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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이 제대로 나지 않으면 병난다


문상돈
한의학 박사
원광대학교 한의대 외래교수
햇살고운한의원 대표원장


화물트럭 운전을 하는 50대 중반의 유 아무개씨는 전신에 땀띠가 돋아서 내원하였다.
6월부터 날씨는 더워지는데 땀이 나지 않으면서 피부가 좁쌀처럼 붉어진다는 것이다. 트럭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운전하면 낮에는 햇볕이 차내로 들어와 체온이 상승하면서 땀이 나야 되는데, 땀 배출이 원활하지 못하면서 전신에 땀띠가 나고 몸이 덥고 무척 답답하다는 것이다.
식당에서 숯불 피우는 직종을 가진 이 아무개씨는 평소에 땀이 많은 편인데, 뜨거운 공간에서 일을 해야 하는 직업의 특성상 여름만 되면 땀이 물 흐르듯이 줄줄 난다고 한다. 올해는 유난히 땀이 더 많이 나서 찬물만 들이켜게 되고 저녁때 쯤 되면 밥맛이 없으며 나른하고 무기력해서 눕고 싶기만 하다.
때 이른 무더위로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송글송글 맺힌다. 땀이 배출된다는 것은 몸의 신진대사가 활발하다는 뜻이다. 계절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정상인은 하루 600~700㎖의 땀을 흘린다. 여름철에 앉아서 일하는 사람은 하루 약 1.5~2ℓ, 심한 운동을 하는 사람은 4ℓ 이상 땀을 흘린다. 체질적으로 땀을 많이 흘리는 다한증多汗症 환자들은 하루에 정상인보다 3~8배나 많은 2~5ℓ의 땀을 흘린다. 이처럼 땀은 여름철 건강의 척도라고 할 수 있다.
땀은 증발하면서 피부표면을 식혀 체온을 떨어뜨리고 수분과 함께 소량의 염분과 노폐물을 배출한다. 땀은 체온이 올라가거나 흥분했을 때 얼굴, 목, 가슴, 등, 팔, 손 등으로 열을 발산해 체온을 조절하는 ‘냉각장치’ 역할을 한다. 무더운 여름철 체온이 올라가도 땀이 잘 나지 않는 노약자들이 일사병 또는 열사병으로 잘 쓰러지는 이유도 땀이 냉각장치 역할을 못하기 때문이다.
땀은 체온조절과 함께 각종 질환을 알려주는 신호등이다.
뚜렷한 이유없이 온몸에서 땀을 많이 흘리면 감기와 같은 감염질환, 갑상선기능항진증, 말단비대증, 당뇨병에서 저혈당, 심장기능 저하, 뇌졸중 후유증, 갱년기장애, 자율신경 불안정 등의 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다.
특히 식은땀을 흘리면서 현기증이 나거나 가슴 또는 위에 통증이 있으면, 심장마비가 올 가능성이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에 곧바로 병원에 가야 한다.
상기한 것처럼 땀은 많이 흘리는 것도 문제지만 전혀 흘리지 않는 것도 문제다. 의학적으로 땀을 많이 흘리는 것을 다한증多汗症, 거의 흘리지 않는 것을 무한증無汗症이라고 한다.
다한증은 생명과 관계가 없는 질환이지만 사회생활을 하는 데 무리가 올 만큼 심각한 경우도 있다. 다한증은 갱년기 여성, 원기 허약, 갑상선기능항진증, 비만, 당뇨병 등으로 발병한다. 
무한증은 땀구멍이 막혀 체온조절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위험한 상황이 올 수도 있다.
무한증은 기립성 저혈압, 다발성 경화증, 홍반성 루푸스 등의 병이 있을 때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당뇨병성 신경병증, 건선, 아토피 피부염 등과 함께 나타날 수도 있다.
무한증 증상이 가벼운 경우에는 피로감, 불쾌감, 두통이 생기고 점차 구역질, 현기증, 심계항진, 흉통 등을 느끼게 된다. 특히 여름철에는 쉽게 체온이 상승해 과도하면 일사병이나 소모성 열사병이 생길 수도 있다.
무한증 환자는 운동을 삼가는 것이 좋다. 무한증 치료는 우선 원인을 찾는 것이 중요하고, 약물에 의한 무한증이라면 약물을 교체하거나 복용을 중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위에서 언급했던 트럭운전기사는 땀을 내주는 마황발표탕이라는 처방을 3일분 써서 치료했고 식당 숯불 피우는 직원은 황기계지탕이라는 보약을 20일분 처방해서 개선되었다.
한방에서는 땀을 허증과 실증으로 나눠서 치료하는데, 트럭운전기사는 땀샘이 열리지 않는 실증으로 주로 마황이라는 약을 땀샘을 열어주면서 땀이 자연스럽게 나게 되었고, 식당직원은 원기가 떨어져 땀샘을 오므릴 수 있는 기운이 없을 정도로 몸이 허약해진 상태이므로 황기 인삼 등 보약을 처방하여 기운을 돋아주고 땀샘을 수렴시켜서 치료하였다.
같은 땀이라도 원인에 따라 치료방법이 전혀 다르고 결과 또한 큰 차이가 나는 것이 한방의 묘미이기도 하다.
햇살고운 한의원 576-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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