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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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의 제자가 된 임금들

한애경
조계종 포교사단 서울지역단 부단장


부처님께서 슈라바스티의 외로운 이 돕는 절에 계시던 어느 때 그 나라 왕의 이름은 프라세나짓이었습니다.
남방에 금지金地라는 나라의 왕 이름은 겁빈녕이었고 왕에게는 태자가 있었는데 이름이 마하겁빈녕이었으며 그 부왕이 죽고 태자가 왕위를 이어 받았습니다. 그는 총명하며 용맹스러웠으며 다스리는 나라는 삼만 육천이고 군사는 많아 대적할 사람이 없었으며 위풍이 멀리 떨쳐서 항복하지 않는 나라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중토라는 나라와는 서로 국교가 없었으며 그 뒤에 중토의 어떤 상인이 금지국으로 가서 값비싼 모직 네 필을 그 왕에게 바쳤습니다.
금지왕은 그것을 받고 상인에게 물었습니다.
“이 천은 아주 좋다, 어디서 나는 것인가?”
“중토에서 나는 것입니다.”
“그 중토란 이름이 무엇인가?”
“라자그리하. 슈라바스티 등 그 수가 너무 많아 이루 다 말할 수 없습니다.”
왕은 다시 물었습니다.
“중토의 여러 왕들은 왜 내게 조공을 바치지 않는가?”
“제각기 국토를 차지하고서 위엄과 명성이 서로 비슷하기 때문에 와서 받들지 않는 것입니다.” 왕은 가만히 생각하였습니다.
‘지금 내 세력은 모든 천하를 지배할 수 있는데 어찌하여 저 왕들은 와서 조공을 바치지 않는가. 이제 위력을 가하여 저들을 항복받겠다.’
왕은 다시 상인에게 물었습니다.
“중토의 여러 왕 중에는 어느 왕국이 제일 큰가?”
“슈라바스티 왕국이 제일 큽니다.”
금지왕은 곧 신하에게 글을 주어 슈라바스티 나라에 보내고 이유를 자세하게 들어 프라세나짓왕에게 말하였습니다.
“내 힘은 이 잠부드비파를 휩쓸거늘 그대는 무엇을 믿고 할 일을 이행하지 않는가? 이제 내 신하를 보내어 그대에게 고하노라. 그대가 누웠을 때 내 말을 들으면 곧 일어나 앉아야 하고 앉았을 때 들으면 곧 일어서야 하며 밥 먹을 때 들으면 곧 밥을 뱉어야 하고 만일 섰을 때 들으면 곧 달려와야 한다. 앞으로 이레 뒤에는 나와 만나야 한다. 만일 그렇지 않으면 나는 군사를 일으켜 그대의 나라를 쳐부수리라.”
왕은 이 글을 보고 몹시 놀라 곧 부처님께 나아가 이 사실을 자세히 말씀드렸으며 부처님께서는 왕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왕은 돌아가 그 신하에게 말하시오. ‘나는 크지 않다. 나보다 더 큰 왕이 있다.’라고.” 왕은 곧 부처님 분부를 듣고 그 신하에게 말하였습니다.
“이 세상에서 제일 거룩한 왕이 이곳 가까이 계신다. 너는 거기 가서 네 왕의 명령을 전하여라.”
신하는 곧 기타 숲 외로운 이 돕는 절로 갔습니다. 그 때에 부처님께서는 직접 몸으로 전륜성왕으로 변화시키고 마우드갈야야나를 대장으로 삼으시고 일곱 가지 보배와 그 시종들을 갖추었습니다. 또 절을 변화시켜 보배성이 되게 하고 성 둘레 사방에는 일곱 겹 못을 만들었으며 그 사이에는 일곱 가지 보배나무를 줄을 지어 세우고 헤아릴 수 없는 잡색 연꽃의 빛나는 광명은 찬란하게 비추었고 궁전은 온갖 보배로 되었고 왕은 그 궁전 위에 앉아 존엄하기가 세상에 비교할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때에 신하는 변화로 만든 성으로 들어가 한번 대왕을 바라보자 곧 놀라고 두려워하며 공경하는 마음이 생겼으며 가만히 생각하였습니다.
‘우리 왕은 공연히 화를 불렀다. 그러나 이제 와서 어찌할 수 없다.’
그리고는 글을 내보였으며 부처님화왕(化王)은 글을 받아 보고 그 신하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대왕으로서 온 천하를 통솔하거늘 너의 왕은 완고하고 어리석어 감히 나를 거역했다. 너는 빨리 돌아가 내 명령을 전하라. 이글이 닿는 날로 곧 달려와야 한다. 누웠을 때 내 명령을 들으면 일어나 앉아야 하고 앉았을 때 들으면 서야 하며 섰을 때 들으면 곧 달려오라, 기일을 이레로 정하노니 조금도 지체하지 말라, 만일 감히 이 기약을 어기면 벌은 언제 갈지 모르리라.”
그 신하는 분부를 받고 본국으로 돌아가 보고 들은 것을 자세히 금지왕에게 말했으며 왕은 그 명령을 받고 스스로 잘못을 뉘우쳤으며 즉시 여러 작은 나라 왕들을 모아 거느리고 수레와 말을 준비해 놓고 다시 신하를 슈라바스티에 보내어 대왕에게 전했습니다.
“신이 거느린 작은 나라 왕은 삼만 육천 명이온데 모두 가야 합니까? 반만 데리고 가야 합니까?”
“반은 거기 머물러 있기를 허락한다. 반만 데리고 오너라.”
그때에 금지왕은 작은 왕 일만 팔천 명을 거느리고 도착하였습니다.
그는 변화한 왕을 뵈옵고 예배한 뒤에 가만히 생각하였습니다.
‘이 대왕의 형상은 나보다 훌륭하지만 힘은 나보다 못하리라.’
그때에 변화한 왕은 곧 병사들에게 명령하여 활을 가져다 그에게 주었으나 금지왕은 그 활을 조금도 들지 못했습니다.
부처님이신 변화한 왕은 활을 받아 두 손의 엄지와 지지로써 활대와 시위를 벌려보고 다시 그에게 주면서 활시위를 당겨 보라고 하였습니다. 금지왕은 당연히 당길 수 없었습니다. 변화한 왕은 다시 시위를 잡았다 놓으니 삼천대천 세계가 모두 그 소리에 진동하였으며 다시 화살을 가져다 활시위를 잡아 당겨 쏘니 화살이 손을 떠나자 모두 다섯으로 변하여 그 화살 끝마다 수많은 광명을 내며 그 광명 끝에는 모두 연꽃이 있어 크기는 수레바퀴 같고 그 낱낱 꽃 위에는 각각 한 전륜왕이 있었습니다.
그 전륜왕이 일곱 가지 보배 광명을 쏘아 놓으니 삼천대천 세계를 두루 비추었으며 다섯 갈래 중생들이 모두 그 힘을 입었으며 하늘 세계에서도 그 광명을 보거나 설법을 듣고는 몸과 마음이 청정해져 도의 결과를 얻되 둘째, 셋째의 도를 얻는 이도 있었고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를 성취하려는 마음을 내는 이도 있었으며 또 물러나지 않는 자리에 머무는 이도 있었습니다.
인간세계의 중생들은 부처님의 광명과 그 설법을 듣고는 첫째, 둘째, 셋째의 도를 얻는 이와 집을 떠나 불법에 들어가 아라한이 되는 이도 있었으며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를 성취하려는 마음을 내고 물러나지 않는 자리에 머무는 이도 있어 그 수는 이루 다 셀 수 없었습니다.
또 아귀로 있는 중생들은 부처님 광명과 설법을 듣고 모두 배가 부르고 몸과 마음이 청정해져 고뇌도 없어지고 모두 사랑하는 마음을 내었으며 부처님을 공경하고는 곧 해탈을 얻어 인간이나 천상세계에 났습니다.
또 축생으로 있는 중생들은 부처님 광명과 설법을 듣고 탐욕과 성냄의 독이 모두 소멸되고 어리석고 어두운 마음에서 바로 깨어나 모두 기뻐하였으며 부처님을 믿고 공경하고 해탈을 얻어 인간이나 천상에 났습니다.
또 지옥에 있는 중생들은 부처님 광명을 보고는 추위는 곧 따뜻해지고 더위는 시원해져서 고통에서 벗어나 몸과 마음이 즐거워졌으며 부처님을 사랑하고 공경하고 곧 해탈을 얻어 인간이나 천상에 났습니다.
그 때에 마하겁빈녕과 금지국의 일만 팔천 작은 나라 왕들은 이 신묘한 광경을 보고는 마음으로 믿고 항복하고 번뇌에서 멀리 떠나 법 눈이 깨끗하게 되었으며 잠깐 동안에 부처님께서 신력을 거두고 본래 형상대로 돌아오니 여러 비구들이 앞뒤로 둘러쌌습니다.
금지국의 왕과 작은 나라 왕들이 집을 떠나 출가하기를 구하자 부처님은 곧 허락하셨으며 그들의 수염과 머리는 저절로 떨어지고 가사가 몸에 입혀졌으며 그들은 묘한 법을 생각하고는 곧 아라한이 되었습니다.
아난다가 부처님께 여쭈었습니다.
“저 금지국의 왕은 전생에 어떤 덕을 닦았기에 부귀한 집에 태어나 그 공덕이 높고 컸으며 또 부처님 세상을 만나 빨리 번뇌가 없게 되었습니까?”
“중생은 그가 실천한 업에 따라 그 갚음을 받는 것이다. 옛날에 카샤파 부처님이 열반에 드신 뒤에 어떤 장자는 탑을 세우고 절을 짓고 네 가지로 공양을 올렸다. 세월이 지나자 그 탑은 무너지고 좌구와 의복과 음식도 끊어졌으며 그 장자의 아들은 비구가 되어 사람들에게 시주를 권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쓰임새를 절약하여 탑을 수리하게 하고 또 좌구와 음식 등 공양물을 마련하였다.
여러 사람들은 마음을 모아 모두 공양을 올리고 서원을 세웠다. ‘미래 세상에서 부귀하고 장수하며 부처님을 꼭 만나 부처님께 법을 듣고 도를 깨달으리라.’ 이렇게 지은 행의 갚음은 없어지지 않고 모두 결과를 성취하게 되었느니라.”
부처님께서 계속 말씀하셨습니다.
“그때의 그 장자 아들 비구는 바로 지금의 금지국의 왕 마하겁빈녕이요. 백성들로서 교화를 받은 이들은 바로 지금의 일만 팔천의 여러 작은 왕들이니라.”
부처님께서 사왓티의 아나타삔디까 원림에 계실 때 어떤 천신이 밤이 아주 깊었을 때 아주 멋진 모습을 하고 제따 숲을 환하게 밝히면서 세존께 다가가서 절을 올린 뒤 한 곁에 앉아서 세존의 면전에서 이 게송으로 묻습니다.
“무엇을 베풀면 힘을 주는 것이 되고 무엇을 베풀면 아름다움을 줍니까? 무엇을 베풀면 안락함을 주고 무엇을 베풀면 눈을 줍니까? 누가 모든 것을 베푸는 자인지 저의 질문에 대답해 주소서.”
“음식을 베풀면 힘을 주는 것이 되고 옷을 베풀면 아름다움을 주게 되고 탈 것을 베풀면 안락함을 주는 것이며 등불을 베풀면 눈을 주는 것이라네. 거처를 베푸는 자 모든 것을 주는 자이지만 법을 가르치는 자 불사를 주는 자라네.”
“이 세상에서 인색하고 쩨쩨하기도 하고 걸식하는 자에게 욕설까지 퍼붓고 저들 다른 사람들이 보시하여 베풀려면 이것을 방해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의 과보는 대체 어떤 것이며 그들의 미래는 어디로 향할지 이것을 질문 드리러 왔습니다. 어찌 이해하오리까?”
“이 세상에서 인색하고 쩨쩨하기도 하고 걸식하는 자에게 욕설까지 퍼붓고 다른 사람들이 보시하여 베풀려면 이것을 방해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그들은 지옥과 축생의 모태와 죽음의 세상에 태어나리로다. 그들이 다시 만일 인간 세상에 온다면 가난한 가문에 태어나게 되리니 의복과 음식과 즐거움과 오락을 구하기란 참으로 어려울 것일세. 어리석은 자들조차 얻을 수 있는 것 그것조차도 그들은 얻지 못하리니 이것이 인간세상 현재의 과보이며 미래에는 악처에 태어날 것이로다.”
“여기 이 세상에 인간으로 태어나 인색함을 건넜고 항상 두루 친절하며 부처님과 법에 대한 청정한 믿음 있고 승가를 지극하게 존중한다면 그들의 과보는 대체 어떤 것이며 그들의 미래는 어디로 향하는지요?”
“여기 이 세상에 인간으로 태어나 인색함을 건넜고 항상 두루 친절하며 부처님과 법에 대한 청정한 믿음이 있고 승가를 지극하게 존중한다면 그들은 천상을 밝히는 자가 되리니 분명히 그들은 그곳에 태어나리. 그들이 다시 만일 인간 세상에 온다면 부유한 가문에 태어나게 되리니 의복과 음식과 즐거움과 오락을 구하는데 어려움이 없을 것일세.
그들은 자재천의 신들과 같이 남들이 모은 재물을 즐길 것이니 이것이 인간세상 현재의 과보이며 미래에는 선처에 태어날 것이로다.”
나쁜 짓을 한 사람이 떵떵거리며 잘 살고 착한 일을 한 사람이 힘들게 살아야 한다면 얼마나 억울하겠습니까?
그러나 세상에는 절대 그런 일이 없습니다. 한 때 잘나가던 사람이 초췌한 삶이 되고 어렵게 지내던 사람이 어느 날 일어서는 모습은 인과가 역연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가끔은 인과응보가 현실에서 잘 나타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선인악과 악인선과도 없지 않다. 도대체 무슨 까닭인가.
그것은 숙세의 업이 현재에 나타나는 것이지 인과의 법칙이 무너졌기 때문은 아닙니다. 업은 바로 나타나기도 하고 다음 생에 그 다음 생에 나타나기도 합니다. 업이란 내가 마음먹고 행동한 결과입니다.
지금 내가 어떻게 마음먹고 행동하느냐에 의해 미래의 결과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중생들은 하루에도 수십 번씩 나쁜 마음으로 나쁜 깃을 하며 살아갑니다.
더 늦기 전에 선업을 짓는데 힘써야 한다고 부처님께서는 누누이 말씀하고 계십니다.
하나의 행동에 대한 과보는 시간이 차면서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나 행한 자를 뒤따르느니라. 그러므로 어느 누구든지 자기가 저지른 선한 행위에는 좋은 과보를 악한 행위에는 나쁜 과보를 받게 되는 법. 이 같은 과보는 누구도 피할 수 없느니라.
더 늦기 전에 거룩한 부처님과 거룩한 부처님의 가르침과 거룩한 승가 스님들께 귀의합시다.
나무석가모니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