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관우
불교방송 기자, 한국기자협회 감사
아들보다 딸 선호도 높아
남아선호(男兒選好)가 그 어느 나라 보다 강했던 한국사회에 변화(變化)가 일고 있다.
아들 보다 딸을 선호하는 시대가 되고 있다.
국무총리실 산하 육아정책연구소가 2008년 전국 산부인과에서 태어난 2078명 신생아 가구를 조사한 결과다. 신생아 아버지가 임 신 중 바랐던 자녀는 아들(28.6%)보다 딸 (37.4%)이 많았다. 어머니도 아들(31.3%)보
다 딸(37.9%)이 태어나길 더 바란 것으로 나타났다.
딸 선호도가 아들 보다 7~9% 높은 것이 다. 특히 부모의 딸 선호도 편차를 보면, 아 버지가 더 높다. 다시 말해, 어머니 보다 아 없이 나타났다. 아버지가 20대인 경우 딸 선호도(38.9%)는 30대(37.8%), 40대 (27.9%)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딸을 선호하는 경향은 대도시나 중소도 시, 지방 읍·면 등에서 모두 높았다. 그러 나자녀수에대한기대(낳을 계획이 있는 자녀 수)와 이상은 달랐다. 20·30대 아버 지는 통상 1∼2명의 자녀를 기대했다. 하지 만 이상적인 자녀 수는 이보다 많은 2명 이 상을 꼽았다. 교육비 부담 등 현실적 여건 때문에 자녀를 낳고 싶어도 나을 수 없다는 게 이유였다.
가계 계승 보다 가정행복이 우선
앞으로 더 젊은 부모 세대가 등장할수록 딸 선호도가 점점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아들 보다 딸을 선호하는 이유는 무엇 일까? 가장 먼저 한국사회의 질적 변화다.
농경사회에서 정보화 사회로 변화하면서 아 들의 위상이 바뀐 것이다. 농경사회에서 아 들은 소중한 영농 후계자요 가업을 잇는 위 치를 가졌다. 그러나 정보화 사회로 접어들 면서 아들-딸의 구분이 없어지고, 오히려
딸이 더 잘 적응하고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고볼수있다.
여기에다, 부모와 자녀로 구성되는 핵가 족(核家族)이 보편화되면서 아들에 대한 가 계의 기대가 과거 대가족 시대와는 달라졌 다. 가장 큰 이유는 가계의 대(代)를 잇는 역 할도 축소 또는 희미해지거나 아예 사라지
고 있다. 대를 잇는 것 보다는 가정의 행복 을 더 소중히 여기는 분위기가 작용하고 있 다. 이런 면에서는 귀엽고 상냥한 딸이 무뚝 뚝하고 자기주장이 강한 아들 보다 가정 분 위기를 조성하는 데는 제격이 아닐 수 없다. 또 부모 세대의 노후생활 역시 아들에게 맡기는 것 보다는 스스로 책임지겠다는 의식이 강해지면서 아들 선호사상이 자취를 감추고 있는 것이다. 사실 주위를 보더라도, 부모 봉양을 아들만이 책임지는 가정은 점
차 사라지고 아들-딸이 공동으로 부담하거 나 경우에 따라서는 딸이 전적으로 책임지 는 가정도 적지 않다.
6.2지방선거의 여풍강세 여부 주목
가정에서 딸 선호도가 높아지는 흐름과 더불어 사회적으로도 여풍 강세(女風 强勢) 가 이어지고 있다. 먼저 정치권을 보면 박근 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2002년 대선 패배 이후 이어진 각종 선거에서 연승을 기록하
면서 오늘날 당을 재건하는데 결정적인 기 여를 했다. 영국과의 100년 전쟁에서 프랑 스를 위기에서 구한 절대 구국 영웅 잔다르 크에 비유해 박다르크라는 별칭을 얻을 정 도였다. 2007년 대선 당내 경선에서도 이명
박 대통령에게 후보를 내주었지만, 당원 투 표 즉 대의원 지지도에서는 박근혜 의원이앞섰다. 최근 세종시 논란 와중에도 박 전대표의 태도는 여느 남성 정치인 보다 당당하고 강력한 리더쉽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 정치권 판세를 보면, 세종시 수정안의 처리여부도사실상박전대표의선택에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의원인 심상정씨가 대표를 맡고 있다. 6.2  지방선거에 경기지사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  서 당찬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올해 서울시  장선거도또남녀대결의가능성이높아지  고 있다. 검찰의 기소로 논란에 휩싸여 있는
한명숙 전 총리가 민주당의 서울시장 후보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 현재 한나라당은 여성 후보 출마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2006년 지방선거 이후 두 번째 서울시장 선거에서 남녀 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딸-아들 역할에 대한 새로운 변화
필자가 1990년 13대 국회를 출입하던 시 절만 해도 출입기자 가운데 여기자는 없었 다. 아마 개인적인 기억으로는 95년 전후 BBS가 여기자를 처음 내보내지 않았나 생 각된다. 지금은 서울신문으로 옮겼지만 당
시 최모 기자가 여기자로는 첫 정치부 국회 출입기자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그 이후 세 계일보와 MBC 등이 가세하면서 국회 여기 자 출입은 이제 일반화되었다. 더불어 여성 의원의 숫자도 그 당시 보다는 훨씬 더 많이 늘었다. 행정부처에서도 여성가족부가 별도 로 조직될 정도로 여성문제는 이제 국가의 중요 부문이 되었다.
여성 파워의 본산(本山)은 종교계라고 할 수 있다. 법당은 물론 성당이나 교회를 가 봐 도, 대부분의 신자는 여성이다. 종교 지도자 는 남성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신자 비 은 여성이 압도적으로 높다. 한국 종교계
는 여성이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녀는 부모의 혈육 분신
아들 보다 딸을 선호하는 조사결과가 나 왔다지만 사회 현실은 아직 그렇지 않다. 가 정에서 딸의 선호도는 높을지 몰라도, 대부 분의 여성은 취업이나 승진 등에서 불이익 을 받고 있다. 남성 중심 사회에서 소외와
차별을 받고 있다. 사회 흐름 전망을 보면 여권 신장(女權 伸張)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 망된다. 또 딸 선호도 향상을 계기로 패러다 임의 변화가 일어나는 새로운 동력이 될 수 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부모 입장에서 보 면, 딸-아들 선호도는 별 의미가 없다고 볼 수 있다. 아들이라고 소중하고 딸이라 고 그렇지 않을 수 있는가! 어느 부모에 게나 자녀야 말로 만고 혈육(萬古 血肉) 을 전(傳)한 분신(分身 abatar)인데 선호 를 분별할 자리는 없을 것이다. 다만 사 회의식의 변화가 딸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전통적 부모 자식 관계가 하루아침에 바뀔 수야 없겠지만, 가족 구 조와 가족관(觀)의 변화에 맞춰 우리 사 회의 인식과 관습도 바뀌고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