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마닐라선원 개원 2주년 기념법회
관조
필리핀 마닐라선원
갈대 무성한 숲을 헤치고 불모지에 시작된 불사가 이루어져 마닐라선원이 개원한지 벌써 2년이 되었습니다. 지난 4월 7일, 개원 2주년 기념법회가 있었습니다.
서울에서 정우 큰스님께서 직접 참석하시어 성황리에 잘 치렀습니다.
100여분의 불자와 100여분의 필리핀 현지인들이 참석하여 부처님의 말씀을 전해 들으며 개원을 축하하는 너무나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법당을 가득 메운 신도들의 목소리와, 큰스님의 천수경 봉독은 그야말로 천상의 합창이 이런 소리가 아닐까 하고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법상에 오르신 큰스님의 법문은 이제껏 막혀 있던 마음의 번뇌를 씻어내는 말씀이었습니다.
한 말씀 한 말씀이 진리였고 마음의 때를 벗겨내는 법성이었습니다. 오랜만에 듣는 큰스님의
말씀에 많은 불자들이 환희심을 느낄 수 있었고 식후 행사로 홍재수 명창님의 회심곡으로 또 한 번 찡한 감동을 받았습니다.
필리핀은 칠천여 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나라입니다. 많은 섬만큼이나 문화도 다양합니다.
열대성기후 때문에 사시사철이 덥지만 약간의 기후변화는 있습니다. 11월부터 2~3월까지는 마닐라와 북부지방은 날씨가 서늘하여 전기장판을 사용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마닐라선원은 마닐라 근교에 있습니다.
인근에는 20여분 거리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지인 따알호수가 있는데 바다로 착각할 만큼 큰 호수 가운데에 작은 섬이 있고 그 정상에 세계에서 현존하고 있는 가장 작은 활화산의 분화구가 있습니다. 세계 여행객들의 마닐라 관광코스 1번으로 꼽히는 아름다운 곳입니다.
1시간 거리에 바탕가스라는 바다가 있고 비슷한 거리에 팍상한이라는 유명한 폭포가 있습니다. 마닐라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의 필수코스입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지역의 조용한 시골 마을에 위치한 마닐라 선원은 그야말로 청정무구한 아름다운 곳입니다.
필리핀 사람들은 아침에 일어나면 일하기 전에 기도하고, 운전사는 출발하기 전에 성호를 긋고, 이들의 종교속의 생활이 부자는 아니지만, 행복지수 최고로 웃으며 살아갈 수 있는 근원인 것 같습니다.
국민의 83%가 가톨릭신자들이고 대부분이 모태신앙자들입니다. 불교가 신해행증이라면 이들의 종교생활은 신행이라고 보면 되겠지요.
인과법 하나를 일러주어도 이들은 탄복합니다.
업장소멸, 전생 등의 교리를 들으면 신기해하고 궁금해 합니다.
마닐라선원에서는 일요일마다 필리핀 어린이들에게 오카리나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일요법회 때마다 신도들은 30여 명의 필리핀어린이들의 오카리나 연주에 맞춰 삼귀의를 봉송하고 찬불가를 부르고 산회가를 부르며 법회를 마칩니다.
몇 달 전부터 이들에게 영어와 따갈로그어로 어린이 법회를 열어 불법과 한국문화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개원 1주년 법회 때보다 훨씬 발전한 연주 솜씨에 스님께서도 기뻐하시고 칭찬하셨습니다.
마닐라선원 불자들은 통도사 포교당의 소임을 다하고자 노력하며 하루빨리 교민들의 사랑방 역할도 하고 또한 불심을 일으키고 깊어지도록 도와주기 위한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어른들을 위한 불교 기초교리반, 어린이를 위한 한글교실, 한자교실 등 할일이 산더미이지만 기쁨으로 여기며 즐거이 하려합니다.
또한 이번 겨울방학을 시점으로 필리핀이라는 특성을 살려서 템플스테이 영어 해외포교 연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마닐라선원에는 경내에 훌륭한 템플스테이 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영어어학연수를 계획하고 계시는 불자들이 안심하고 저렴한 경비로 자녀를 믿고 보낼 수 있는 영어어학연수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부처님 품안에서 사찰예절과 불법을 배우며 영어 공부도 하고 봉사활동, 마닐라 관광과 문화체험도 할 수 있는 템플스테이는 훌륭하고 특별한 경험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번 개원법회 때 큰스님께서 말씀하신 교육사업의 연계는 이제 마닐라 선원 불자들의 염원이 되었습니다. 십 년, 백년 뒤를 내다보며 마닐라선원이 필리핀에서 자리 잡고 불법을 널리 퍼뜨리는 도량이 되기 위해서 가져야 할 대원을 세워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정우 큰스님의 크신 원력의 힘을 빌려 지금 당장은어렵더라도 실망하거나 포기하지 않으려 합니다.
큰스님의 법문을 떠올려 봅니다.
“기약할 수 있는 내일은 없다. 어제는 지나간 오늘이고 내일은 다가올 오늘이니 오직 오늘만 있을 뿐이다. 오늘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오늘을 위해 열심히 살아야 후회 없는 삶이 될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아직도 마닐라선원 법당에 들어서면 법상에 오르시어 법문하시던 큰스님의 모습이 생생합니다.
지금 주지스님의 공석 때문인지 며칠간이나마 계셨던 큰스님의 자취가 더욱더 간절히 그립습니다.
마닐라선원 불자들의 가장 큰 염원은 훌륭한 스님을 모시고 부처님 말씀을 등불 삼아 쉬지 않고 정진하는 것입니다.
알고 싶고 또 알고 싶은 목마름으로 부처님의 말씀을 공부하기 위해 마닐라선원 불자들은 모입니다. 왕복 4~5시간의 길도 멀다 하지 않고 일요법회에 참석하시는 거사님, 어린 자식들을 데리고 오시는 젊은 불자님, 더운 날씨에도 정성껏 기른 산나물들을 깨끗이 다듬어 점심공양에 가져오시는 노보살님, 법회 때 마다 떡공양을 올리시는 보살님, 묵묵히 봉사하는 불자님들, 간간히 지나가는 길에 마닐라선원 간판을 보고 3km 길을 찾아들어와 절에 오신 분들….
이 모든 분들이 마음속에 있는 불성을 스스로 깨닫고 부처가 되기 위해 수행 정진할 때 마음의 기둥이 되어주는 마닐라선원 도량은 우리가 가꾸고 발전시키고 아름답게 지켜나가야 할 목표입니다.
가끔 외국에서의 신행 생활이 힘들고 외로울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영축총림 통도사 필리핀 포교당”이라는 타이틀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모릅니다. 한국 불자들이 불교의 성지로 인도를 떠올리듯이, 우리 마닐라선원 불자들은 통도사의 불자라는 소속감을 느끼고 통도사를 마음의 성지로 생각하며 자랑스러워합니다. 불자들이 인도를 비롯하여 남방의 여러 불교 성지들을 순례하기를 소원하듯이 우리는 한국에 가면 통도사, 구룡사, 여래사 등등을 가보고 싶습니다. 또한, 마찬가지로 한국의 불자님들이 여기 필리핀 마닐라선원을 한 번씩 찾아와 주시고, 서로 교류 할 수 있다면 정말 얼마나 행복하고 든든할까 생각해 봅니다.
야자수로 둘러싸인 절의 경관은 남국의 정취를 흠뻑 느낄 수 있고 한국 전통 사찰의 모습을 가진 절의 경관은 한국의 정취를 느끼게 합니다.
정말로 오묘한 조화를 이루는 이 풍경이 방문하신 분들로 하여금 감탄을 저절로 자아내게 합니다.
특히 법당에서 바라보는 야자수와 어우러진 밤하늘의 별은 한편의 시가 저절로 나오게 합니다. 큰스님께서 발원하신 단청불사가 이루어져 한국 전통의 색이 입혀진다면 더 멋진 모습이 되리라 기대합니다.
앞으로 인연이 닿아 많은 불자님께서 마닐라선원을 방문하시고, 걸음마하고 있는 두 살배기 우리에게 격려와 힘이 되어주시기를 발원합니다.
어느 큰스님 법문에 “인생은 무상이지만 인과는 뚜렷하다.”고 하셨습니다. “인은 심는 그 순간 열매를 맺는다”고…. “얼마나, 어떻게, 언제 나타날지는 나에게 달렸다”고 하셨습니다. 정우 큰스님께서도 “내가 언제 심은 인인지도 모르는 것이 자라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우리는 좋은 씨앗을 심고, 좋은 열매가 반드시 수확될 것을 믿어야 합니다. 신심을 가지고, 흔들리지 않는 불심을 가지고 정진 또 정진할 것을 다짐하며 아름다운 불국토, 필리핀 마닐라선원을 이루기 위한 씨앗들을 부지런히, 열심히 심고자 합니다. 다시 한 번 정우 큰스님의 마닐라선원 개원 2주년 기념법회 집전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