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응스님 / 불교지도자넷 운영
문화재는 민족과 인류의 동질성을 확인하는 증거
국보 제285호인 울산대곡리반구대암각화(蔚山大谷里盤龜臺岩刻畵)는 울산의 태화강 상류 반구대 일대의 인공호(人工湖) 서쪽기슭 암벽의 바위면에 고래·개·늑대·호랑이·사슴·멧돼지·곰·토끼·여우·거북·물고기·사람 등의 형상과 고래잡이 모습, 배와 어부의 모습, 사냥하는 광경 등을 음각으로 표현했다.
이 암각화는 신석기시대와 청동기시대라는 이론이 분분하나 상당한 기간  에 걸쳐 새로운 그림을 새긴 것으로 신앙의 장소였다는 것이 설득력 있다.
우리는 이러한 암각화나 과거인류의 유적을 통하여 인류는 원시시대에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문화를 창조하려는 본능적 욕구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역사문화유적을 통해 시공을 초월하여 인류의 정체성, 역사성, 문화성에서부터 내면의 순수한 이성과 종교, 철학성까지 느껴진다.
한반도에서 인류가 본격적으로 구도가 잘 갖추어진 입체적인 종교, 문화의 창착물을 만들기 시작한 것은 불교가 들어오기 전후로 하여 지금까지 약 2천년의 기간일 것이다. 여기에서 간과해서는 안 될 중요한 사실은 대부분의 문화재나 역사유적들이 불교문화와 관련된 것들로서 잘 보존된 이유 중 하나는 스님들이 종교의 대상물로서 신성시 하며, 보존에 만전을 기한 점이다.
그런데 현대에 이르러 개발의 광풍과 종교적 이질성 그리고 문화재에 대한 무관심과 몰상식으로 불교의 성보(문화재)는 물론 천년이상 자리하면서 국민들의 심미적, 도덕적 가치의 향상과 힘든 인생을 위로해준 전통사찰의 경내지가 파괴되고 있다.
인내의 한계를 느낀 조계종은 지난 7월 2일 통도사에서 40여 년 간 불합리한 각종 국가법령과 제도로부터 탈피하며, 종교로서 불교의 정체성 및 순수성의 유지, 성보인 동시 문화재들에 대한 질적, 양적인 보전과 관리의 증대 그리고 종교, 역사, 문화(재), 자연생태가 잘 어우러진 경내지의 보존을 위해 전국본말사 주지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여러 종류의 문화재를 소유 관리하는 전통사찰은 좁은 국토에서 그나마 역사와 문화, 자연생태계가 조화롭게 유지되는 유일한 곳이다. 정부가 앞장서서 국민과 미래 후손을 위해서라도 특별한 장소로서 시대상과 그 격에 맞도록 새롭게 지정하여 보전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전통사찰 등 도량을 국민의 휴식처나 관광지 정도로 여기며, 국립공원에서 해제를 회피하고 있다. 국민으로 하여금 ‘공원이나 놀이터’ 정도로 인식하도록 방조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OECD 가입국으로서 문화야만국이라는 소리를 들어도 뭐라 할 수없는 상황이다.
세계적인 건축거장 안토니오 가우디(Antonio Gaudi Cornet, 1852~1926)로 유명한 스페인은 전체 국가 예산 중 1%를 문화재 유지비로 쓰고 있다. 우리국토는 전체가 박물관이라 해도 결코 지나치지 않다. 스페인으로부터 문화재 보호에 대한 자세를 배워야 한다.
유무형의 불교문화재 제대로 대접받아야 한다.
사찰 경내지나 불교문화재는 단순히 불교계만의 재산이나 가치가 아니다. 역사를 초월한 국민의 것이며 세계 인류의 재산이다. 국립공원에서 경내지 해제나 불교문화재에 대한 새로운 개념의 보호대책은 정부나 불교계가 근본에서부터 문제의식을 갖고 성실한 자세로 접근해야 한다.
우선 불교계는 ▲현행법과 제도나 관행이 불교문화재의 보호유지에 충분치 않은 이유를 정밀 분석해 제시해야 한다. ▲사찰의 지정?비지정 문화재 보호 유지에 필요한 항목이 무엇이며 이에 대한 정부의 검증, 인력과 예산 배정은 타당한지를 자료로서 제시해야 한다. ▲정부의 문화재 정책이 합당하며, OECD 가입국가로서 손색이 없는지, 외국의 사례와 비교 제시해야 한다.
▲국가 간 문화경쟁력에 있어서 문화강국으로서 발돋움하기 위한 장기적인 정부나 불교계 자체의 대책은 수립되었는지 따져야 한다. ▲국민을 상대로 문화재 보호를 위해 기본적으로 무엇을 계몽해야 하는지 연구해야 한다. ▲불교문화재나 그 문화를 국민의 심미적 도덕적 가치 향상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를 제대로 연구해야 한다. ▲불교문화재나 경내지는 온 국민의 귀중한 재산으로서 잘 보호하고 관리 유지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제대로 홍보해야 한다.
즉 불교계 내부에서부터 불교와 그 문화유산에 대한 애정을 갖고서 관리하고 대하라는 것이다. 집에서 천대 받는 자식을 나가서 대접 받기 바라지 말라는 주문이다.
외국인들이 부러워하는 우리의 문화재와 그 환경에 대해 제대로 된 보호대책도 세우지 못한 채 정부는 방관, 불교계는 허공에 소리만 지르고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면 아무것도 이룩할 수 없다.
종단이 추진하는 국립공원에서의 경내지 해제와 새로운 문화유산지구의 지정 그리고 불교성보에 대한 제대로 된 보전정책을 이끌어 내기 위해 반드시 해야할 일이 있다.
그것은 첫째, 총무원장의 의지부터 확고해야 하며 전 종도들이 성보와 경내지 보호운동가가 돼야 한다. 둘째, 사부대중들이 앞장서서 도량으로서 경내지의 가치를 제대로 인식하고 성보에 대한 존엄성을 높여야 한다. 셋째, 합법적인 대정부 압력의 투쟁, 입법기관 로비, 국민과 각 단체의 협력 및 홍보 등 여러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것들은 기본이며, 이른바 '필살기 전략'도 필요하다. 이성적으로 대하여 듣는 시절이 아니기에 정부나 여야를 상대로 각종 정치투쟁으로 압력을 가할 필요도 있다. 
국보의 56%, 보물의 66%가 불교문화재다. 전국 사찰의 대략 1만2,000여 점의 비지정 문화재를 포함하면 우리나라 문화재 대부분이 불교문화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불교계가 60%가 넘는 국가문화재를 창조한 선조의 적자(嫡子)면서도 그 문화재로 인해 원성을 듣는 이해하기 힘든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전국사찰의 지정문화재인 건물에 대한 사찰의 일상관리 유지비도 반드시 문화재 보호유지비로 책정해야 옳다.
목조 건물인 문화재가 풍상에 의해 마모된 곳을 수리하는 것만이 문화재 유지가 아니다. 마루를 청소하고, 거미줄을 치우고, 토방을 쓸고, 습기 방지를 위해 마당의 풀을 뽑고, 화재예방을 위해 스님이 수시로 돌아보는 것도 문화재 보호 활동이다. 이러한 노력들도 유지비에 포함돼야 마땅하다. 지금 사회의 모든 것이 이러한 추세로 흐르고 있다.
문화적 측면에서 본다면 조석예불도 광의적인 문화재 보호다. 문화를 다차원적으로 활성화하는 행위다. 국내외의 탐방객이 대웅전을 그냥 돌아보는 것과 그 안에서 종교행위인 사시불공 등 예불이 행해지는 입체적인 문화를 경험하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 정부나 단체는 우리 문화를 알리는데 있어서 너무 거창한 것만 추구해서는 안 된다.
불교계는 문화재와 경내지 그리고 사찰림의 보호에 필요한 정밀한 자료부터 축적해야한다. 우리가 대웅전이나 불상, 탱화, 범종을 비롯한 토지까지 모든 성보가 결국엔 가르침을 향한 불보이며 법보이며 승보라고 인식할 때 불교계의 대책 수립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자연공원법 등 불교관련 법령의 개정과 관련제도의 개선은 한국불교와 조계종의 미래와 사활이 걸린 문제이다. 국민은 물론 후대에까지 영향을 미칠 우리의 역사·문화·자연·생태환경에 관한 매우 중요한 문제로써 종단이 소명의식에서 추진해야하며, 모든 사부대중은 뜻을 같이하여 한 목소리를 낼 것을 거듭 촉구한다.
<발문>
자연공원법 등 불교관련 법령의 개정과 관련제도의 개선은 한국불교와 조계종의 미래와 사활이 걸린 문제이다. 국민은 물론 후대에까지 영향을 미칠 우리의 역사·문화·자연·생태환경에 관한 매우 중요한 문제로써 종단이 소명의식에서 추진해야하며, 모든 사부대중은 뜻을 같이하여 한 목소리를 낼 것을 거듭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