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상원
시인·여래사 신도
속이 없는 억새는
흔들리는 아픔은 얘기 안하고
뿌리 붙들고 잘 사네요
머리가 희고
몸이 늙어도
조상의 뿌리 덕으로 잘 사네요
꽃이 다 지고 없어도
있는 것처럼
사나운 바람을 안고
햇살과 함께 잘 사네요
속이 텅 비어 있어도
꼿꼿이 잘 사네요
火刑을 당해도
튼튼한 줏대 덕에 잘 사네요
매서운 바람 맞으며
흔들려도 잘 사네요
가끔 비명을 내지르지만
인자한 근성뿌리 덕인가 봐요
화형을 당해도 일어서는
억세게 운 좋은 힘인가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