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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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르기로 고생하는 아이

-유제품이 원인일 수 있다


문상돈
한의학 박사|원광대학교 한의대 외래교수|햇살고운 한의원 대표원장


우리는 주변에서 알레르기로 고생하는 사람을 쉽게 볼 수 있다. 불과 30년 이전만 해도 지금처럼 알레르기가 많지 않았는데, 갈수록 그 숫자는 늘고 잘 낫지도 않는다.
몇 개월 전 쯤의 일이다. 두 명의 젊은 엄마가 아이들을 데리고 왔다. 2살가량 된 그 아이들은 옆집에 사는 친한 사이였는데, 두 아이가 모두 알레르기 피부질환을 앓고 있었다. 옷을 벗겨 보니 긁은 흔적이 많았고 피가 엉겨 있는 아이들의 피부상태가 말이 아니었다. 엄마들은 알레르기로 인한 피부가려움증 때문에 손이 닿는 곳마다 긁어서 그렇게 된 것이라며, 어떻게 해서든 아이들이 빨리 나을 수 있게 해달라고 애원하다시피 했다.
자식을 키워본 필자로서도 아이들의 흉터와 상처를 보면서 엄마들의 안타까움에 공감이 갔고, 한편으로는 피딱지가 질만큼 긁어야 하는 아이들에 대한 안쓰러운 마음도 컸다.
같은 동네에 사는 아이가 여기서 한약 먹고 알레르기성피부염이 나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엄마들의 얼굴에는 한껏 고무된 표정이 나타났다. 엄마들에게 아이의 양육환경에 대한 내용을 자세하게 설명해달라고 했는데, 들어본 결과 두 아이에게는 공통된 특징이 있었다.
첫 번째는 우유를 너무 좋아해서 물 대신 입에  달고 산다는 점, 두 번째는 변이 어른처럼 굵고 단단해서 배변할 때 힘들어하고 악취가 심하다는 점이었다.
가만히 따져보면 우리가 먹는 음식 중에는 우유가 들어간 식품이 너무 많다. 빵부터 시작해서 버터, 치즈, 아이스크림, 요구르트, 푸딩 밀크세이크 등… 이걸 빼면 뭘 먹여야 할지 고민이 될 정도로 지천에 널려 있는 게 바로 유제품인 것이다.
한약을 먹이기에는 아이들이 너무 어렸고 피부질환이 식생활과 관련이 깊어 보여서 엄마들에게 우선 생활습관, 특히 음식습관을 바꿔보라고 권유했다.
한약을 먹으면 곧 나을 것이라는 기대에 부푼 엄마들의 얼굴에 금세 실망하는 기색이 역력했지만, 다음과 같은 두 가지를 꼭 실천하도록 설득하여 돌려보냈다.
“우유를 포함한 치즈, 아이스크림, 요쿠르트 등 유제품을 제한하세요.”
“가능하면 야채를 많이 섭취하게 하고 물을 자주 먹이세요.”
한 달이 넘었을까? 어느 날 만면에 환한 웃음을 띤 두 엄마가 진찰실에 들어섰다. 그 웃음은 아이들의 알레르기피부병이 나아가고 있음을 알려주는 신호인 것이다.
엄마들의 말에 의하면 두 가지를 실천하면서 하루가 다르게 아이들이 변했다고 전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들이 피부를 긁는 횟수가 줄고 잠도 잘 자며 먹는 것도 잘 먹고 점점 피부가 뽀송뽀송해졌다는 것이었다.
이제는 독한 줄을 알면서도 먹여야 했던 양약이나 가려운 부위에 덕지덕지 발라야 했던 도포제가 필요 없게 됐다며 무척이나 좋아하는 엄마들의 모습이 지금도 떠오른다.
우유는 카제인(casein)이라는 단백질이 있는데, 이것이 알러지 반응을 일으킨다. 우유나 유제품을 먹게 되면 피부염뿐 아니라 비염, 천식, 기관지염 등 다양한 알레르기 질환이 발생하게 된다. 그래서 우유로 생기는 알레르기 반응은 우유를 포함한 유제품을 제한할 때 바로 증상이 수그러드는 반응이 나타난다.
충분한 야채는 피부 관리에 도움이 된다. 야채에 포함된 식이섬유는 장내의 독소나 유해균을 흡착 배설해주므로 알레르기를 예방하고 치료하고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중요 요인이 된다.
또 수분은 윤택한 피부를 유지하는 기초물질이다. 피부가려움증은 ‘히스타민’이라는 성분이 만들어내는 반응인데, 히스타민은 체내 수분이 부족할 때 왕성하게 분비되는 특징이 있다. 그러므로 평소 충분한 수분을 섭취해줄 때 히스타민 분비가 어려워 피부가려움증의 발생 가능성이 줄어든다.
만일 누군가 피부질환, 비염, 천식 등 알레르기질환을 앓고 있다면 치료를 받기 이전에 위와 같은 식생활습관을 바꿔보는 것이 더 선행되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