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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성제에서 사홍서원까지

성운星雲 스님
대만 불광산사 개산조


<지난호에 이어서>
사홍서원은 모든 보살의 서원을 총망라한 총원總願이며, 사홍서원과 관련된 내용과 해석은 모든 경론에 다 나타난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① 『육조단경六祖壇經』에 근거한 설
.중생무변서원도衆生無邊誓願度: 보살이 일체 중생을 제도한다고 서원함
.번뇌무변서원단煩惱無邊誓願斷: 보살이 일체 번뇌를 끊는다고 서원함
.법문무량서원학法門無量誓願學: 보살이 일체 불법을 배우겠다고 서원함
.불도무상서원성佛道無上誓願成: 보살이 보리경지를 증득 한다고 서원함
 
② 『도행반야경道行般若經』에서 말하는 사홍서원
『도행반야경』에서 말하는 사홍서원은 『육조단경』에서 근거한 사홍서원과 약간 다르다.
“아직 제도하지 못한 이를 모두 제도할 것입니다. 아직 해탈하지 못한 이를 모두 해탈시킬 것입니다. 아직 두려워하는 이를 모두 편안케 할 것입니다. 아직 열반에 들지 못한 이를 모두 열반에 들도록 이끌 것입니다.”                     -『도행반야경』 권8 「수행품守行品」-


③ 『법화경法華經』에서 말하는 사홍서원
『법화경』 권3 「약초유품藥草喩品」에 나오는 사홍서원은 『도행반야경』과 대체로 비슷하다. 단지 문장을 좀 더 간단하게 했을 뿐이다.
즉,
“아직 제도하지 못한 자 제도하게 이끌고, 아직 해탈하지 못한 자 해탈하게 이끌고, 아직 편안하지 못한 자 편안하게 이끌고, 아직 열반에 들지 못한 자 열반에 들게 이끈다.”
이다. 문장만 간결해졌을 뿐, 의미의 변화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④ 『보살영락본업경菩薩瓔珞本業經』에서 말하는 사홍서원
『보살영락본업경』에서 말하는 사홍서원은 사성제의 고집멸도와 연관시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소위 사홍서원은 고제를 제도하지 못한 자 고제를 제도하게 하고, 집제를 해탈하지 못한 자 집제를 해탈하게 하고, 도제에 안주하지 못한 자 도제에 안주하게 하고, 열반을 얻지 못한 자 열반에 들게 이끈다.”                                              -『영락경』 상권-
이를 통해 사홍서원은 도를 성취할 수 있도록 ‘고집멸도’에게 더욱 힘을 실어주기 위한 방편임을 알 수 있다.


⑤ 『다라니잡집陀羅尼雜集』에서 말하는 사홍서원
『다라니잡집』 권3에서는 또 다른 설명이 보인다.
.마음은 대지와 같아라.
   이는 보살의 서원이니 대지처럼 중생의 조調의 싹과 선善의 씨앗이 자라게 하라.
.마음은 다리와 같아라.
   이는 보살의 서원이니 다리와 선박처럼 중생을 피안으로 건너게 하라.
.마음은 대혜와 같아라.
   이는 보살의 서원이니 대혜처럼 중생을 품어 기르고 진리의 근원을 얻게 하라.
.몸은 허공과 같아라.
   이는 보살의 서원이니 허공처럼 만물을 포용하며, 모든 중생이 평등하니 함께 법성을 증득하라.


⑥ 『마하지관摩訶止觀』에서 말하는 사홍서원
『마하지관』은 『육조단경』의 설명과 비슷하다.
“중생무변서원도衆生無邊誓願度, 번뇌무진서원단煩惱無盡誓願斷,
 법문무량서원지法門無量誓願知, 불도무상서원성佛道無上誓願成.”
-『마하지관』 권10하-


『육조단경』에서는 ‘법문무량서원학’이라 하고, 『마하지관』에서는 ‘법문무량서원지’라고 했으니, 겨우 한 글자 차이이다. 조사들이 사용하는 글자에 따라 차이가 있을 뿐인 듯하다.


⑦ 밀종의 『수보리심계의受菩提心戒儀』에서 말하는 사홍서원
밀종의 『수보리심계의』에서는 또 다르게 설명한다.
“중생무변서원도衆生無邊誓願度, 복지무변서원집福智無邊誓願集,
 법문무변서원학法門無邊誓願學, 여래무변서원사如來無邊誓願事,
 무상보리서원성無上菩提誓願成”
으로 다섯 구절이어서 5대 서원이라고 한다. 당시 번역한 사람의 생각이 달라 ‘여래무변서원사’라는 구절을 덧붙였으며, 또 다른 해석이 되었다.


⑧ 일본 천태종에서 말하는 사홍서원
일본 천태종에서 송지訟持하는 사람은
“중생무변서원도衆生無邊誓願道, 번뇌무진서원단煩惱無盡誓願斷,
 법문무량서원지法門無量誓願知, 무상보리서원증無上菩提誓願證”
이라고 한다. 일본의 불교는 중국의 대승경전에서 전승되었다. 역경譯經된 규장奎章을 준수하고 임의로 가감하지 않았으니 이것도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
『능엄경楞嚴經』에서는 “인因을 심는 땅이 바르지 못하면, 과果가 굴곡이 진다”는 법문이 있다. 발심하여 원을 세우려면 대大, 정正, 원圓, 진眞에 부합되어야 한다. 또한 발원이 세간의 물욕, 명예와 지위, 권세 등 어떤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아무리 위험하고 힘든 시련이 닥쳐도, 생사가 달린 일이라도 절대 자신의 서원을 잊지 않아야 한다. 오직 한 마음으로 무상의 보리를 증득하고, 중생이 생사의 거센 물결에서 벗어나길 기원해야 한다. 이렇게 발원하면 바른 길을 벗어나지 않는다.
『번역명의집飜譯名義集』에 따르면 불도를 닦는 사람은 마땅히 세 가지 마음을 내야 하다고 한다. 커다란 지혜의 마음, 커다란 자비의 마음, 커다란 서원의 마음이다. 이것은 『성불지도』에서 “보살도를 행하는 사람은 응당 반야심般若心, 대비심大悲心, 보리심菩提心 세 가지를 내야 한다.”는 내용과 같다.
발심이란 사홍서원에 의거해 보리심을 그 주로 삼고, 위로는 불도를 증득하고 아래로는 중생을 제도하겠다는 마음을 내는 것이다.


① 가없는 중생을 다 건지겠습니다
‘법을 널리 전하는 것은 집안일이고, 중생을 이롭게 함을 사업으로 삼는다’라는 말이 있다. 기꺼이 소승의 자료한自了漢에 머물길 원하는 자가 아니라면, 불도를 닦는 이는 법을 널리 전해 중생을 제도함을 자신의 막중한 사명으로 여겨야 한다. 그러므로 대승의 불법을 수행하는 자는 응당 ‘가없는 중생을 다 건지겠다.’라는 커다란 마음을 내야 한다.
그러나 중생을 제도하겠다는 원심을 내기는 쉽다. 큰소리로 허풍을 치거나 빈말을 하기도 쉽다. 그렇지만 부처님 앞이나 많은 사람 앞에서 나는 가없는 중생을 제도하겠다고 말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
더구나 ‘중생 제도’는 배고픈 중생을 보면 먹을 것을 주고, 병든 중생을 보면 치료해주는 것이 아니다. 먹을 것만 주고 병만 치료한다면 지혜가 늘어나지도, 생사를 벗어나지도 않는다. 이건 중생에게 커다란 이익은 아니다. 그러므로 『금강경』에서는 “알에서 태어난 것, 어미 뱃속에서 태어난 것, 습한 데서 생긴 것, 스스로 생긴 것, 형상이 있는 것, 형상이 없는 것, 생각이 있는 것, 생각이 없는 것, 생각이 있는 것도 아니고 생각이 없는 것도 아닌 것을 모두 다 내가 무여열반에 들게 제도하겠다.”라고 했다. 그 모습에 구애됨이 없이 모든 중생을 제도하겠다는 최승심最勝心, 최상심最上心, 무전도심無顚倒心과 무량무변한 마음을 내어 진정 ‘가없는 중생을 모두 건지겠다’는 것이다.


② 끝없는 번뇌를 다 끊겠습니다
불도를 닦는 것은 자신의 번뇌와 전쟁을 벌이는 것과 같다. 번뇌를 눌러 이기면 자연히 자신의 진여불성을 발견하고 결국 불도를 이루게 된다. 반대로 자신의 번뇌조차 끊어버리지 못하면 생사의 고해에서 끊임없이 윤회하니 중생 제도는 말할 것도 없다. 그러므로 불도를 닦으려면 먼저 자신을 완전하게 만들어 일체의 번뇌를 끊어버리겠다고 발원해야 한다.
번뇌의 최고 총사령관은 바로 ‘아집’이다. 총사령관 아래 각 부대를 지휘하는 탐·진·치라는 장수가 있다. 그들이 지휘하는 중간급 간부를 ‘중번뇌中煩惱’라고 하고, 그 아래의 부대 병졸은 ‘수번뇌隋煩惱’라고 하는데, 총 팔만 사천 가지이다. 나약한 존재인 우리 인간이 혼자 힘으로 팔만 사천의 번뇌를 당해낼 수 있는지 생각해 보라. 커다란 서원의 힘을 빌리지 않으면 조금만 잘못해도 전군이 몰살당해 영원히 빠져나오지 못하게 될 테니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