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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수저 흙수저

이지숙
수필가·문화센터 강사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부모의 스펙이 화려하고 환경이 좋아서 자식들 취업에 도움이 되면 금수저를 물고 태어났다는 우스운 말이 돌고 있다. 반면에 환경이 열악하고 부모의 스펙이 화려하지 못해 자식들 취업에 전혀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경우는 흙수저를 물고 태어났다고 한다.
부모세대에게는 웃지 못 할 얘기로 허탈감마저 밀려들게 한다. 그 만큼 젊은이들의 취업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본인의 실력보다는 부모의 힘으로 취업을 하게 되는 현실에 자조감 섞인 얘기이지만 실력만을 쌓기 위해 성실히 노력하는 젊은이에게는 억울하기도 하고 이런 세상이 원망스럽기도 할 것이다.
주위에서 스펙과 학벌이 좋은 학생은 오히려 불합격하고 스펙과 학벌이 부족한데 아버지의 능력으로 공공기관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접하기도 했다. 젊은이들은 이런 소식에 왜 세상은 이리 불공정하고 불합리할까 개탄을 금치 못할 것이다. 예전처럼 “개천에서 용났다”는 경우는 이제는 발생할 수 없다고 한다.
어려운 환경에서 성공하는 경우는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간 듯 어려운 세상이고, 태어날 때부터 유복한 환경에 좋은 교육환경 속에서 자란 젊은이는 그만큼 레벨 높은 직장을 구하기가 확률상 높다는 것이다. ‘부모가 반 운명이다’라는 말은 우리 모두가 너무 노력을 다해 보지 않고 태생부터 운명을 결정한다는 나약함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물론 마라톤 인생에서 다른 사람보다 출발선이 앞서서 출발하면 종착지에 빨리 도착할 확률이 높겠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꾸준히 달리는 과정에서 생각지 않은 돌출변수 발생으로 비를 맞을 수도 있고, 넘어질 수도 있고, 심한 부상을 입을 수도 있다. 모든 상황을 운명적으로 또는 선천적으로 받아들인다면, 우리의 노력도 교육적 효과도 간과하게 되는 우를 범하게 된다.
금수저가 있다면 누군들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고 싶지 않겠는가? 그러나 금수저든 흙수저든 우리가 태어난 태생을 원망하기보다, 주어진 현실을 받아들이고 그저 열심히 씨를 뿌리는 작업을 하는 것이 인생人生이라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누군가에게 기대지 않고 스스로 힘을 기른 사람만이 인생을 반전시킬 수 있고, 누구나 자기 본연의 자리가 있는 법이다. “우리가 조금 덜 원하고 자족하면 우리 모두는 부자”라는 부처님 말씀이 가슴에 와 닿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