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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개념과 추석을 맞이하는 마음

박관우 / 춘천불교방송 기자, 한국기자협회 감사


9월 추석에서 10월 추석으로
통상 해마다 9월에 오던 추석이 올해는 10월 첫째 주로 밀려났다. 추석은 통상 9월 중순과 하순 사이에 집중된다. 그런데 올해는 5월 윤달 때문에 추석이 예년 보다 다소 늦춰졌다.
한국천문연구원 등에 따르면 추석은 대부분 9월 하순에 오는 것으로 계산된다. 하지만 지난해는 다소 빠른 9월 14일이었다. 하지만 천문이동에 따라 9월 초 추석도 계산된다. 2014년과 2033년에는 양력 9월 8일이 추석날로 계산된다.


지구 공전과 자전은 일정하지 않아
해마다 맞이하는 추석이지만 천문 상황에 따라 빠르기도 하고 늦기도 한다는 얘기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할까?
현재와 역법(歷法)체계가 달랐던 조선시대에는 8월 추석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 무려 20차례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추석이 가장 빨랐던 것은 1520년으로 양력 8월 27일이었다고 한다. 천문연구원은 이에 대해 천체 움직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이며 여기에 특별한 이론은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 통상 양력과 음역은 태양과 달을 중심으로 정해졌다고 알고 있다. 그러나 20세기 이후 지구의 공전(公轉)은 물론 자전(自轉) 시간이 항상 일정하지 않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래서 조선시대와 현대의 추석일 계산방법이 다를 수밖에 없었다. 양력과 음력은 우주의 질서에 따라 정해진 것이 아니라 사람이 만든 것에 불과했던 것이다.


결국 시간은 창조되는 것
그렇다면 결국 역법의 기초가 되는 시간을 정하는 것도 사람의 몫이 아닌가. 우주자연이 시간을 인간에게 준 것이 아니라 인간이 시간을 창조해 우주자연을 해석하고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과학자들은 더 정확한 기준을 가진 시간이 필요하다.
그 새로운 시간의 기준은 바로 세슘 원자의 운동 속도이다. 세슘 원자는 매우 정밀하고 정확하게 진자운동을 하기 때문에 지구상 인간이 공인한 시간의 기준이 된 것이다. 이것을 원자시의 근간이 되는 원자초(atomic second)라고 부른다.
일상생활에서는 1초가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특히 과학의 영역에서는 그렇지 않다.  만일 우주선을 쏘아 올리는 과학자 입장에서는 과학자들에게는 1천분의 1초, 1만분의 1초도 오차가 있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세계관
시간 개념에 관한한 불교가 가장 광범위하고 가장 최소단위를 제시하는 것 같다. 금강경에 따르면 부처님은 제16 능정업장분(能淨業障分)에서 제자 수부티(Subbuti)에게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나는 연등부처님을 만나기 전 과거 한량없는 아승기겁 동안 팔백 사천 만억 나유타의 여러 부처님을 만나 모두 공양하고 받들어 섬기며 그냥 지나친 적이 없었음을 기억한다.”
여기에서 등장하는 아승기겁과 나유타는 헤아릴 수 없는 양과 수를 말한다. 아승기는 무량(無量)이라 번역하는데 말 그대로 측정하기 어려운, 아니 측정할 수 없는 시간의 양을 말한다. 나유타 역시 무한한 수를 나타내는데, 10의 12승으로 알려져 있다. 팔백 사천 만억 나유타라고 했으니, 계산해 보면 8.04*10의 29승이 된다. 일반적인 숫자 개념으로는 참으로 말하기 어려워진다.


최소 단위에 비유된 부처님의 메시지
부처님은 계속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사람이 정법이 쇠퇴할 때 이 경을 잘 받아 지니고 읽고 외워서 얻은 공덕에 비하면, 내가 여러 부처님께 공양한 공덕은 백에 하나에도 미치지 못하고 천에 하나, 만에 하나, 억에 하나에도 미치지 못하며 더 나아가서 어떤 셈이나 비유로도 미치지 못한다.”
≪제16 능정업장분(能淨業障分)≫
역시 엄청난 작은 수의 비유인데, 숫자로 표현되는 부처님의 마음이 읽혀진다. 단순히 겸손한 말씀이 아니다. 타성에 젖은 개인은 물론 종교현실에 천둥, 번개와 같은 깨침을 주는 말씀이다. 금강경에 담긴 부처님의 확실한 메시지다. 엄청난 공덕을 초월하고 깨달음의 세계를 넘는 것이 무엇인가. 바로 부처님 마음이 아닐까.


마음으로 맞이하는 한가위
통상 9월이 아닌 10월 추석을 소재로 시간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 민족 최대명절 한가위가 한 달 여 앞으로 다가왔다. 말 그대로 추석에는 가을 명절답게 오곡백과의 성찬을 준비하느라 바쁘다. 또 모처럼 온 가족이 한 자리에 모여 단란한 한 때를 보내게 된다.
자연의 선물이 가을에 모이듯이 온 가족의 마음이 추석 시간에 모여 행복이 가득했으면 한다. 앞서 시간도 자연의 질서가 만든 것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이 만들었듯이 추석 명절, 시간을 행복하게 하는 것도 명절이 주는 것이 아니라 온 가족의 마음에 달려 있다.
따라서 결국은 마음이다. 시간을 받아들이고 관조하는 힘은 마음에 있다고 할 수 있다. 1분, 1초, 그리고 24시간을 어떤 마음을 갖고 사는가에 따라 궁극적으로 인생의 내용이 달라진다. 무량무수 아승기겁과 억에 하나에도 못 미치는 공덕을 생각하며 살아갈 일이다 


<발문>
민족 최대명절 한가위가 한 달 여 앞으로 다가왔다. 말 그대로 추석에는 가을 명절답게 오곡백과의 성찬을 준비하느라 바쁘다. 또 모처럼 온 가족이 한 자리에 모여 단란한 한 때를 보내게 된다. 자연의 선물이 가을에 모이듯이 온 가족의 마음이 추석 시간에 모여 행복이 가득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