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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과 화합으로 함께하는 불교

이상봉 / 조계종 총무원 기획팀장

갈등과 혼돈의 시대다. 지역과 이념, 조직 간의 갈등은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대화와 협의를 통해 대안을 찾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기보다 더 어렵다. 그래서인지 대통령부터 국민 일반 모두가 ‘소통’을 말한다. 그런데 같은 소통이어도 다른 결과를 바라는 듯하다. ‘자기’를 중심에 세워 놓고 상대가 이해해주고 따라와 주기를 바라는 뉘앙스가 강하다. 그래서 문제는 더 꼬여 버린다. 최근의 세종시나 4대강 문제만 보아도 그렇다.


이러한 시대에 우리 종단이 말하는 것은 쌍방소통이다. 소통의 사전적 의미를 보자. “막히지 아니하고 잘 통함”, “뜻이 서로 통하여 오해가 없음”이다. 총무원장 자승스님도 이 부분을 강조한다. “일단 서로 막히지 않아야 하고, 막히지 않으면 잘 통해 오해가 생길 수 없다”는 것이 스님의 말씀이다. 이것은 종단 내부는 물론 사회 전체에도 절실히 필요한 내용이다.


이렇게 소통이 되면 화합은 당연히 가능하다.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면 화합하는 것은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가정과 직장, 사회, 그리고 더 나아가 국가 간의 화합이 계속된다면 평화는 자연스럽게 뒤따라 올 것이다.


그래서 갈등과 대립의 시대에 ‘소통과 화합’은 우리에게 너무나도 절실한 화두인 것이다.


우리 종단이 강조하고 있는 ‘소통과 화합’의 구체적 내용은 총무원장 자승스님이 진행한 기자회견에서도 잘 드러나 있다.


총무원장스님은 1월 12일 오전 11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 대회의실에서 불기 2554(2010)년 신년기자회견을 열고 ‘소통과 화합으로 함께하는 불교’라는 우리 종단의 발원과 함께 3대 종무기조와 11대 핵심과제, 25개 주요과제를 밝혔다. 물론 주요 요지는 소통과 화합이었다.


총무원장스님은 기자회견을 통해 먼저 “인류의 문명사적인 위기로 불리는 시대에 우주 만물이 하나이고 모두 평등하며, 공존 공생해야 한다는 석가모니 부처님의 지혜와 자비의 가르침이야말로 위기를 해결할 대안 사상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전제했다. 총무원장스님은 또 “지난 시기 종단 내에서 벌어진 분규와 갈등, 운영의 미숙함으로 인해 발생한 크고 작은 사건들로 인해 국민과 불자 여러분들께 상처를 안기고 염려를 끼쳐 드린 것에 대하여 깊은 참회를 드리며 과거와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이런 의미에서 국민과 불자들의 기대를 담은 수많은 종도들의 원력으로 제33대 총무원장 선출 과정이 그 어느 때 보다도 여법하게 이루어졌음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소임을 다하는 날까지 가슴 깊이 그 의미를 새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통하지 못하고 화합하지 못했던 과거에 대해 반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미래 비전을 세우겠다는 다짐이다.


총무원장스님은 이어 3대 종무기조로 △수행종풍 선양 △교육과 포교를 통한 불교중흥 △사회적 소통과 공동선 실현 등을 제시했다. 총무원장스님은 “수행 종풍은 2600년 불교사와 1700년 한국불교의 빛나는 전통이며 저는 이를 기반으로 스님들이 수행과 전법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종단의 승가복지 제도를 완비하고 시행하는 데 역점을 두겠다”며 “아울러, 수행법의 체계화, 대중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교육 ․ 포교와 관련해 스님은 “사회와 역사에 부응하고, 자비를 구현하는 승가 교육으로 개선하겠으며, 이를 위해 가칭 ‘승가교육진흥위원회’를 구성하여 강력히 추진해 나가겠다”며 “사찰의 신도 교육과 조직화에 집중해 직할교구 사찰을 우선으로 포교와 신도 조직, 문화, 복지 활동을 평가하여 주지 인사고과제도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총무원장스님은 “불교와 사회의 소통 화합을 위하여 ‘사회 갈등 해소를 위한 화쟁(和諍)위원회’를 운영할 계획”이라며 “진보와 보수, 노와 사, 남과 북, 정부와 NGO 등 각종 사회적 이견과 갈등을 부처님의 지혜와 자비 정신으로 화쟁(和諍)하는 역할을 수행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또 종단 안의 소통을 위하여 종책모임 대표들로 ‘종단발전위원회’를 구성 운영하고 또한, 사회의 각계 각층의 불자들을 네트워크화 하여 소통하며, 불교 중흥에 참여하는 방안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화쟁(和諍)사상은 통일신라시대 원효스님에 의해 집대성된 ‘모든 대립적인 이론들을 조화’시키려는 것으로 한국불교의 특징을 가장 잘 나타낸 사상이다. 소통과 화합이 ‘화쟁’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위 3가지 기조는 종단 안팎의 소통과 화합을 위한 전제 조건이면서 또 시급하게 실천해야할 과제다. 이를 바탕으로 총무원장스님은 11대 핵심과제를 제시했다. 핵심과제를 살펴보면 △사회와 역사에 부응하는 승가교육 개선 △신도 교육과 조직화 △수행법의 표준체계 정립과 대중화 △종교간 협력을 통한 공동선 실현 △‘사회갈등 해소를 위한 화쟁(和諍)위원회’ 구성 활동 △수행 · 전법을 위한 승가복지 △불교문화 콘텐츠 개발과 활용 △한국불교세계화를 위한 국제포교네트워크 강화 △총본산 조계사 일대 전통문화 공간 조성 △국립공원과 문화재구역입장료 제도 개선 △종단 재정구조의 합리화 등이다. 또한 결계포살의 정착과 이웃을 위한 자비나눔 확산 등을 중심으로 25개 주요과제를 선정했다고 전했다.


총무원장스님은 “이제 제33대 종단은 ‘소통과 화합으로 함께하는 불교’를 발원하며 힘찬 발걸음을 내 딛는다”며 “저의 임기가 끝나는 4년 뒤에 한국불교는 소통과 화합으로 우리 사회의 갈등을 해소하고 시대에 조응하는 교육과 포교를 통하여 인류의 문명사적인 위기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해 나가는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우리 종단의 방침과 관련해 총무원 기획실장 원담스님은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우리 종단은 물론 이웃종교와 사회, 세계 전체와 끊임없이 소통하고 화합하여 중생들의 아픔과 고통에 구체적으로 화답하자는 것이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이해를 통해 사회갈등의 중재자가 되어 건강한 공동체 형성에 기여하고자 하는 발원이다. 또한 종단 내부적으로도 사부대중 공동체가 상호 존중과 이해를 통해 보다 발전적인 종단상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다짐이기도 하다.”


우리 종단의 이러한 발원과 실천과제는 종교 간의 소통과 사회 통합, 국민화합으로 이어져 불자와 국민모두가 나누며 함께 사는 사회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