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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라, 그리고 친절하라

달라이라마, 세계 청년 대표들과의 대화(하)


달라이라마
티베트 승왕



이전의 삶으로 우리는 회복될 수 있을까? 지금의 일상은 더는 돌이킬 수 없는 한때, 우리가 누렸던 찬란한 자유와 아름다움을 그리워하는 데 그친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던 불과 3년 전 우리는 과연 오늘 싸우고 있는 고통의 무게를 가늠했던가? 지난 10월 18~19일 양일, 전 세계 15개국에서 다람살라를 찾은 청년 대표단과 함께 공개 만남을 연 달라이라마(뗀진갸초, 87). 미국 보스턴에 본부를 둔 마음과생명연구소의 핵심 인력이자 오랜 달라이라마 통역사로 활동하고 있는 툽텐 진빠, 리차드 데이비슨 교수가 함께한 자리에서의 질문과 성하의 고견을 나눈 대화의 마무리다.


미국: 엠마
“저는 이번 청년 리더십에 참가한 열다섯 분 가운데 최연소 참가자입니다. 미국 해안 연안에 살면서 3년 전, 저의 나이 11살 때 친구들과 쓰레기 문제에 대한 고민을 한 적이 있어요. 넘쳐나는 플라스틱 쓰레기로 인해서 아름다운 자연이 훼손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가해자인 인간에게 되돌아온다는 필연적인 순환의 구조에 대한 해결책을 구할 수 없어 괴로웠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활동하는 커뮤니티에서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캠페인에 참여하면서 우리의 노력을 응원했지만, 해결은커녕 상황은 점점 비극적이었습니다. 과도한 소비문화는 쓰레기 문제를 더욱 증폭시킬 뿐이라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이제 쓰레기는 우리의 삶 속에서 하나의 문화처럼 인식되어버린 것만 같아요.”


달라이라마
“변화는 진리이자 법입니다. 가까운 예로 기후 위기로 인해 우리는 더 안전한 곳으로 이사를 해야 합니다. 과연 머물고 떠남에 대한 적절한 시기는 언제여야 할까요? 내가 태어난 고향을 떠나야 하고 누군가와 이별을 하는 것은 슬픈 경험입니다. 만약 그런 일을 겪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면 우리는 삶의 의미를 잃어버릴 정도의 아픔에 처할 것입니다.”


인도: 지샨
“어린 시절 교통사고로 아버지를 잃은 저는 그 이후로 어머니의 사랑과도 멀어졌습니다. 저의 성장기는 상처와 공허함 뿐이었습니다. 그런 저에게 명상은 온전한 나 자신을 찾는 데 큰 힘이 되었고 수년의 시간을 할애하였습니다. 지금의 저는 아름을 겪는 타인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희망으로 심리치료사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달라이라마 성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어머니의 사랑을 경험하지 못한 이들이 서로 연민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달라이라마
“우리는 사회적 동물입니다. 인간은 어머니의 친절로 탄생한 사랑의 완전체입니다. 인간 본연으로서 가족에 터전을 두고 학교에서 점차 사회로 확대되는 구성의 망은 사랑과 존중으로 서로를 대하고 존중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웁니다. 그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도리이자 순리입니다. 광야에서 길을 잃고 목적지를 점칠 수 없는 언덕 너머를 향해 누군가 걸어가는 모습을 보았다고 상상해 보세요. 그가 당신의 친척이거나 혹은 어디서 왔거나 어떤 종교를 신앙하느냐 상관없이, 그 사람이 나를 만났을 때 그 순간 느끼는 감정은 무엇일까요. 누군가는 당신에게 혹은 당신이 누군가에게 기쁨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당부해 주고 싶습니다.”


인도: 슈위탈
“저는 제 나이 10살 때, 뭄바이 집단촌에 기거하는 빈곤층을 보고 정신적 충격을 받았습니다. 청소년기에 딱히 도울 방법을 찾지 못하다가 18살이 되어서야 빈민가 어린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며 도움을 줄 수 있는 길에 섰습니다. 당시에 저는 그들에게 얼마나 기회가 제한적인가를 목격하였고 제가 줄 수 있는 도움이 너무 작다는 것에 슬펐습니다. 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없는 저의 무력함이 저를 괴롭게 만듭니다.”


달라이라마
“이해합니다. 인간의 지성은 스스로 목표한 바를 달성하는가 여부를 판단하게 합니다. 그중 본인이 원하는 만큼 충족되지 않을 때는 상실감은 물론 무기력감을 남깁니다. 그러한 희망이나 서원 역시 욕망의 섭리와 다르지 않습니다. 노력의 의미를 다시 정의하면 어떨까요. 충족의 수위를 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미국: 빌랄
“이라크 출신인 전인 미국에서 태어나 성장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자신이 이웃과 다르다는 것이 트라우마로 자리 잡았습니다. 지난 2011년도에 아랍의 봄 사태가 발생 되었을 때, 저는 아랍의 진정한 변화를 희망했습니다. 그리고 그 변화에 동참하고자 중동에서 일했습니다. 저의 이러한 행동을 부모님은 염려하시지만 저는 그러한 변화의 참여자로 이바지하고 싶은 바람이 있습니다.”


달라이라마
“청년이여. 부모님께는 항시 존경심을 보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론 세대 간의 관점 차이가 발생되는 것도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중요한 것은 나를 보호하고 나를 조력하는 가족 사이에서의 차이점을 존중하면서 다른 모든 사람과의 일체감 역시 키우는 것입니다. 열심히 진심으로 대하다 보면 하나의 차원으로 서로가 통하는 접점을 발견하는 날이 올 것입니다. 그 접점의 날은 언제 어떻게 올까요? 우리는 모두 이 지구별에서 함께 살아갈 수밖에 없는 필연적 동맹체라는 명백한 사실이 그 접점의 날을 증명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