목단체, 배우자 일방의 절제되지 못한 생활습관 등에 의하여 부정행위가 저질러지는 사례들이 있기도 하지만, 그 배우자의 다른 일방이나 가족의 구성원들도 다른 일방을 잘 관찰해야 할 문제이기도 합니다.
나아가 이같은 사회적 현상이 나타나지 않도록 각자가 노력해야 할 것은 불문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