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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 기침에 잘 듣는 보폐고

문상돈
한의학 박사 | 전 원광대학교 한의대 외래교수 | 햇살고운 한의원 대표원장
​
70대 여성분이 마른기침 때문에 내원했다.
몇 달째 기침을 하고 있는데 낫지 않는다는 것이다. 평소 잔기침이 나고 얼굴이 붉어질 정도로 나오기도 하며 심할 때는 내장이 뒤집히고 토할 정도로 발작적 기침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검사를 해도 이상이 없고, 약을 먹어도 좋아지질 않아 마지막으로 한의원에라도 가야겠다는 마음이었다고 한다.


역대급으로 기승을 부리던 더위도 힘이 빠졌는지 새벽이면 제법 찬 기운이 느껴지는 요즘이다. 아침저녁으로 일교차가 커지는 환절기에는 감기에 걸리는 경우가 흔하다. 감기 초기에는 콧물, 가래, 기침, 오한, 발열, 두통 등이 주 증상이지만 3~4주 정도 지나면 마른기침이나 잔기침으로 증상이 변한다. 마른기침이 오래된 분들은 대부분 만성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서 6개월 넘게 기침을 하고 있다거나 1년 넘게 기침을 하고 있다는 분도 적지 않다. 결핵이나 암 같은 중증이 있는지 걱정되어 각종 검사란 검사는 다 해봐도 똑 떨어지는 진단명을 받는 경우가 별로 없다.


마른기침은 에어컨 선풍기 같은 찬바람을 쐬거나 지하철 같은 탁한 공기가 있거나 숨을 들여 마실 때, 말을 하려고 할 때 목이 간질간질하면서 시작한다. 목에 이물감 또는 목에 간질간질 느낌만 있으며 가래는 거의 없고 있어도 아주 조금 있는 편이다.


한의학에서는 마른기침은 건해乾咳라고 한다.
건해는 몸속의 진액 부족 상태인 음허증에 해당하는데, 건조한 상태의 기관지염이 가장 비슷한 병명이라고 할 수 있다.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면 땅바닥에 흙먼지가 날리는 현상을 연상하면 될 것 같다. 이럴 때 건조한 땅바닥에 물을 흠뻑 뿌려주면 먼지는 금세 가라앉는다. 몸속에서 그런 기능을 하는 약재를 보음제라고 하며 맥문동, 천문동, 오미자, 백합, 지황, 천화분 등의 한약재가 거기에 속한다. 이런 약재를 활용하여 건해를 치료할 수 있으며 한의서에 기록된 효능을 살펴보면 항상 마른기침에 주효하다고 나온다.


체내 수분부족으로 기관지 점막이 건조하여 마른기침이 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런 경우 수분을 자주 섭취해주는 게 좋은데, 물 한 컵에 천일염이나 죽염을 한 톨 넣어 마시면 기관지 점막에 수분이 머무는 시간이 늘어 마른기침 해소에 큰 도움이 된다.


근래에는 한약 처방을 발효시킨 보폐고補肺膏가 인기를 끌고 있다.
보폐고는 마른 기관지 점막을 적셔 주고 폐의 기능을 회복시켜주는데, 마른기침뿐 아니라 비염 천식 등 호흡기 질환에는 전반적으로 잘 듣는 특효성을 가지고 있다. 상기한 70대 여성분도 보폐고 한 달 복용 후 마른기침이 완치되어 감사하다는 인사를 거듭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