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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성지순례기<4>

본심행
구룡사 불자


<지난호에 이어서>


드디어 우리는 성도지 보드가야로 향했다. 멀리서도 마하보디사원 52미터 대탑이 보인다. 숙소에서 10여분 거리에 있어 호텔에서 짐을 풀고 보드가야 대탑으로 향했다.
기원전 3세기 아쇼카왕이 부처님의 성도지에 세운 탑인데 회교도의 침입으로 파괴되었다. 1881년 영국의 커닝햄 장군에 의해 발견, 인도 불교에서 가장 뜻 깊고 중요한 장소이다.
룸비니 동산에서 태어나신지 35년 왕의 자리를 버리고 진리의 길을 찾아나선지 6년이 되던 기원전 589년 12월 8일 그로부터 7일씩 7군데, 49일 동안 이 언덕 위에 머무시며 선정에 드신다. 7.7선정터는 다 찾지는 못했다. 그동안 다녔던 성도지 중 가장 규모도 크고 사람들도 많다.
핸드폰도 못 가져가게 한다. 법당 안은 기도드릴 공간도 없다. 그 법당에서 부처님께 가사를 입히시는 모습이 보인다. 사원은 온통 부처님 발자취이다. 우리 일행은 보리수나무 아래 자리를 잡고 기도를 했는데, 나를 포함해서 거의 모든 보살들이 108배를 한다.
모든 근심을 내려놓고 이 순간의 기쁨을 오래오래 간직하리라~~!
인도 성지순례 한번 가기도 힘든 귀한 시간이라 생각하니 환희심이 가슴속에 스며드는 듯하다. 온몸을 땅에 던지며 오체투지를 하는가 하면 명상에 든 이도 있다.
금강좌에서 깨달음을 얻으신 부처님이 첫발을 내디딘 곳에 부처님 발자국이 새겨졌다. 연못에 부처님을 휘감고 있는 용의 모습, 깨끗하게 정돈된 사찰 곳곳에 살이 찐 개들도 어엿한 식구인 양 드러누워 있다.
숙소에서 보드가야 사원 가는 길에 수많은 가게들이 있는 데 어느 옷가게에 들어가 보살님이 우리에게 옷을 사주어서 하나씩 입었다. 다음날 입고 관광을 하니 이쁘다고 한다.
옷가게서 옷을 고르는데 한바탕 시원한 소나기가 지나간다. 그동안 매일 숙소가 달라, 짐 싸는 게 일이었는데 보드가야에서 2박을 하니 다소 시간적 여유가 있어 이튿날은 개별적으로 마하보 디 대탑이 있는 사원에 가서 『금강경』을 읽으며 몰래 가지고 들어간 휴대폰으로 사진도 찍었다.
호텔에서 나와 그동안 구룡사에서 말로만 듣던 한국 절 고려사로 향하는데, 성도지에서 그리 멀지도 않고 땅의 규모도 꽤 크다. 좋은 위치에 자리 잡고 있어 앞으로 이곳에 선방을 만든다고 하니 기대가 된다. 앉아서 차를 마시며 도란도란 얘기도 나누며 시간을 보냈다.


구일 째
성지순례 9일 째 되는 날에는 사르나트에 있는 초전 법륜지 녹야원으로 이동했다. 이곳은 부처님의 5대 제자가 부처님을 떠나 사슴동산에서 수행을 하여 녹야원이라고 한다. 부처님은 성도 후 이들을 교화하기 위해 갠지스강을 건너 사르나트에 당도하여 최초의 설법을 하시는데, 그리하여 초전법륜지라고 한다.
초전법륜의 내용은 4성제의 고집멸도苦集滅道이다. 괴로움과 원인을 밝히고 괴로움을 없애고 열반에 이르는 방법을 설해놓은 것이다. 부처님은 5제자에게 “비구들이여 나는 두 가지 극단을 버려 중도의 길을 깨달았다. 하나는 감각적 쾌락이고 하나는 고통이다.”라고 말씀하셨다.
녹야원은 5비구를 비롯해서 60인의 출가인과 재가인이 모여 불교 최초의 교단이 확립된 장소로써, 부처님의 설법을 기념하기 위해 다메크 대탑을 세운다. 이 탑은 높이 44미터, 지름 36미터의 규모로 웅장하고 거대한 모습이다. 500년 경 굽타 왕조 때 세워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곳에도 아쇼카왕이 세운 석주가 있다. 대탑을 멀리 두고 자리를 잡고 기도를 하였다. 성지순례는 스님과 함께 하니 기도하기도 좋다.
이곳에도 기도 중에 먹이를 찾아다니는 개들이 우리 주변을 맴돈다.
우리는 다시 인도 2대 박물관 중의 하나인 녹야원 박물관으로 향했다. 박물관은 힌두교와 불교를 2관으로 나누어 유물들을 보관하고 있다. 아쇼카 석주의 4마리 사자상이 여기에 있었다. 모나리자 미소 못지않은 그윽한 아름다움의 부처님 상을 보았는데, 초전법륜상이라고 한다. 코 부분이 훼손되긴 했지만 그 아름다운 모습에 한동안 멍하니 바라보았다. 내가 본 가장 아름다운 미소였다. 지금도 그때의 부처님 모습이 떠오른다.
 
마지막 날
이제 여행의 마지막 밤이다. 호텔 내 가게에서 실크스카프를 샀다. 7불로 가격도 저렴하고 나름 실크도 부드러워 맘에 들었다.
호텔 마지막 밤을 보내고 새벽 갠지스강 일출을 보러 갔다. 새벽이라 날씨가 꽤나 쌀쌀해서 가져간 패딩 잠바도 입고 마스크도 하고 보트에 타니 그곳에도 물건을 파는 사람들이 우리를 에워싼다. 가격을 흥정하고 꽃잎촛불을 강에 띄우며 소원을 빌어본다.
인도인에게 갠지스강은 하늘이 내려준 신선한 강이란다. 멀리 빨래를 하는 사람도 보이는데 그 더러운 갠지스강가에서 빨래를 해서 널어놓은 것이 우리가 덮고 잔 이불일까?~~~ 궁금해진다.
그들은 천민으로 매일 빨래만 한단다.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리라~~~.
화장터도 있는데 인도인들은 갠지스강에 자신의 유골이 뿌려지는 것을 천국에 도달한다고 믿는단다. 삶과 죽음이 같은 자리에 있다. 파괴의 신인 시바신이 수미산에 살았는데 워낙 춥다보니 그 부인이 추위를 견디지 못해 남편 시바신에게 부탁하여 이곳에 살게 해 주었다고 하는 설화가 있다.
갠지스강 모레가 너무 고와서 한 줌을 가져왔다. 녹야원에는 통도사에서 지은 한국 사찰 녹야원이 있다. 우리 일행은 릭샤를 타고 먼지 나는 길을 따라 갔는데, 생각보다 규모가 꽤 컸다. 우리 일행은 그곳에서 점심공양을 하였는데 맛있었다. 반찬이 엄청 짜긴 했지만~~. 이 사찰에는 녹야원답게 부처님이 5비구에게 설법을 하시는 부처님 상이 모셔져 있었다.
시간이 좀 남아 일정에 없는 스리랑카 스님이 주축이 되어 세운 절 대각회도 들르고 여행사에서 인도 요쿠르트를 사 주신다기에 요쿠르트 가게를 들렀다. 가게에서는 흙으로 만든 일회용 컵으로 요쿠르트를 담아준다. 한 번 먹고 버리긴 아깝다며 어느 보살이 한국에 기념으로 가져가신다고 한다.
가게며 야쿠르트를 만드는 남자며 역시 인도답게 지저분하긴 한데, 나도 인도에서 며칠 머무르다 보니 위생관념이 조금은 마비가 된 듯 야쿠르트가 맛있다. 그들과 대화하고 요쿠르트를 주문하는 여행사 대표의 인도사람 못지않은 자연스러운 모습에 덩달아 더 맛있게 먹게 된 것 같다.
이제 모든 일정을 마치고 바리나시 공항에서 국내선으로 델리공항으로 출발했다. 드디어 한국으로 돌아간다.
인도 여행 중 버스로 이동 하다보면 시골인데도 길가에는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많아 인도가 인구가 많음이 실감났다. 길가에 자주 보이는 나무에 있는 빨간 꽃은 목화꽃이라고 한다.
온통 거리는 뿌옇고 자동차, 릭샤, 소들, 사람들이 엉켜 다니고 곧 사고가 날 것 같지만 다들 잘도 빠져 나간다. 인도스러운 불편함에도 그런대로 적응했고 어딜 가나 꽤재재 해 보이는 행색들이고, 빈민층이 많지만, 잘 살고 있는 우리가 행복한 걸까하는 물음에는 정답이 없지 않을까. 그런 비교 자체가 오만일지 모른다~~.
인도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숙소도 좋았고, 음식도 인도 요리사가 한국 요리를 한국 주부들 보다 더 잘 해서 우리가 요리를 배우고 올 만큼 맛있었다. 척박한 인도지만 나름 여유 있게 여행을 끝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인도가 문득 그리워지기도 한다.~~~
부처님의 가르침이 등불 되어 번뇌를 끊고 모든 사람이 하늘아래 행복해 지길~~~^^^.<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