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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존중하며 서로 축하합시다

정성운
현대불교신문 편집국장

지난 겨울은 참으로 추웠다. 춘삼월인 3월이 되어 꽃이 피었으니 5월이다. 바람은 부드럽게 살갗을 서도 눈이 내렸다. 오라는 봄은 더디게 왔지만, 마침 어루만진다. 지난 겨울 혹독했던 추위를 위로하는 내 봄이다. 하얀 목련, 붉은 진달래, 노오란 개나리, 듯하다. 춥지도 덥지도 않은 날씨다. 그리고 부처님 활짝 핀 꽃이 곱다. 바람에 날리는 꽃잎이 가슴을 뛰 오신날이 다가오고 있다. 부처님오신날을 맞으며, 게 한다. 붙잡아두고 싶은 계절이다. 생각나는 것은 연꽃이다. 연꽃은 한여름에 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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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 사회는 가히 총체적 혼돈의 시대라 할 만하다. 그래도 오월은 부처님오신날이 있다. 성대한 축제를 준비해야 한다. 축제는 놀고 마시면서 감각적 쾌락을 만끽하는 시간이 아니다. 축제는 일시적인 뒤엎음을 통해 공동체성을 회복하는 기제인데, 대표적인 것이 탈 놀이다. 양반으로 대표되는 사회적 권위를 우스꽝스러운 탈로 표현하고, 야유와 풍자를 통 해 허위를 해체한다. 그리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는 것이 축제의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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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 즈음에 떠오르는 것일까. 처염상정(處染常 淨), 더러운 곳에 있어도 언제나 깨끗하다, 오래 전 우리의 스승들은 연꽃의 미덕을 이렇게 찬탄했다.
진흙 속에 뿌리를 두었으되 자태는 더없이 품위 있 고, 그 향기 또한 그윽하니 어찌 찬탄하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
법정스님은 처염상정을“사람은 본질적(本質的)으 로 홀로일 수밖에 없는 존재(存在)다. 홀로 사는 사 람들은 진흙에 더렵혀지지 않는 연(蓮)꽃처럼 살려 고 한다. 홀로 있다는 것은 물들지 않고 순진무구하 고 자유롭고 전체적이고 부서지지 않음을 뜻한다”고 했다.
계절은 분명 봄이다. 봄이다. 그러나 둘러보면 살 의의 세상이다. 갈등과 죽고 죽이기의 난장판이다.


세계 최고의 자살률을 기록하고 있는 나라가 우리나 라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손톱 밑에 가시 하나 박혀 도 고통스러워하는 육신을 깜깜한 어둠으로 몰아넣 었을까, 이런 생각을 하면 숨이 막힌다. 워싱턴포스 트는 최근 조간 10면에 `한국으로부터의 편지, 번창 한 사회의 우려스러운 경향'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 해 우리나라의 심각한 자살문제를 다뤘다.


살아간다는 것이 아슬아슬하다. 2008년 8월 기준 으로 정부가 집계한 비정규직 근로자 수는 540만 명 이다. 이는 전체 임금근로자의 33.8%에 이른다. 노 동계가 집계한 비정규직 근로자는 무려 840만 명인 데, 이 숫자에 3을 곱하면 2,520만 명이 비정규직 가족이라고할수있을터이다. 국민의절반이 해고 의 불안 속에서 생활한다는 말이 된다. 삶이 어찌 팍 팍해지지 않을 수 있겠는가. 물 한 방울 없는 사막의 모래바람 속에 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러니 젊은 남녀들이 결혼을 기피한다. 결혼을 해도 아이를 낳 지 않는다. 재생산되지 않는 사회가 되었다.
세종시법 수정안을 놓고 여당 내에서 지독한 말을 상대에게 던지면서 다툼을 벌였다. 정치적 이해관계 가 어긋난 것이 다툼의 원인이었으니, 국민들만 피 곤했다. 4대강은 지금도 논란중인데, 환경 파괴를 우려하고, 편법 진행을 염려하는 국민들을‘반대를 위한 반대론자’라고 몰아붙이는 청와대의 좁은 아량 이 답답하다. 아무리 좋은 일일지라도 반대하는 사람이 많으면, 밀어붙이기보다는 좋은 점을 더 자세히설명해 이해를 얻어야 하는 것이 상식이다.


천안함 침몰 사태는 국론의 분열을 넘어서서 큰 소용돌이 속으로 국민들을 몰아넣지 않을까 걱정된다.
침몰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는데도, 원인을 기정사실 화해서 여론을 몰아가려는 움직임이 보인다. 침몰 원
인을 밝히는데 지혜를 모으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침몰 원인을 발표했는데도 국민이 믿지 못하겠다는  사태가가장불행한 일이다 . 이런일이없도록 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데도 어느 한쪽으로 몰아가는 것은  위험한 처사다. 침몰 원인이 밝혀지면 그에 따른 대 응은 자연스런 조치로 이어질 것이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 대한 법원의 무죄 판결이 났 지만, 이 또한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사안이다. 특정 정치세력을 겨냥한 검찰권의 남용이라는 비판이 쏟 아졌다. 검찰은 곧장 항고했고, 검찰총장은 진실은 가려지지 않는다며 1심법원의 판결을 비판했다. 그런 데 뒤이어 부산의 한 건설업자가 20여 년 동안 100 여 명의 검사들에게 접대했다는‘스폰서 검사’가터 져 나왔다.


한 국회의원이 교원단체 회원의 명단을 공개한 사건도 우리 사회가 겪는 갈등의 현장이다. 사실상 전 국교직원노동조합을 겨냥한 명단 공개인데, 법을 만 드는 국회의원이 법원의 비공개 결정에도 불구하고 명단을 공개함으로써 법을 흔들어버렸다. 이런 사태 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혼란스럽다.


일조량 부족에 따른 채소 생산 감소로 농가와 도시 소비자의 밥상이 빈약해지더니 이번에는 강화도의 소 구제역 발생에 이어 충남 보령에서 돼지마저 구제 역에 걸려 전국 축산농가가 시름에 잠겼다. 한숨 소 리가 허공을 울리고 있으니, 이를 어찌할 것인가.


가히 총체적 혼돈이다. 이런 가운데 곧 지방자치단 체장과 시군구 의원, 교육감을 뽑는 선거를 치른다. 선거를 앞뒀으니 갈등은 더 깊어지고 날카로워질 것 이다. 지금까지의 상황은 예고편일 가능성이 크다. 선거일이 점점 다가올수록 독설이 난무할 테고, 선거 법과 건전한 상식을 걷어차는 악행이 우리의 미간을 특
더욱 찌푸리게 할 것이다.
그래도 부처님오신날이다. 성대한 축제를 준비해 야 한다. 봉축위원회는 올해의 부처님오신날 봉축표 어를‘소통과 화합으로 함께하는 세상’으로 선포했 다. 갈등 상황이 심각한 상황인지라 소통과 화합이 절실하게 다가온다.
축제는 놀고 마시면서 감각적 쾌락을 만끽하는 시 간이 아니다. 축제는 일시적인 뒤엎음을 통해 공동체 성을 회복하는 기제인데, 대표적인 것이 탈놀이다. 양 반으로 대표되는 사회적 권위를 우스꽝스러운 탈로 표현하고, 야유와 풍자를 통해 허위를 해체한다. 그리 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는 것이 축제의 의미이다.


전 종정 성철스님은 1986년 부처님오신날 봉축법 어를 통해“교도소에서 살아가는 거룩한 부처님들, 오늘은 당신네의 생신이니 축하합니다. 술집에서 웃 음 파는 엄숙한 부처님들, 오늘은 당신네의 생신이니 축하합니다. 밤하늘에 반짝이는 수 없는 부처님들, 오늘은 당신네의 생신이니 축하합니다. 꽃밭에서 활 짝 웃는 아름다운 부처님들, 오늘은 당신네의 생신이 니 축하합니다”라고 설했다.

만물이 부처임을 되새김과 동시에 우리가 일반적 으로 하찮게 여기는 이들을 앞에 내세워 지위의 고하 를 따지는 우리의 세속적인 마음에 죽비를 내리쳤다.


어둠이 짙을수록 별빛은 더욱 빛을 발한다. 세상이 어지럽고 혼탁할수록 고인들의 말씀이 더욱 새롭다. “자비의 미소를 항상 머금고 천둥보다 더 큰소리 로 끊임없이 설법하시며 우주에 꽉 차 계시는 모든 부처님들, 나날이 좋을시고 당신네의 생신이니 영 원에서 영원이 다하도록 서로 존중하며 서로 축하 합시다.”


-성철스님, 1986년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어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