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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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도사 신년하례 참관기

선정행
여래사 불자



설날 무렵, 통도사로 신년하례 신년하례법회를 떠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작년에도 가고 싶었는데 삶이 바쁘다 보니 못 가서 못내 아쉬웠던 터다.
올해는 휴무일이랑 겹쳐서 갈 수는 있다.
그런데 또 망설여졌다.
1주일에 하루 쉬는데….
게다가 왕복 12시간 전후의 먼 거리이다.
며칠을 망설이다 참가신청 접수를 했다.
며칠 뒤 밴드를 통해 붓다 팀장님께 연락을 받았다.
“통도사 가세요? 붓다 팀에서 못 갈듯 하니 사진 좀 부탁드립니다.”
“못 가게 되면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저~ 이번에는 기도에만 전념하고 싶은데요. 사진 찍는 일은 안 했음 좋겠어요.”
“카메라 들고 가실 거 아니어요?”
“이번엔 아닙니다.”
이번만큼은 못다 읽은 책도, 참선도, 관음정근도 실컷 하고 싶었다.
시간이 다가올수록 혹시나 하는 마음에 카메라 충전도 시키고 만일을 대비해 보조 배터리도 챙겼다.
성지순례 전날 혹시나 하는 마음은 역시나로 바뀌었다.
“보살님 부탁드려요.”
“낼 비 온다는데…. 네 편안하게 찍겠습니다.”
이른 새벽 해탈이의 합장인사에 집을 나섰다.
가는 차안에서 못다 읽은 책을 읽는다.
어느 보살님께서 말을 걸어온다.
“보여요?”
“눈에 불을 켜면 보입니다.”
내가 가끔 하는 농담이다.
보려 하면 보이고 듣지 않으려 하면 들리지 않게 된다.
듣지 않으려고 하는 말을 우연히 듣게 되면 그 말은 쉽게 잊어버린다.
내가 불교를 공부하면서 바뀌게 된 삶 중의 하나다.
책도 읽고, 이런 저런 생각도 하고, 관음정근 1천독을 하니 차는 어느덧 통도사에 도착해 있다.
카메라를 들었다.
사진 찍는 위치를 잡기 위해 보살님들 보다 일찍 설법전에 도착했다.
강원과 율원의 졸업식이 있었다.
오늘따라 어디서 찍어야 할지 모르겠다.
망설이던 사이 카메라를 든 한 보살님이 묻는다.
“어디서 오셨습니까?”
“월간 붓다에서 나왔습니다.”
순간 나온 내 대답이다.
왠지 거짓말을 한 듯하다.
그런데 그 보살님이 종무소에서 촬영허가증을 받아와야 한다고 말을 한다.
‘팀장님께 전화를 해야 하나~. 하고 잠시 망설이고 있는데 구룡사 거사님께서 말씀하신다.
“그냥 찍어요.”
한 시간 반쯤 열심히 사진을 찍었다.
사진 찍는다고 기도하는 보살님들께 방해를 주기도 했는데 죄송하다는 인사도 제대로 못 드렸다.
마음이 불편하다.
주지스님께서 율원과 강원, 스승에 관한 법문을 하셨다.
스승이 처음 올 때는 한 알의 밝은 구슬이었더니
스승이 지금 갈 때는 다섯 개의 진주라네.
불에 들어가도 변하지 않고 물에 들어가도 젖지 않음이여
항상 고요하게 비추니 억겁 세월도 잠깐이라네.
서산대사께서 팔순 쯤 되었을 때 제자들에게 하신 말씀이다.
내 작은 생각에 여기서 스승은 석가모니부처님이 될 수도 있고 제자들에게는 스님이 될 수도 있다.
주지스님 법문에서 서산대사님의 말씀이 떠올랐고 다시금 스승에 대한 생각에 가슴이 먹먹해진다.
신년하례법회 후 공양을 마치고 오는 길에 홍매화가 봄을 알리고 있다.
기도는 절에 가야만 하는 것이 아니고 삶 속에서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그것을 알면서 팀장님께 괜한 소리를 한건 아닌지….
돌아오는 버스를 타자마자 비가 왔다.
중간쯤 오는데 문자를 받았다.
“비가 와서 고생 많으셨죠?”
팀장님의 고마움과 미안한 마음이 보인다.
통도사에 기도하러 간다는 것은 핑계였던 건 아닌지, 팀장님 마음 쓰이게 한 게 죄스럽게만 느껴진다.
오며 가며 차안에서 하는 것도 기도인데….
돌아오는 길, 메말랐던 대지에 부처님의 감로수가 내린다.
내 마음에도 부처님의 감로수가 내려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