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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게 보내는 편지

이지숙
수필가·문화센터 강사


인생을 80세까지 생존할 수 있다고 계산해서 1세부터 80세 사이에 가장 아름다운 나이는 몇 살일까? 여자의 관점에서 보면 아무래도 얼굴의 민낯도 자신 있고, 외모에서도 활짝 핀 꽃봉오리 같은 황홀한 나이 20대가 아닐까 싶다.
그중에서도 대학교 졸업반 정도 되는 24세는 대체적으로 학생과 직장인의 경계가 되는 나이로, 젊다는 이유로 여러 가지 특권을 누릴 수 있는 나이인 것 같다. 무얼 해도 예쁘고 건강하게 보이고, 보는 이로 하여금 흐뭇함과 함께 기분 좋은 미소를 만들어 주는 나이! 지금 내 딸의 나이가 바로 꽃다운 나이 24세이다. 20살이 넘은 게 바로 엊그제 같은데 벌써 24세라며 세월의 속도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 채 엄살을 떠는 딸의 모습에 “이제 너도 세월의 빠른 가속도가 의식이 되는 나이구나. 그러나 아직 너무나도 많은 가능성과 꿈을 펼쳐볼 수 있는 좋은 나이란다.”라며 희망의 말을 건네 본다.
딸아, 나는 네 나이에 삶의 곳곳이 이렇게 지치고 힘든 것들이 산재해 있으리라는 상상을 못했고, 인생이라는 바다의 돛단배에 폭풍이 세차게 휘몰아치리라는 예측도 못했단다. 온통 희망과 꿈의 꽃동산인줄 알았지. 탄탄대로 행복 그 자체가 내 것이 될 줄 알았고, 내가 마음먹은 대로 얼마든지 인생을 조종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단다. 젊음의 오만과 얄팍한 자신감이었지!
사랑하는 딸아!
인생이 늘 따뜻하지만은 않고, 때로는 혹독한 추위의 겨울이 다가오더라고 꿋꿋하게 잘 견디렴. 그것은 곧 너를 단단하게 만들기 위한 초석이 될 것으로 믿는다. “삶의 고통과 시련으로 육체와 영혼이 비명을 지를 때면 비로소 나는 인간이 되는 것이다.”라며 스스로를 다독이라는 누군가의 말처럼 완전한 인간이 되기 위한 여정으로 생각하렴. 지금의 네 모습은 활짝 핀 장미꽃처럼 너무나도 매혹적이고 예쁘단다.
그러나 그 황홀한 장미도 활짝 만개한 후에 반드시 시들어 꽃잎이 떨어지는 시간이 오는 것처럼 우리 人生도 무한한 가능성과 꿈의 무지개가 피어오르던 20대가 지나면, 조금은 삶의 무게가 버거워지는 30대가 오기 마련이지! 유수같이 흐르는 빠른 세월을 아쉬워하지 말고, 지금 이 순간 누군가를 마음껏 사랑하고, 자연의 아름다움을 마음껏 느끼고 너의 꿈을 마음껏 펼쳐보렴.
‘말 한대로 이루어진다’는 주문을 외우며 너의 목표를 향해 화살을 쏘면, 반드시 꿈의 과녁을 맞출 수 있으리라 믿는다. ‘나이가 벼슬이다’라는 속담처럼 지금의 젊은 네 나이는 바로 황금기로 그 자체만으로 큰 힘을 가지고 있는 시기이니, 꿈의 씨앗을 잘 뿌려 적당한 사랑과 양분으로 풍년의 수확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누군가 주는 행복이 아닌 스스로 찾는 행복의 주인이 될 그날, 행복의 깃발은 너를 향해 흔들어 줄 것으로 엄마는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