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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한마디의 기적

 


이지숙
작가·칼럼니스트·문학심리상담사
 
우리는 하루의 시작을 말로부터 출발하고 하루의 마무리도 말로 끝낸다. 새해를 맞이하여 많은 사람들과 수많은 대화를 하면서 그동안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 말로 실수하지는 않았는지 잠시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말의 온도는 사람마다 다르기에 똑같은 상황에서도 우리가 건넨 말에 따라 상대가 느끼는 감정의 깊이는 다를 것이다.


사회생활에서 맺어진 관계나 가족 형제간 관계에서도 누군가 힘든 상황이 발생했을 때 건네는 말투는 제각각이다. 누구는 진심 어린 말투로 힘을 나게 해주는 단어를 사용하고 누군가는 진심이 배제된 가식적인 어투의 말을 습관처럼 건네는 경우도 있다. 말 한마디의 위력은 대단해서 누군가 한 사람을 힘이 불끈 나게 해주기도 하고, 반대로 절망감에 빠지게도 한다. 남녀 배우자를 서로 찾아가는 취지의 모 방송 연애 프로그램에서는 처음에는 A라는 여자 출연자를 좋아하다가 관심이 없던 B라는 여자 출연자의 따뜻한 말 한마디에 감동하더니, 갑자기 맘이 바뀌어 나중에 결혼까지 골인했다. 그 장면을 보면서 말의 위력은 짐작하기 어려울 정도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에서 중요한 결정이 누군가의 따뜻한 말 한마디로 바뀔 수도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누군가 무심코 내뱉은 말이 어떤 사람에게는 비수가 되어 상처로 남는가 하면, 칭찬과 격려의 따뜻한 말 때문에 힘을 얻어 인생을 성공으로 이끄는 경우도 있다. ‘삼사일언三思一言’은 한 번 말할 때 세 번 생각하고 말하라는 뜻으로, 말의 신중함을 강조한 것이다. 내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도 없고 이미 날개를 달고 멀리 날아간다. 누군가의 인생을 뒤흔들 수도 있는 말의 힘을 인식한다면 절대로 말을 함부로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말을 함부로 한 사람은 나중에 말로 망하게 될 수도 있다.


온기가 있는 부드러운 말투를 쓰는 사람과는 서로 관계가 오래 지속된다. 상대에 대한 배려와 진심이 담긴 말투는 그 사람을 오래 기억하게 만들고 우리의 삶을 더욱 부드럽고 편안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반면에 배려가 전혀 없는 비난하는 듯한 냉기가 도는 말투는 상대에게 깊은 상처를 주어 인연의 명단에서 지우고 싶게 만든다. 거친 말과 행동은 스스로 깎아내리고 상대의 믿음을 저버리게 된다. 또한 남을 습관처럼 험담하는 사람은 자기 열등감이 심하고 자기 불안을 타인으로 돌리려는 비겁한 사람으로 생각된다. 타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자기중심적인 표현은 결국 상대의 신뢰를 저버리게 되고 결국에는 그런 사람 곁에는 아무도 남지 않게 된다.


혼자 살고 있는 독거노인이 세상을 떠나려고 실행에 옮기려 할 때 누군가의 “식사는 하셨어요?”라는 안부 전화 한마디에 그 결심을 거둬들였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세상에 혼자라는 외로움으로 극단적 선택을 실행하려고 했는데 누군가의 온기 어린 말투에 ‘아직 자신을 걱정해 주는 사람이 있구나!’라는 생각에 큰 위로를 받았다고 한다. 우리도 힘든 누군가에게 힘을 주는 언어, 삶을 포기하려는 사람에게 살고 싶게 만들어 주는 위로의 언어를 건넬 수 있는 따뜻한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자. 진심이 담긴 말 한마디가 누군가의 지난한 삶을 지탱해 줄 수 있는 힘을 준다면, 그건 무척 가치있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인생의 보석같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오늘도 추위에 떨고 있는 누군가에게 진심 어린 따뜻한 말을 건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