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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철 탈모, 오장육부를 점검하세요

문상돈
한의학박사
원광대학교 한의대 외래교수
햇살고운한의원 대표원장


선선한 날씨로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완연한 가을이다. 하지만 36세 장○○씨는 가을이 반갑지만은 않다. 바로 탈모 때문이다. 평소 야근이 많고 기름진 음식으로 야식을 즐겨하던 장○○씨는 작년에 결혼한 후 부쩍 살이 찌면서 피지가 늘고, 뒷목엔 뾰루지 등 염증도 부쩍 늘었다. 게다가 여름휴가 때 바닷가에 다녀오면서 머릿결이 부쩍 푸석푸석해지기까지 했다. 그러더니 가을에 일교차가 심해지고 공기가 건조해지자 피지는 그대로인데 머리카락은 더 건조해져서 탈모가 더 심해지는 것 같아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장○○씨의 경우처럼 가을철이 되면 탈모가 심해져서 고민이거나, 부쩍 더 빠지는 머리카락을 보면서 탈모가 아닌가 걱정하는 경우가 많다.
기본적으로 하루 50~60개의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은 정상이다. 하지만 머리카락이 100개 이상 빠지거나, 두피가 가렵거나 이전보다 모발이 가늘어지고 힘이 없다면 탈모증을 의심해야 한다. 간단히 탈모증 여부를 알 수 있는 방법으로, 50~70개의 모발을 두피 바로 위에서 부드럽게 잡아당겼을 때 5개 이상이 빠지는 경우 탈모증을 의심할 수 있다.
하지만 탈모는 모주기(모발이 나고 빠지는 주기)의 문제로 인한 탈모와 지루성 피부염과 모낭염으로 인한 탈모가 다르며, 남성탈모와 여성탈모, 원형탈모, 소아/청소년 탈모도 각각 원인과 증상이 다르기에 그리 간단하지만은 않다.


한의학에서는 탈모가 단지 두피와 모근의 문제가 아니라 오장육부의 문제라고 얘기한다. 비유하자면 쩍쩍 갈라진 마른 땅에 곡물이 잘 자라지 못하는 것인데, 오장육부가 쇠해져 혈액과 영양분 공급이 부족하다던가, 스트레스와 기름진 음식 섭취 등으로 몸에 비정상적인 열이 많아져 탈모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양방에서도 호르몬 이상 등 내분비 장애나 혈행 장애를 탈모의 근본 원인 중 하나로 보는 것도 마찬가지 이치라 하겠다.
특히 현대인들에게 생기는 탈모 중에 가장 많은 원인은 열성 탈모다. 인체가 기혈순환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면 상체, 그 중에서 머리 부분에는 맑고 차가운 기운이 다스리고 배꼽이하 하체는 탁하고 따뜻한 기운이 자리 잡게 된다. 그러나 항상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은 뜨겁고 탁한 기운이 머리 쪽으로 역상하기 때문에 두피가 순환되지 않아 충혈되고 영양공급이 제대로 되지 못하여 모근이 허약해져 모발이 빠지기 시작하는 경우가 아주 많다. 따라서 탈모가 생기면 오장육부의 상태와 생활습관을 점검하고, 민간요법에 의지하지 말고 원인이 어디에서 시작되는지 의료기관에서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가을철 탈모를 예방하거나, 이미 진행되고 있는 탈모를 완화시키기 위해 집에서 할 수 있는 모발관리에 대해 살펴보겠다. 그 중 가장 기본적인 사항은 ‘머리를 잘 감는 것’과 ‘잘 말리는 것’이다. 머리를 감을 때는 샴푸의 거품을 잘 내서 두피 쪽에 골고루 바르며, 손톱이 아닌 손끝으로 부드럽게 마사지한다. 피지가 많이 분비되었을 때는 거품이 잘 나지 않으므로 가볍게 헹군 후 다시 샴푸를 하고, 충분히 헹구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이틀에 한 번 감는 것이 좋으나 지성이거나 땀을 흘린 경우엔 매일 감는 것도 좋다.
머리카락이 가장 약할 때는 젖어있을 때이므로 비벼서 말리는 것은 금물이다. 타월로 톡톡 두드리면서 물기를 어느 정도 제거한 후, 헤어드라이기보다는 자연바람을 이용하여 말린다. 그리고 자기 전이나 외출하기 전 반드시 머리카락을 충분히 말리도록 한다. 빗질할 때도 너무 힘을 주면 모발이 손상되므로, 먼저 머리카락 끝과 엉킨 부분부터 달래가며 빗은 후, 전체적으로 빗도록 한다.
이와 같은 기초적인 모발관리와 더불어 가을철이 되어 머리카락이 더 빠진다 싶으면 충분한 휴식과 수면, 영양섭취와 스트레스 관리로 가을철 탈모를 예방하고, 내 몸의 상태를 돌아보는 계기로 삼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