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6월호

    다시듣는 큰스님 법문
    이달의 법문
    화보
    다람살라소식
    대승 보살 운동의 핵심 경전 범망경
    숲에서 배우는 불교
    텃밭불교
    자연과 시
    불교관리학
    불서
    건강한 생활

과월호보기

하버드가 묻고 달라이라마 답하다

‘나를 초월할 때 비로소 나를 본다.’



달라이라마
티베트 승왕


미국 하버드 대학교 케네디스쿨의 아서부룩스 교수는 달라이라마(뗀진갸초, 88)와 11년 지기 법우이다. 인도 북부 티베트 망명정부에 재건된 남걀사원의 안채, 성하의 집견실에는 하버드의 지식인들과 달라이라마의 특별한 회동이 열렸다. 부룩스 교수는 하버드의 비즈니스 스쿨에서 경영 실무를 지도하고 있으며 비영리 및 공공 리더십 실무 분야의 저명한 학자로 정평이 높다.


“대학의 교수라는 지도자적 위치는 전공의 테두리 안에서 정해진 학제에 준하여 배움의 과정에 있는 학생을 고양시키고, 시대에 부합되는 과학과 아이디어에 영성을 더하여 하나의 통합체로 길들여 지도록 이끌어 가야 합니다. 때문에 우리 교수진은 세계가 지향해야 할 바 그 이상향에 부합되는 지식의 전당을 통솔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러한 사명감에 대해 달라이라마 성하의 고견을 구하고자 합니다.”


인간의 역사를 되짚어 보면 만족이라는 것을 모르는 이들의 전형이었습니다. 불교에서는 세상의 이치를 헤아리는 사유의 시작으로, 번뇌 다시 말해 ‘괴로움’을 대전제에 둡니다. 이러한 논리적 근저에 대하여 어디서 누구를 만나거나, “당신은 80억 인류 중 한 명의 인간이다.”라는 점을 상기시킵니다. 이어서 내가 고통을 느낄 때는 상대방에 대한 연민의 마음을 동시에 일으키라고 당부합니다. 미움의 감정이 일어난다면 온정의 마음을 표현하고 물질적인 현상들이 아닌 내면의 영적인 영역에 더욱 관심을 두라고 권고합니다.
내가 진심과 열의를 다하여 나의 실제를 찾고자 한다면, 나 자신을 초월해야만 비로소 가능합니다. 이는 다시 말해 다른 이에게 초점을 맞추는 시점이 되어야만 나를 관통할 수가 있음을 의미합니다. 오늘 우리가 이곳에서 나를 둘러싼 타인과의 관계를 논하였으니, 내일의 우리는 우리를 둘러싼 우주에 관한 이야기를 주제로 토론을 벌이게 될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 인간은 진화하고 있습니다.
생명을 지니고 탄생하는 모든 존재는 어머니로부터 말미암았습니다. 어머니의 사랑으로 양육되어 성장한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인간의 유년기는 비록 지적 수준이 낮을지라도 최소한 아낌없는 온정의 보살핌에는 감사하는 기억을 내재하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 제대로 된 보살핌을 받고 성장한 이들은 성인이 되어서도 안정적이고 매사가 평온합니다. 티베트불교 전통에서는, ‘우리는 모든 중생이 한때 우리의 어머니였다’라는 인식을 어린 시절부터 논하도록 습을 들입니다. 이것은 일체 존재와 연결되는 티베트불교만의 연민에 대한 독자적인 훈련입니다.
나와 다른 타인을 사랑하는 능력은 유아기의 경험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랑의 힘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들은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데 경쟁적이지만, 실제로는 다른 사람으로부터 받는 친절을 본인의 단견적 입장에서만 이방적으로 인식하고 감사하는 것으로만 편중되어 있습니다.
무릇 단견적 사랑에 대한 경계를 확장하면 자신에 대해 더 평화로워지고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도 더 자연스러워질 수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의 경험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14대 달라이라마라는 대표적인 칭호로 불리는 저는 어렸을 때 조국을 잃었고, 난민으로서 형식적인 지배구조에 크게 얽매임 없는 현실과 직면하면서, 각계각층의 사람들과 폭넓게 교류할 기회가 더 많을 수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중요한 것은 당신이 받는 친절, 사랑, 연민을 당연하다 여기지 말고 감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 인간이 일으키는 거의 모든 문제는 타인에 대한 배려의 부족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자비심을 키우는 불교 수행에서 우리는 삶의 근원인 어머니로부터 받은 타고난 능력을 자양분으로 성장합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어 가면서 성장하고 조직화 되어 교류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상대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알아차릴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가 타인을 󰡐모든 어머니 중생󰡑이라는 관점에서 사유한다면, 분노나 증오의 감정이 일어날 여지가 없습니다.


브룩스 교수는 질문을 이었다.


“누군가를 사랑하기 어려울 때 어떻게 하시나요?”


이에 성하께서 답하셨다.


때로는 먼저 나 스스로가 내면의 평정심을 기르고 이를 바탕으로 사랑과 배려를 키워 가도록 해야 합니다. 제가 마오쩌둥 주석을 만났을 때 그분은 본인의 과학적 견해에 대해 말씀하시면서, 타인에 대한 사랑을 키우는 것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견해를 보이셨습니다. 하지만 함께 일하는 동료를 향한 인성적 신뢰와 사랑이 없다면 과연 일상에서 어떻게 행복할 누릴 수 있을까요? 권력이라는 힘만으로는 우리를 결코 행복하게 만들 수 없습니다. 만약 그가 지금까지 살아 있었다면 마음을 바꾸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연결을 만드는 것이니까요.
상대 사람을 향한 따뜻한 마음의 가치를 이해하려면 인간이 지닌 고도의 지성을 활용해야 합니다. 우리가 지닌 지능은 우리 인간을 더욱 유익하게 진화시킵니다. 지성이 없는 생태 동물을 예로 들더라도, 동물들 사이에 존재하는 보살핌과 애정에 의존함을 통해 집단의 결속력이 발휘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인간의 지성이 성숙시킨 친절과 사랑의 예절은 우리 인간 본성의 자부심임을 잘 알아야겠습니다. 더 나아가 우리의 관계가 평화를 위한 기반이 되는 데 최선을 다해 달라고 부탁하고 싶습니다.
모든 중생이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키워 주세요.
연민의 마음을 일으켜 모두가 고통에서 벗어나기를 희망합시다.
더 나아가 우리가 영원한 행복을 성취하고자 함을 기뻐하며
부질없는 애착과 증오가 일어나지 않도록 평정심을 유지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