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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변비, 통곡물로 개선할 수 있다

문상돈
한의학 박사|원광대학교 한의대 외래교수|햇살고운 한의원 대표원장


얼마 전 20대 중반의 여성이 내원했다.
일본 유학생활 2년간 편의점 음식을 주로 먹었고 그때 생긴 변비가 심해져 이제는 한 달에 겨우 1~2번 배변한다고 했다. 변비약을 먹으면 그나마 억지로 배변이 가능했는데, 최근엔 아예 변을 볼 수 없어 치료하러 왔다고 한다. 필자는 먼저 식단을 바꾸어볼 것을 권했다. 인스턴트식품과 가공식품을 제한하고 통곡물과 야채만 먹도록 했는데, 고맙게도 열심히 따라주었다. 그 결과 3주정도 지나면서 매일매일 자연배변이 가능해지고 무지막지하게 얼굴에 올라왔던 왕뾰루지가 없어지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봤다.


삼쾌三快라는 말이 있다.
먹고 자고 배설하는, 이 세 가지만 잘하면 건강하다는 의미다. 건강에 관심이 높은 현대인들은 어떤 것을 먹느냐에 대한 고민이 많다. 마트에 가보면 유기농 부스가 따로 마련되어있는데, 같은 식품이라 할지라도 유기농이면 훨씬 비싸다. 그런데도 잘 팔리는 걸 보면 사람들은 이제 건강을 위해서라면 아끼지 않는 것 같다. 하지만 먹는 것만큼 싸는 것도 중요하다. 유기농 웰빙 식품을 먹더라도 배설이 잘 되어야 체내 찌꺼기가 남지 않는다. 배설의 종류에는 대변 소변 땀 호흡 등이 있다. 그중 대변이 가장 큰 역할을 하는데, 배변기능 약화로 근래 들어 대장암과 여러 가지 질병이 급증하고 있다.


필자는 변비환자들에게 기본적으로 통곡물을 추천한다.
통곡물이란 식용불가부분만 제거한 곡물을 뜻한다. 식감이 거칠어 입안에서 부드럽게 넘어가지 않지만 영양가와 식이섬유가 많이 함유되어 있다. 또 혈당조절을 돕고 노화의 주범인 활성산소를 없애는 데에도 효과가 있다. 통곡류를 먹고 쾌변할 수 있는 이유는 식이섬유 때문이다. 식이섬유를 충분히 섭취하면 발암물질, 유해물질이 흡착 배설되고 대변의 양도 증가한다. 그렇기 때문에 통곡물을 많이 섭취하게 되면 변비, 대장암 예방에 효과가 있다. 또, 통곡물의 식이섬유는 공복감을 줄여주고, 일찍 포만감을 느끼도록 하기 때문에 다이어트에도 도움을 준다. 통곡류을 효과적으로 활용한 것이 오곡밥이다. 우리 조상들이 정월 대보름에 찹쌀, 찰수수, 팥, 조나 기장 그리고 검정콩을 넣어 지었던 웰빙식단이다.


통곡물은 몸에 이로운 탄수화물이다.
탄수화물은 이로운 탄수화물과 해로운 탄수화물이 있는데, 예를 들어 같은 쌀이라도 현미는 이로운 탄수화물이고 백미는 해로운 탄수화물이다. 현미는 씨눈과 쌀겨가 남아있는 쌀이고, 백미는 이것을 깎아낸 쌀이기 때문이다. 이로운 탄수화물과 해로운 탄수화물의 기준은 생명력의 차이인데, 현미는 물에 담가 두면 싹이 나는 반면 백미는 불어서 썩어버린다. 이런 생명력은 쌀, 보리 뿐 아니라 메밀, 율무 등 도정이 덜 된 모든 통곡류에서 찾을 수 있다. 이스라엘에서는 보리를 변비약으로 쓰기도 하고 한방에서는 통보리를 발아시킨 것을 맥아라고 부르며 쓰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반면에 백미를 비롯한 햄버거, 빵, 스파게티, 라면, 설탕, 케이크, 청량음료 등은 입에서 부드럽고 먹기 좋지만 영양분이 적고 칼로리만 높은 해로운 탄수화물이다. 또 식이섬유가 없어 흡수가 빠르기 때문에 혈당을 올리고 뱃살을 찌운다.


통곡류가 건강에 좋긴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위장기능이 약한 사람은 통곡류를 먹으면 소화가 잘 안 되고 가스가 많이 생긴다. 식이섬유가 많은 탓에 생기는 증상인데, 이런 사람은 오래 꼭꼭 씹어 먹거나 도정한 곡류와 섞어 먹으면 소화가 잘 된다. 또 밥할 때 물의 양을 늘리거나 미리 불렸다가 밥을 하는 등 운용의 묘를 살릴 필요가 있다.


“당신이 먹는 것이 바로 당신이다(You are what you eat)”이라는 말이 있듯이 건강한 몸을 만들려면 입에서는 다소 거칠고 불편할지라도 좋은 음식을 가려 먹는 지혜와 노력이 필요하다. 변비 있는 분들은 이번 기회에 올바른 식사습관 더불어 통곡물을 많이 챙겨 드시고 매일매일 쾌변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