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희(반야행)
시인 / 구룡사 불자
또 다른 만남을 위한
긴 이별의 시간이던가!
살을 에는
바람을 업고
머리를 풀어 헤치며
허위허위 달려온
파도의 절규 앞에서
어느 해 가을날
머 언 바다로
훌쩍 떠나버린
그 사람을 그리며
오늘도 멍하니
바윗돌에 주저앉아
수평선을 바라보는가!
서로 갈 길이
다른 것을
이제 그만
잡고 있는
기다림의 끈을
놓아버려야 함을
다시 찾은 바다는
겨울 바다는
숭숭 구멍 뚫린
숯이 된 가슴을
밤새도록
보듬어 안고
마지막 편지를
들려주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