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돈
한의학 박사 | 전 원광대학교 한의대 외래교수 | 햇살고운 한의원 대표원장
동의보감을 보면 기침에 좋은 한약재가 많이 수록되어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도라지 맥문동 생강 등도 그런 약재에 속한다. 주변에 보면 기침을 낫게 한다는 약재를 달여 먹고 기침이 씻은 듯 나았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먹으나 마나 큰 차이가 없다는 사람도 있고, 심지어 기침이 더 심해지는 경우도 본다. 이는 약재가 가진 효능이 다르기 때문이다.
먼저 감기에 걸렸다고 가정해보자.
처음 감기가 시작될 때는 주로 맑은 콧물, 묽은 가래가 나오면서 기침이 나기 시작한다. 시간이 지나면 콧물은 진득해지고 가래도 끈적해져 뱉으려 해도 잘 떨어지지 않는다. 이 시기가 지나서 만성화되면 그때에는 가래는 없으면서 마른기침만 남게 된다.
한약재는 기침의 단계에 맞춰서 처방을 하게 된다.
초기에 묽은 가래가 나올 때는 생강 반하 같은 수분을 말려주고 가래를 삭혀주는 약재를 사용하고, 만성화되어 가래 없이 마른기침만 하게 될 때에는 맥문동 천문동 오미자 같이 수분을 보충하고 기관지를 적셔주는 약재를 선택한다. 만일 묽은 가래를 동반한 기침에 맥문동 같은 약재를 달여 먹거나 가래 없는 마른기침에 생강차를 계속 마신다면 기침이 낫기보다 악화될 가능성도 있다.
생강은,
한약처방에는 기본적으로 사용되는 약재다.
매콤한 맛을 가진 생강은 기본적으로 열을 생성하여 주변의 물기를 말려주는 작용을 한다. 따라서 기관지 등 점막의 가래를 제거하는 데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 또 가래를 묽게 만들어 배출을 쉽게 도와준다. 이렇게 점액이 제거되면 목과 기관지가 편안해지고 숨쉬기도 한결 수월해져 기침이 가라앉는다. 기침이 심할 때는 기관지가 수축되면서 더 답답함을 느끼게 되는데, 생강은 기관지 근육을 이완시키는 효능이 탁월하다. 감기 초기에 콧물 가래 등이 나면서 기침이 날 때 생강차를 자주 마시면 기침에 상당히 빠른 효과를 가져온다.
맥문동은,
폐를 윤택하게 해주고 기침을 멈추며, 열을 내려주는 작용으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건조한 기후나 미세먼지로 인해 목이 따갑고 마른기침에 맥문동차는 탁월한 진정 효과를 발휘한다. 체내 수분을 보충하고 열을 내려서 과도한 열감이나 점막 건조를 가라앉혀주는 역할로, 기관지가 민감해서 생기는 마른기침에 좋다. 동의보감에서는 “폐를 보하고 마른기침과 해수를 멎게 한다”고 기록하고 있으며 현대 한의학에서도 맥문동은 호흡기 관련 질환의 처방에 자주 쓰이는 약재다. 특히 ‘맥문동탕’이라는 처방은 만성기침, 마른기침, 후두염, 인후염 같은 질환에 널리 활용된다.
기침이 날 때 남들이 무엇을 먹어 좋다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기에 앞서 상기한 내용을 선택의 기준으로 삼으면 가정에서 간단한 약재를 달여 마시는 것만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