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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곤경에서 벗어나게 해준 경찰

 


성운대사 지음
조은자 옮김


민국 38년(1949)은 중국 본토와 타이완의 국민이 재난에 허덕이던 시기이자 그들이 행복을 쟁취하게 된 해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국공내전으로 중국 본토의 거주민이 끊임없이 타이완으로 건너왔고, 저도 승려구호대를 조직하여 그 인연으로 성난 파도를 헤치고 구사일생 타이완에 도착했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그때 저는 타이완이 어디에 붙어 있는지조차 몰랐고 친척이나 아는 사람도 없이 이렇게 타이완으로 흘러 들어왔습니다.
타이완에 도착하고 나니 우리 같은 젊은 승려는 위험하고 의심스런 인물로 여겨져 앞날은 막막했고, 사찰에 방부를 들일 수도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심지어 우리 가운데 일부 젊은 도반은 생활이 힘들다는 것을 알고 하나둘씩 옷을 갈아입고 다른 길을 찾아 떠났습니다. 그러나 저는 중 이외의 것은 어떤 것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저는 중리에 있는 원광사圓光寺에서 2년 가까이 머물다, 민국 39년(1950) 신주(新竹) 청초호에 있는 영은사靈隱寺로 옮겨 불교강습회에서 교사를 맡았습니다. 당시 타이완의 치안 분위기는 누구나 의심스런 인물인 듯 여겨 발걸음 하나 옮기는 것도 굉장히 조심스러웠습니다. 타이완성 불교강습회에서 교사로 있던 제게 신주 현 불교회에서는 매주 토요일 신주 성황묘 앞에서 포교강연을 하라 지시했고, 저도 속으로 배우는 셈 치고 해보자 생각했습니다. 원래 저는 중국에 있을 때 불교도 마땅히 선전 활동을 중시하고, 거리 벽보도 제작하며 거리에서 강연도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청초호에서 신주까지 한 시간 반 거리였지만 길이 멀고 험한 것은 두렵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거리로 나가는 것을 경찰은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사전에 반드시 파출소를 찾아가 활동 이유를 설명하고, 몇 시에 나가 몇 시에 돌아올 것이라 허락을 청하고 나서야 그들은 저의 외출을 허락해 주었습니다.
청초호에서 신주까지 갈 때면 반드시 파출소 앞을 지나가게 되어 있으니, 그들의 시선에서 벗어날 수는 없었습니다. 그들이 제 상사라도 되는 듯 저는 그들에게 허락을 구했고, 그들도 그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듯했습니다. 반드시 그들의 허락이 있어야 홍법포교를 하러 갈 수 있다니 제가 마치 무슨 범법자가 된 것 같아 이것도 하나의 부담이 됐습니다.
이렇게 몇 달 뒤, 경찰이 “성운 스님! 상급기관에서 주민을 대상으로 국어보습반을 하나 맡겼는데, 우리 파출소는 장소가 협소하니 불교강습회에서 장소를 빌려주시고 스님께서 맡아 해주시면 어떠신지요?” 하고 문의가 들어왔습니다. 이것은 제가 생각했던 것이고, 그 당시는 홍법에 열정이 넘쳐흘러, 저는 이 일도 즉시 받아들였습니다.
원래 그들이 하는 주민 국어보습반에는 경찰이 강의한다니 들으려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수업을 받으러 오라고 매번 소환장을 발부해도 민중은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이어받은 뒤 처음에는 고작 20여 명 참가했었고, 두 번째는 80여 명이 참가했지만, 2, 3주 뒤에는 갑자기 2~300명으로 늘어나 파출소에서도 깜짝 놀랐습니다. 젊은 스님이 도대체 무슨 신통한 법력이 있기에 대중이 자발적으로 찾아와 국어를 배우고 강의를 듣겠다고 했는지 의아하게 생각했습니다.
이 작은 감동적인 인연 덕분에 그 후 그들은 “강의를 창 잘하십니다. 앞으로 신주 성황묘로 포교하러 가실 때는 저희에게 통보할 필요 없이 바로 가셔도 됩니다” 하고 말했습니다.
당시 신주 대동사臺同寺의 노스님 현심玄深 스님은 대갓집 규수 출신이었습니다. 그 후로 그분은 저를 도와 2시간 가까운 거리를 걷지 않아도 되게 자전거로 저를 태우고 신주까기 데려다 주었습니다. 저는 이 일화가 타이완에서 어려움을 벗어나게 해준 경찰과의 첫 번째 가장 훌륭한 인연이라 생각합니다.
‘관리’란 기꺼이 인연 맺고자 하는 것입니다. 경찰이 제게 일을 맡겼을 때처럼, 비록 보수는 없지만 저의 마음과 이상에 부합되어 인연을 맺고자 하는 저의 이 작은 마음 덕분에 제가 이어받은 후 좋은 인과를 얻게 된 것입니다.
그러므로 기꺼이 짊어지고, 기꺼이 책임지고, 기꺼이 타인을 도우며, 손쉽게 이익을 취할 생각만 하지 말고, 봉사와 공헌을 할 수 있다면 인과는 절대 저버리지 않고 자신에게 반드시 좋은 수확을 가져올 것입니다. 그러므로 ‘관리’가 힘들건 아니건 간에 자신도 얻는 바가 매우 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