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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은 푸른 하늘에 있고 물은 물병에 있도다








  원명스님
  영축총림 통도사 방장





상봉수문환가로(相逢誰問還家路)
산자고혜수자심(山自高兮水自深)


누구를 만나 가는 길을 물으면
산은 스스로 높고 물은 스스로 깊더라.


이 도리(道理)는 남녀노소(男女老少)가 따로 없고 존비귀천(尊卑貴賤)도 없으며 초학(初學)과 구참(久參)이 따로 있지 않으며, 출가와 재가도 없고, 오직 당인의 결정심(決定心)에 있습니다.
이것을 굳게 믿어 정진해 나간다면 보리화가 피어나게 되는 것입니다.

오늘 대중들은 각자 하나씩 화두(話頭)를 꿰차고 생사(生死)를 판가름하겠다는 각오로 이 자리에 앉았습니다. 한 가지 모범을 보이겠습니다.

어떤 수좌가 조주스님에게‘개에게도 불성이 있습니까?’하니‘없다’고 한 이 한마디만을 간절히 들어야 합니다.
일체 모든 중생이 불성이 있건만 어찌하여 개에게도 불성이 없는가? 라고 하는 분별심의 화두를 들어서는 안 됩니다. 사량분별(思量分別) 이전의 화두를 간절히 들어야 하겠습니다. 언제나 끊어지지 않게 들되 고요하거나 시끄러운 속에서도 분명하게 들어야 할 것이요, 자나 깨나 매(昧)하지 않아서 일부러 들려하지 않더라도 저절로 들어지게 될 때까지 해야 합니다.

만약 공부를 하는데 있어서 유무(有無)의 견해에 떨어지면 결코 이 집안의 소식과는 점점 멀어져 버리게 된다고 선지식들도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니 굳은 확신을 가지고 공부를 지어가기만 하면 삼세제불의 본원으로 통하는 길이 눈앞에 훤히 펼쳐 질 것입니다.


요요명명불복장(了了明明不覆藏)이니
청자청혜장자장(靑者靑兮長者長)이라.
적적무의번일척(的的無疑飜一擲)하면
맥연점두자환향(驀然點頭自還鄕)하리라.


뚜렷하고 훤히 밝아 덮거나 감출 수 없나니
푸른 것은 푸르고 긴 것은 길도다.
분명하게 의심 없어 한 번 되돌려 버리면
문득 고개 끄덕이며 고향으로 돌아가리라.


사부대중은 반드시 철저하게 화두를 타파해 목전에서 한 물건의 무애자재(無碍自在)한 도리를 분명히 밝혀야만 부처님과 역대조사와 시은(施恩)에 보답하는 길입니다.
생사를 판단하는 데에 있어서 범부(凡夫)와 성인(聖人)의 구별도 없고 선후차별도 없습니다.
다만 뼈에 사무치는 몸부림을 쳐 본 사람만이 비로소 파안대소(破顔大笑를) 하게 될 것입니다. 정진하고 또 정진하기 바랍니다.


지금청설하번문(只今聽說何煩問)인고
운재청천수재병(雲在靑天水在甁)이로다.


지금 어떻게 분명히 말하고 있건만 어찌 번거로이 또 묻는가?
구름은 푸른 하늘에 있고 물은 물병에 있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