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숙_수필가, 칼럼니스트, 구룡사 불자  
이월 말쯤 전라남도 광양시 섬진마을에 가면 매화축제를 열어 야단법석이다. 섬진강변 백운산 자락의 10만평 드넓은 땅에는 매화경치가 아름다워 취화선, 다모 등 드라마나 영화의 배경장소로도 유명하다.
아직 우주만물이 추위에 떨고 있을 때에도 매화는 계속 정진하여 꽃봉오리를 부풀려 부지런한 상춘객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눈을 맞으며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어서인지 청매실은 가정상비약으로 요긴하게 쓰이고 있다.
막 더위가 시작되는 6월 중순이면, 동글동글하고 야문 서슬 퍼런 열매들이 팔려 나간다. 알뜰하고 살림솜씨 좋은 아낙들을 기다리는 것이다. 매실주(梅實酒)를 담그기도 하고 주스를 만들기도 한다.
매실로 만들 수 있는 특효약이 또 한 가지 있다.
매실과 머위로 만드는 우리 집의 상비약, 중풍예방약을 소개해본다. 재료로는 청매실 5 개, 머위 잎 5장, 계란 흰자위 1개, 청주 5티스푼과 유리그릇과 나무젓가락이 있으면 된다.
만드는 순서는 계란 흰자위를 유리그릇에 넣고 약 50회 정도 거품이 날 때까지 시계방향으로 젓는다. 머위 잎에서 짜낸 생즙 5티스푼을 넣고 50회 저은 다음, 다시 청매실 즙을 넣고 20회, 청주를 넣은 다음 더 저어서 마신다.
여기서 주위 할 점은 털머위는 안 된다. 만드는 순서도 바뀌지 않아야한다.
또한 즙을 마시고 30분 동안 물을 마시지 않아야한다. 특징은 단 한 번의 복용으로도 평 생 중풍을 예방 할 수 있다니 명약이 아닐 수 없다.
처방의 기원은 일본의 규슈, 가시시마 겐 교수의 민간요법으로 알려져 인근지역 수만 명
이 중풍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고 한다.
또한 여름철에는 물을 많이 마시는 계절이라 배탈이 자주난다. 그럴 때를 대비해서 매실 주스를 담근다. 6월 중순경 매실이 나오는 철은 바쁘다. 육즙이 많이 나오는 매실을 찾아야 하기에 시기를 놓치면 아니 된다. 전업주부라면 누구나 매실주스를 한번쯤 만들어 보았을 것이다.
매실을 깨끗이 씻어 물기를 말린 다음 매실 한 켜, 설탕 한 켜를 1:1 비율로 좋은 용기에 정갈하게 재운다. 서늘한 곳에 두어 3개월을 숙성시키면 노르스름한 주스가 된다. 숙성이 덜된 주스는 달기만 할뿐더러 독이 있을 수 있으니 숙성기간을 지켜야한다. 식성대로 차갑게, 또는 뜨겁게 마실 수 있다.
매화는‘본초 강목’에도 많은 병을 다스린다는 기록이 나와 있다.
신맛의 매실은 간과 담을 다스리고 세포를 튼튼히 하며, 혈액을 맑게 해준다고. 또한 번열을 내리게 하며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사지통증을 멈추게 하며 내장의 열을 다스리고 갈증을 조절해 준다. 그리고 토사광란을 멈추게 하고 냉을 없애며 설사를 멈추게 하고, 주독을 풀어주며 종기를 없애준다. 월경불순, 대변불통, 대변하열, 피오줌을 낫게 한다. 입 안의 냄새를 없애며 가슴앓이와 배 아픈 것을 다스리고 허증 피로를 다스리며 폐와 장을 수렴한다.
또한 중풍과 경기를 다스려 주니, 현대인들에게 이만한 명약이 없으리라. 살균과 더불어 피로회복에 뛰어나니 칼슘 흡수를 촉진하는 구연산과 사과산이 풍부해 스트레스로 칼슘의 소모가 많은 체질에 이만한 건강식품이 일찍이 없을 듯하다.
소화기관이 부실한 우리 가족은 매화꽃 필 무렵이면 얼굴에 화색이 돈다.
매화열매가 달리면 우리 가족은 이미 건강해진다.
눈보라 속에서도 군자처럼 꿋꿋하게 의지를 접지 않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어 사람에게 이로움만 주는 열매다. 주스를 담갔던 매실의 건더기도 버릴 게 없다. 육질은 반찬으로 무쳐먹고, 씨앗은 물속에 넣어 주물러 씻어 말렸다가 베개 속을 만든다. 그러면 머리가 맑아지면서 숙면을 취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