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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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바닷타의 청부살인

증일아함경


한애경
조계종 포교사단 서울남부총괄팀장


부처님께서 라자가하의 죽림정사에 계실 때의 일입니다.
어느 날 악인인 데바닷타가 아자타삿투 왕에게 부처님을 살해하자고 제의했습니다.
“대왕이시여, 부처님은 매일같이 아침이면 성에 들어와 걸식을 합니다. 그때 왕께서 소유하고 있는 사나운 코끼리에게 술을 먹여 풀어놓으면 부처님을 밟아 죽이게 할 수 있습니다.”
왕은 데바닷타의 말을 듣고 ‘내일 아침에는 술 취한 코끼리를 풀어 놓을 것이니, 아무도 밖으로 나오지 말라’고 명을 내렸습니다.
소문을 들은 성안의 사람들은 이 사실을 부처님에게 전하였습니다. 그리고 내일 아침에는 성안으로 걸식을 나오지 말아달라고 요청하였습니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걱정하지 말라. 여래의 몸은 아무나 해칠 수 없다. 저들이 온 세상을 술 취한 코끼리로 가득 채운다 할지라도, 여래의 몸에 털끝 하나 다치게 할 수 없으리라. 왜냐하면 여래는 세상에 나와 결코 남을 해친 일이 없었으므로 남의 해침도 받지 않을 것이니라.”
이렇게 말씀하신 부처님께서는 다음 날 아침 라자가하 거리로 걸식을 하러 나가셨습니다. 사람들은 이를 보고 놀라서 큰 소리로 웅성거렸습니다.
아자타삿투 왕은 부처님이 아침 탁발을 나온 것을 확인하고 조련사를 시켜 코끼리에게 독한 술을 먹이게 했습니다. 그리고 말했습니다.
“부처님은 어리석은 사람이다. 닥쳐올 변고의 징조도 알지 못하니 어찌 성인이라 할 수 있으랴. 너는 빨리 코끼리에게 술을 먹여 내보내 부처님을 해치게 하라.”
사나운 코끼리가 술에 취해 날카로운 칼을 매달고 밖으로 달려 나갔습니다.
부처님의 시자 아난다는 술 취한 코끼리가 부처님을 향해 달려오자 불안한 마음에서 피할 것을 권했습니다.
그러나 부처님께서는 두려움 없이 술 취한 코끼리 앞으로 걸어갔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 이상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술 취한 사나운 코끼리가 무슨 일인지 부처님 앞에서 칼을 버리고 무릎을 꿇으며 여래의 발을 핥는 것이었습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코끼리의 머리를 어루만지며 이렇게 타이르셨습니다.
“분노의 마음으로 나쁜 짓을 하면 지옥에 떨어지고 독사나 뱀의 몸을 받게 되나니, 마땅히 성내는 마음을 버려서 다시는 축생의 몸을 받지 말라.”
이 모습을 지켜본 많은 사람들은 크게 감동하여 마음이 깨끗해졌으며 또한 코끼리는 목숨을 마친 뒤 천상에 태어났습니다.


짐승같이 행동하고 짐승의 업을 따라하면 짐승의 몸을 받는다는 인과법.
다음 생에 다시 사람의 몸을 받더라도 선한 업을 많이 쌓았으면 선한 사람으로, 악한 업을 많이 쌓았으면 악한 사람으로 태어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언제나 선하고 좋은 습을 몸에 익히려고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업은 곧 습에서 비롯되며 사람의 업식은 이생에서 목숨이 다하면 다음 생의 육신으로 옮겨간다고 합니다.
우리는 이 세상에 느닷없이 태어나서 스스로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과거의 각본에 따라 연기하고 있을 따름입니다.
다음 생을 위해 오늘 나는 어떤 삶을 살 것인가?
부처님께서는 법구경에서 말씀하셨습니다.


분노를 버리고 자만심을 버려라.
그리고 이 모든 속박을 뛰어넘어라.


부처님께서는 그 어떤 것에도 집착하지 않는 사람에게 고뇌조차도 가까이 갈 수 없다고 하셨습니다.
사랑으로 분노를 다스리고 선으로 악을 다스리며, 자선으로 탐욕을 다스리고 진실을 통해서 거짓을 다스리라고 설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