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0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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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가니니*

현담 스님


주인은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뒷문으로 난 길을 따라
바닷가에 나갔다
물론 맨발이었고
배고픈 새들 너무 많았다
나는 지금 창자가 없다
주린 새들 염통도 콩팥도
발가락까지 다 먹어 치웠다
그렇다면 주인은 나에게
저 섬을 건널 수 있는
시원한 물 한통과
바람결에 잘 나가는
작은 돛단배라도 띄워주어야한다
나를 기다리는
작은 염소도 한 마리 보내주어야 한다
나는 이제 저 작은 염소와 함께
등대 없는 바다를 지키며
천년을 살아야 한다


*파가니니 : 이탈리아 출신으로 일명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로 불린 인물. 19세기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로 평가받고 있으며 바이올린뿐 아니라 비올라, 클래식 기타 연주자이자 작곡가 겸 지휘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