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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구룡유치원



인형극관람·촛불명상체험 등 프로그램 다양
지역주민에 신뢰 확보…포교에도 크게 기여



우리나라는 1960~80년대 산업구조의 변화로 이천만 명이 넘는 국민이 서울 등 대도시로 그 터전을 옮겼다. 이로 인해 조선시대 억불정책에 몰려 산으로 들어갔던 불교는 젊은 불자들로부터 그 거리가 멀어져갈 수밖에 없었던 것이 현대 한국불교의 현실이었다.

그러나 1,700여년이라는 유구한 역사를 이어오면서 우리민족의 정신적 지주로서의 역할을 해 온 한국불교는 이러한 변화에 뒷짐만 쥐고 있지는 않았다. 대중포교에 대한 원력을 세운 스님들에 의해 도심에 포교당이 하나둘 생겨나고 유치원과 어린이집 등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통도사 주지 정우스님에 의해 서울포교당으로 문을 연 구룡사를 들 수 있다. 그리고 구룡사는 현재 한국불교가 나아가야 할 대중포교의 바로미터가 되고 있다.
근면과 풍요를 상징하는 무자년 쥐띠해를 맞아 월간 붓다에서 대중포교의 활성화에 대한 원력을 세우고 도심포교의 현장을 소개하고자 한다.
그 첫 번째 현장으로 구룡사에서 운영하고 있는 구룡유치원을 찾았다.


“나비가 훨훨 날아갑니다~♬ 누구네 집으로 놀러를 갈까?”


지난해 12월 13일 오전, 구룡유치원 룸비니반 어린이들이 명상준비체조를 하느라 마냥 즐겁기만 하다.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나비송을 따라 부르는 어린이들. 바닥에 앉아 무릎을 구부리고 두 발바닥을 마주 댄후, 다리를 올렸다 내리는 율동.
선생님의 율동을 신이 나서 따라하는 모습이 마치 천사와도 같다.








같은 시각 옆 교실 선재반에서는 촛불명상이 진행되고 있다. 스무 명 어린이들이 마음을 가라앉히고, 눈을 뜬 채 촛불을 바라보는 명상.
“명상 직후 느낌이 어떤가?”라는 질문에 어린이들 대답이 갖가지다.

“푸른 느낌이에요. 부자 된 느낌이요. 뜨거운 느낌이에요.”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어린이들의 다양한 목소리가 우렁차게 들려왔다.
“마음이 따뜻해져서 돕고픈 마음이 생기니 부자 된 것 같다.”고 어른스럽게 대답하는 어린이가 있는가 하면, “밝은 느낌이 푸른 느낌과 비슷하다”고 말하는 창의적인 원아도 있다.

발길을 옮기니, 교무실로 가는 복도에는 불상(佛像)과 크리스마스트리가 나란히 있어 인상적이다.
개원 후 지난 20년 사이 서초구에서 신뢰받는 사찰유치원으로 이름 떨친 구룡유치원. 타종교 원아가 절반이나 된다는 구룡유치원은 유아교육의 기본을 종교색에 치우치지 않는데 둔다는 것이다. 부처님의 가르침뿐 아니라 다양한 문화를 체험하도록 함으로써 어린이들에게 사고의 폭을 넓혀주도록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구룡유치원 안에서 굳이 불교를 찾는다면 연꽃반, 선재반 등 반 이름과 명상프로그램 정도다. 물론 명상 프로그램도 무교인이거나 타종교인들도 친숙하게 다가설 수 있도록 감성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다.
가령, 계절·나라·지구환경 등을 가르칠 때 말로만 설명하면 어린이들은 이해하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곧바로 지루함을 느끼게 된단다.
이때 명상을 체험기회를 넓혀주는 방편으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즉 계절에 대한 개념을 가르치는 수업시간에 봄을 설명하는 방편으로 「풀밭에서 눈감고 봄바람 느끼기 체험」을 한다는 것이다.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오감명상은 구룡유치원이 먼저 개발·응용한 구룡유치원만의「특허 프로그램」이다. 눈으로 보는 촛불 명상, 심장소리 듣는 청각 명상, 토마토 맛보기의 미각 명상 등 종류 또한 다양하다.
눈에 보이는 것이 다 새로워서 모든 것이 신기하게만 느껴지는 어린이들에게 세상과 대화하는 매개체를 늘려주는 셈이다.

이처럼 구룡 유치원은 학습 위주 교육보다 인성개발과 체험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다.
또 다른 교육 형태의 하나는 체험학습. 인형극 관람을 비롯해서 근·원거리로 떠나는 현장견학이 많다는 것이다. 최근 유치원들의 산책프로그램 강화추세에 앞장서 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밖에도 온가족이 함께 참여하는 운동회, 아빠참여수업 등 가족 프로그램도 체계화 되어있다.

이와같은 프로그램의 운영으로 인해 종교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지 않은 비불자 원아 및 학부모들이 졸업할 때쯤이면 자연스럽게 불교인이 되어있단다. 처음 입학할 당시 구룡사 주지 각광 스님과 총무 각성 스님을 낯설어하던 어린이들이 졸업할 때쯤이면 먼저 찾아나 선다는 것.

천은주(7) 원아의 어머니 강옥희 씨는“큰아이의 유치원을 선택할 때 사회성과 감성계발 체험이 많다고 해서 아이를 믿고 맡겼는데, 기대했던 것보다 더 큰 만족을 얻어 둘째도 보냈다”며“구룡유치원 인식이 워낙 좋아선지 매해 원아모집 기간 전에 추천만으로도 접수가 마감된다.”고 귀띔했다.
강 씨는 또 질 높은 교육프로그램에 비해 저렴한 교육비를 자랑했다. 구룡사에서 운영하기 때문에 사찰에서 보조금이 지급돼 교육비 가 일반사립유치원보다 저렴하다는 것이다.

이경남 구룡유치원장은“구룡유치원 원훈인「행복한 유치원, 건강하고 지혜롭고 예절바른 어린이」정신을 잇고자 직원 16명이 다함께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