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연극은 끝나지 않았다
이지숙
작가·칼럼니스트·문학심리상담사
우리는 인생을 한 편의 연극에 빗대어 표현하곤 한다. 오늘도 독자 여러분은 연극 무대에 올라가 최선을 다해 연기를 마쳤는지 궁금하다. 건성건성 성의 없이 연기를 하지는 않았는지 잠시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겠다. 때로는 몸이 아픈 사람은 무대에 올라가고 싶어도 올라갈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기도 한다. 그래서 건강한 사람으로서 매일매일의 연기가 우리에겐 너무나 각별하고 소중하다. 그 무엇보다 건강의 소중함을 절실히 느끼게 되는 요즘이다.
수많은 사건 사고 뉴스를 언론을 통해 접하면서 인생은 너무나도 다이내믹하고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는 생각에 안개 같은 불확실함과 때로는 두려움을 느낀다. 그래서 오늘을 더욱 열심히 있는 힘을 다해 살아야 한다는 단호함이 밀려들기도 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이 자신의 이익과 안위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세상이어도, 남의 상처와 아픔에 무관심한 삭막한 세상이어도, 혹독한 겨울 뒤에도 반드시 꽃이 핀다는 것을 명심하자. 우리에게 맡겨진 각자의 배역이 때로는 맘에 들지 않고 힘들더라도 잘 견뎌서 무사히 인생의 막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기를 바란다.
살면서 우리는 인생을 천년 만년 살 것처럼 매사에 오만하고 탐욕을 버리지 못하는 사람을 종종 본다. 인생의 끝인 마지막 가는 길은 가진 자의 특혜 없이 누구에게나 다 똑같은데 왜 그런 자세로 살아가는지 보기에 안타깝고 안쓰러운 감정도 밀려온다. 어떤 여자 연예인이 암에 걸려 투병 중일 때 선배 연예인이 이렇게 말을 건넨다. “지금 너는 불행한 상황이 아니고 잠시 건강을 잃음으로 가족 간의 관계가 더욱 돈독해지고 사랑으로 가득 차게 되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된 것” 이라고. 글쎄 어쩌면 그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조심스럽게 들었다. 소중한 건강을 잠시 잃었으나, 가족의 더 큰 소중한 사랑과 인생의 겸허함을 체득할 기회를 얻었기 때문이다.
어제는 폭우가 쏟아지더니 오늘은 하얀 햇살이 가을의 문을 열려고 고개를 쭉 내미는 것 같다. 어제와 다른 오늘의 날씨처럼 우리네 인생도 예측하기 어려운 일기예보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우리는 오늘도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내 인생을 다스리는 것은 전적으로 나 자신에게 달려 있다. 끝난 것같이 보여도 아직 끝나지 않은 여러분의 감동적인 이야기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아직 꽃봉오리를 피우지 못한 20~30대의 젊은이도, 자신을 “활짝 피었다가 지는 꽃 같다.”고 서글퍼하는 어르신들도 연극의 막이 내리고 커튼콜이 울릴 때 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 열연해 보자. “인생은 그대 자신이 끝까지 살아내는 긴 여행” 이라는 ‘니체’의 말이 마음의 문을 조심스레 노크하는 9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