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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만남 긴 이별

이지숙
수필가·문화센터 강사


사람과 사람이 만나 서로 호감을 느끼는 순간은 단 몇 초에 결정된다고 한다. 문 앞으로 들어서는 순간 상대에 대한 호감도가 결정된다고 하니 너무 빠른 순간에 우리는 상대에 대해 호감인지 비호감인지를 결정하는 것 같다. 마음에 드는 상대를 만나 누군가와 교제를 할 때도 오랜 시간 교제를 했다고 사랑의 강도가 큰 것도 아니고 절실한 것도 아닌 것 같다. 단 몇 회의 만남으로도 상대에 대한 강인한 인상을 간직한 채 사랑의 감정을 느낄 수도 있으니, 결코 만남의 횟수에 사랑의 정도와 크기가 비례한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긴 만남 짧은 이별과 짧은 만남 긴 이별 중에 우리는 어떤 만남을 종종 선택하는 것일까?
긴 만남 짧은 이별은 오랫동안 긴 만남을 지속해 오다가 헤어짐을 선택했을 때 그 여운이 길지 않은 만남, 즉 쉽게 잊을 수 있는 경우를 말한다. 이별 후에 서로에게 별로 상처로 남지 않고, 아쉬움도 적고, 바로 다른 상대로 갈아타기를 해도 무리가 없는 만남을 의미하는 것이다. 비록 만남의 시간이 길어도 별로 마음이 가지 않았던, 사랑이라고 표현할 수 없는 그런 만남을 얘기하는 것이리라! 짧은 만남 긴 이별은 비록 만남의 횟수는 적고 긴 시간이 아닌 만남을 지속했지만, 이별 후 뇌리 속에 영원이 남을 것 같은 강한 사랑을 심어준 만남을 의미한다.
아픈 기억을 잊어버리는 방법으로 사람들은 ‘신의 선물’인 망각을 선택하곤 한다. 그러나 망각이라는 신의 선물도 해결해 주지 못할 정도로 각자의 뇌리 속에 영원히 각인되어 있는 사랑하는 사람과의 추억이 존재할 수도 있으리라! “그 사람이 우리에게 온다는 것은 그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그의 미래가 함께 오는 것이므로 실로 어마어마한 일”이라고 한다. 그런 어마어마한 위대한 일이 바로 사랑을 동반한 만남이다.
단순히 외로워서, 때로는 심심해서, 人生이 지루해서 찾는 책임감이 수반되지 않은 가벼운 만남을 원하는 이들은 긴 만남 짧은 이별을 원할 것이고, 그래도 人生에서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는 멋진 사랑을 꿈꾸는 者라면 짧은 만남일지라도 긴 이별을 원할지도 모르겠다.
현대화된 디지털 시대의 사랑에서 사랑이 금세 녹는 각설탕처럼 덧없는 것이라 해서, 긴 만남 긴 이별보다는 빠른 스피드를 원하는 짧은 만남 짧은 이별을 추구할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상대에 대한 좋은 감정이 우리를 변화시키고, 문득문득 외로운 삶이지만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우리에게 제공해 주는 좋은 추억으로 오랫동안 남을 수 있는 사랑을 소망한다. 모두가 꿈꾸는 만남, 모두가 꿈꾸는 아름다운 이별이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에게 살포시 다가오길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