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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정예하 신묘년 하안거 결제법어

세상에서 가장 비싼 것은 무엇인가


도림 법전
대한불교조계종 종정


대한불교조계종 종정 도림 법전 대종사는 불기 2555년 하안거 결제일(5월 17일)을 맞아 전국의 수행납자들에게 더욱 정진할 것을 격려하는 법어를 내렸습니다.
법전 스님은 조산본적(曹山本寂) 선사와 납자와의 문답을 예로 들며 화두를 던졌다. 종정 스님은 “조산본적 선사는 세상에서 가장 비싼 물건을 ‘죽은 고양이 두개골’이라고 하였다.”며 “더럽고 쓸모없는 흉물을 어째서 가장 비싸다고 하는 것인지, 구순 하안거 동안 죽음을 각오하고 궁구하면서 이 의심을 해결할 수 있도록 부지런히 화두를 참구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하안거는 결제 하루 전날인 5월 16일 저녁 결제대중들이 모인 가운데 각자의 소임을 정하는 용상방(龍象榜)을 작성한 후, 결제 당일인 5월 17일 오전 10시 사찰별로 어른스님에게 결제법어를 들은 후 3개월간의 참선정진에 들어갔습니다.
이번 안거에는 제방선원 100여 곳에서 2200여명의 납자들이 방부를 들여 수행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종정 도림 법전 대종사의 신묘년 하안거 결제 법어 전문입니다.
<편집자 주>


조산본적(曹山本寂) 선사에게 어떤 납자가 물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비싼 물건은 무엇입니까?”
“사묘아두(死猫兒頭)이니라. 죽은 고양이 두개골이다.”
“무엇 때문에 죽은 고양이 두개골이 가장 비쌉니까?”


이 화두에 등장하는 ‘사묘아두(死猫兒頭)’란 죽은 고양이 두개골을 말합니다.
이것은 귀하다고 하거나 천하다고 하는 대립의식을 최대한 이용하여 그 해답을 찾게 하고자 하는 공부법이라고 하겠습니다. 이것은 본래 가치가 없는 물건이지만 여기에 대하여 비싸다거나 싸다거나 하는 두 가지 길을 모조리 차단하여 다른 모든 분별의 근거를 빼앗을 목적으로 설정한 것입니다. 선지식들은 죄 없는 고양이를 유인하여 마른 우물에 빠뜨리곤 했습니다. 공부하는 납자들을 절체절명의 궁지로 몰아넣어야 거기서 빠져나오기 위해 바둥거리듯이 생사에서 벗어날 공부하는 마음을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남전(南泉) 선사는 고양이를 두 동강 냈고 조산 선사는 죽은 고양이의 두개골을 말했지만 이는 세존께서 꽃을 들어 보인 것과 구지선사가 엄지를 들어 보인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또 관음보살이 펴는 천개의 팔이나 구지 선사가 세운 한 개의 손가락도 알고 보면 매 한가지인 것입니다.
조산본적(曹山本寂) 선사는 세상에서 가장 비싼 물건을‘죽은 고양이 두개골’이라고 하였습니다.
이 사묘아두(死猫兒頭) 공안은 죽은 고양이를 화두로 삼아 많은 공부인들로 하여금 의문을 품도록 만들었습니다. 그것은 가장 더럽고 쓸모없는 흉물인데 어째서 가장 비싸다고 하는 것일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죽음을 각오하고 궁구하면서 이 의심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끝까지 이 선방을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용맹심으로 구순(九旬) 하안거 동안 부지런히 화두를 참구하시기 바랍니다.


졸객무졸주(卒客無卒主)하니
의가불의진(宜假不宜眞)이로다


갑자기 찾아 온 객을 잘 대접할 주인이 없으니
가짜를 내놓을 것이지 진짜를 보여줄 일은 아니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