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지심 소설가, 우담바라 저자
불교언론인회에서 가을 순례를 한다고 해서 따라나선 것은, 이 모임을 창설한 신광식 초대회장(현 실버TV회장)의 권유에 의해서였다. 망서렸지만, 도대체 이런 모임이 뭐하는 데고 언론인들은 어떤 생각들을 하고 있는지가 궁금해서였다. 이미 가을이 상당히 진행된 11월 중순의 주말인 13일, 한국불교언론인회 회원 40여명과 버스에 동승하고 멀리 봉화 축서사로 향했다. 어떤 사람들인가 보니 회장은 이동식(KBS 정책기획본부장)이란 분이었고 공종원(전 조선일보 논설실장), 신광식(불교언론인회 초대회장, 현 실버TV회장), 이두석(전 문화일보 편집국장), 이은윤(금강불교 사장) 등 원로들과 이연재부회장(MBC논설위원) 정일태 총무(KBS시청자사업부장) 등 방송 신문에 종사하고 있는 언론인들이었다. 축서사에 대해서는 불자들이 잘 알고 계시리라. 신라 의상대사에 의해 창건돼 번성했지만 6.25 등 전쟁 통에 많은 풍상을 겪으며 초라한 모습으로 변해 있었는데, 이 시대의 선지식 중 하나인 무여 스님이 주석하면서 대대적인 불사를 해 한국을 대표하는 선(禪)가람으로 면모를 일신시켰다. 무여 스님은, 지식과 재주는 뛰어나지만 덕을 갖추지 못해 지식과 재주를 써먹지 못하는 박복한 사람처럼, 축서사 도량은 공부는 잘 되게 하지만 덕을 갖추지 못해 빈한함을 면키 어렵다는 생각이 들어 아랫마을에서 600~700대 분의 흙과 돌을 실어 날라 기초를 단단히 만들어 오늘날과 같은 가람을 만드셨다고 한다. 이곳을 찾은 언론인들은 무여스님의 뛰어난 안목과 혜안에 놀라며, 가장 정갈하고, 가장 수려한 기품을 갖춘 가람에서 맑은 기운을 듬뿍 받으면서 불자로서의 행복을 만끽했다. 저녁공양이 끝난 후 <불국정토를 위한 언론불자의 역활>이라는 제목으로 심포지엄이 있었다. 사실 심포지엄이 목적이란다. 주제발표는 공종원 고문이 맡아 혼탁한 사회, 종교적 갈등도 심해지는 이 시대 우리 사회에서 불교를 믿는 언론인들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물어보았다. 이에 대해 각 사를 대표하는 언론인들은 불자로서의 당당한 신행생활을 통해 몸으로 불교를 알리는 한편 언론인으로서 사회를 바로 보고 불교의 참된 삶을 이 사회에 구현하는 데 앞장설 것을 다짐했다. 가장 큰 고민은 자라나는 세대들이 불교를 외면하는 현실, 이에 대해 우리 불교를 더 쉽게 알리고 그들이 체험할 수 있는 교육과정의 개발과 그들과 함께 하는 행사를 확대해야 한다는데도 의견이 일치되었다. 그래서 이러한 운동을 불교언론인회가 중심이 되어 확산시키기 위해 회원들이 보다 열심히 참여하고 또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굴할 것을 합의했다. 한사람 한사람의 불자들이 어떻게 부처님 가르침을 세상에 펴 많은 사람들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불국정토를 만들 수 있는가? 하는 주제를 놓고 회원들이 고민하는 모습은 보람있는 경험이었다. 그들이 막중한 책임의식을 느끼는 만큼 불교의 위상도 높아지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불교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해 본다. 그러려면 축서사에서 본 독수리 같은 날카로운 지성과 의지가 있어야 한다. 새벽 3시에 있은 예불에 같이 간 일행 한 사람도 빠지지 않은 것을 보며 열의를 확인한다. 우리가 늘 염원하는 ‘불국정토’는 모든 이들이 서로 돕고 이해하며 밝은 사회로 나가는 것이라면 이웃 종교와도 갈등을 일으키지 않도록 하는 따뜻한 햇살이 되어 불교언론인들이 우리 사회를 밝게 비추어주기를 고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