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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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관절염, 정말 연골이 닳을까요?

문상돈
한의학 박사|전 원광대학교 한의대 외래교수|햇살고운 한의원 대표원장


한의원에 가장 많이 오는 환자들 중에 하나가 무릎관절염 환자다.
60세 이상 연령층에는 무릎이 아프다는 분들이 정말 흔하다. 환자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대부분 연골이 닳아 뼈끼리 부딪쳐서 통증이 악화된다고 믿고 있다. 엄밀히 따져보면 이는 틀린 말이다. 우리 몸이 아픔을 느끼기 위해서는 혈관과 신경이 분포되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연골에는 혈관과 신경이 없다. 연골 바로 아래 뼈 조직도 없기는 마찬가지다. 뼈가 부러지면 아픈 이유는 뼈에서 통증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뼈를 덮고 있는 골막이 찢어져서다. 이는 골막에 신경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혈관과 신경이 없는 무릎에서는 연골이나 뼈가 닳아서 아픔을 느낄 수 없어야 한다.


연골을 강화시켜준다는 글루코사민이나 연골주사는 효과가 있을까? 미안한 이야기지만 이런 근거를 기초한다면 그렇지 않다. 혈관이 없는 연골은 재생될 수 없다. 그래서 연골주사를 맞고 닳아 없어진 연골이 재생된다는 것 또한 실제와 다른 이야기다. 무릎관절에 있는 연골은 어지간해서 닳아 없어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00세를 살아도 연골을 너무 많이 써서 닳아 없어진다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 다만 연골이 줄어들 수 있는데, 나이 들면 허리 디스크판이 줄어서 젊었을 때보다 키가 줄어들 듯이 무릎연골 또한 수분함유량이 줄어 쪼그라들 수 있다.


실제 무릎 퇴행성관절염 환자들 중에는 무릎 연골이 정상인 경우가 훨씬 많다. 그런데 왜 걸으면 무릎이 아프고 날씨가 찌뿌둥하면 무겁고 쑤시며 날궂이를 하는 것일까? 궂은 날에는 연골이 더 닳기라도 하는 것일까? 무릎이 아픈 근본적인 원인은 연골이 아닌 염증 반응이다. 이미 소염진통제를 먹어본 경험이 있는 분이면 바로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약을 먹으면 통증이 감소하는 이유가 바로 통증의 원인이 염증이라는 뜻이다. 그 처방은 연골에 어떤 조치를 취한 게 아니라 염증을 낮추는 치료를 했을 뿐인데 통증이 완화된다. 이 약으로 무릎통증이 덜해지다가 약기운이 떨어지면 다시 아파온다. 연골에 어떤 치료행위를 한 게 아니라 소염진통제로 일시적으로 염증을 해소하여 그때만 잠시 통증이 덜해지는 것이다. 소염진통제는 찬 성질이면서 혈관을 좁혀 혈액흐름을 줄여서 통증을 억제시키는 효과가 있다.


우리 몸에 염증이 생긴다는 것은 스스로 낫기 위한 몸부림이다. 염증이라는 과정을 통하여 많은 양의 혈액이 몰려오고 혈류량이 많아지면서 혈액순환이 왕성해야 손상된 조직을 빠르게 회복할 수 있다. 소염진통제를 사용한다는 것은 강제로 혈류량을 줄여 통증을 억제하므로 장기적으로는 재발하는 경우가 많고 재발이 반복될수록 질병이 악화되어 호전이 불가능해지기도 한다. 따라서 아주 심각한 통증을 제외하고 일반적으로 붓고 아프다고 쉽게 소염진통제에 손이 가서는 안될 일이다.


한방에서 무릎관절염에 가장 많이 사용하는 치료법이 봉약침이다. 일반인들은 이것을 벌침이라고 알고 있는데 봉약침과 벌침은 약간 다르다. 벌침은 벌의 침을 핀셋으로 뽑아서 직접 피부에 찌르는 것으로, 벌독으로 인한 알레르기나 심장쇼크 등 부작용이 많은 반면 봉약침은 그런 성분을 걸러냈기 때문에 별다른 부작용이 없이 치료효과만을 높인 것이다. 무릎에 봉약침을 시술하면 맞은 부위에는 피부가 붉어지고 부어오르면서 열이 난다. 이는 마치 염증이 생긴 것과 동일한 현상인데, 봉약침 주입으로 일부러 염증을 유발시키는 것이다. 이런 인위적인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봉약침의 효과는 일반침보다 치료효과가 3~4배 빠르다. 젊고 건강한 사람은 봉약침을 한 번만 맞아도 바로 피부가 붓고 열나고 심한 경우 오한과 몸살 등 강력한 면역반응이 오고 난 후 증상이 현저하게 감소한다. 하지만 고령이거나 항암치료를 받았거나 관절약을 오래 복용해서 면역능력이 떨어진 사람에게는 면역반응이 잘 오지 않는다. 여러 차례 봉약침을 맞고 약량이 늘어야 그나마 면역반응이 오기 시작하며 그때부터 효과가 나타난다.


염증, 특히 무릎관절염은 연골이 닳아서 생기는 것은 아니며 대부분 염증 때문이므로 그에 맞는 합당한 치료가 효과를 가져올 수 있고 아울러 악화시키는 요인을 피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