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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의 부자 수업

무소유를 향한 부처님의 역습!

김명환 불광출판사 제작부장



부처님께서 재가자를 향해 돈을 열심히 벌라고 설했다는 책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윤성식 고려대 교수가 지은 『부처님의 부자 수업』은 돈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해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자신의 경제적 상황을 냉철하게 되돌아보며, “부처님은 왜 돈을 많이 벌라고 했을까?”라는 의문에서 출발해 진정한 행복에 이르는 길을 찾게 된다. 돈과 욕망의 속성을 정직하게 직시하며, 정신과 물질의 균형 속에서 윤택하고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안내한다.


어떤 법을 괴로움이라 하느냐,
이른바 빈궁이다.
어떤 괴로움이 가장 크겠는가,
이른바 빈궁의 괴로움이다.
죽는 괴로움과 가난한 괴로움 두 가지가
모두 다름이 없으나,
차라리 죽는 괴로움 받을지언정
빈궁하게 살지 않으리.
                     - 『금색왕경』


부처님은 돈에 대해 어떤 말씀을 했을까? 많은 사람들이 불교를 ‘무소유의 종교’로 알고 있다. 부처님은 돈에 관한 한 출가자와 재가자를 구별해서 달리 설했는데, 그 사실을 모르고 출가자의 삶에 맞춰진 불교만을 부각해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부처님께서 “돈은 부질없는 것이니 멀리하고, 욕망을 비워낸 자리에서 무소유의 행복을 누리라.”고 했을 것으로 미뤄 짐작한다. 그러나 부처님은 이와는 정반대의 가르침을 세상 사람들에게 설파했다. 벌들이 꿀을 모으는 것처럼, 부지런히 돈을 많이 벌어 부富를 축적하라고 장려했던 것이다.
인류 역사상 돈은 항상 강력한 힘을 가졌지만, 지금처럼 위력을 발휘한 적은 없었다. 현대의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곧 생명줄과도 같다. 돈은 이제 신神의 반열에 올랐다. 그런데 돈이 지배하는 세계에서 현재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더욱 심화되며, 돈은 소수의 부자들에게 편중되어 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돈에 종속되어 자유롭지 못하고, 돈으로 인한 감당하기 힘든 고통에 허덕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돈의 가치를 애써 폄하하며, 가난한 자신을 눈물겹게 합리화한다. 돈과 행복을 무관한 것으로 보며, 행복은 마음먹기에 달렸다고 외치며 스스로를 위안한다. 빈궁한 삶을 그럴싸하게 포장하여 행복으로 둔갑시켜서는 안 된다. 돈과 행복에 관한 잘못된 상식을 깨지 않으면 우리는 절대 행복해지지 못한다. 돈과 욕망 앞에서 정직해질 때 세상에 속지 않는다.
부처님은 생로병사의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 출가했다. 그렇다면 삶의 고통 중 가장 큰 고통은 무엇일까?
부처님은 “죽음의 고통보다 가난으로 인한 고통이 더 크다.”고 했다. 이것은 삶에서 돈 문제로 인한 고통이 가장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부처님이 제시한 해결책은 무소유나 자발적 가난이 아니다. 부처님은 삶의 속성과 세상살이의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가난을 벗어나 부를 축적해 안락한 삶을 살라고 했다. 부자를 가리켜 축복받은 사람이라고 했다. 가난하게 살면 큰 고통이 따를 뿐 아니라, 때로는 죄악의 근원이 될 수도 있다고 갈파했던 것이다.
“나는 평생 돈에 대해서 공부해왔다. 경제학, 경영학, 회계학으로 학위가 있고, 공인회계사이며 미국 텍사스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교수도 역임했다. 이런 나에게 돈에 관한 부처님의 말씀은 매우 논리적이고 실용적이며 정직한 조언으로 느껴진다. 만약 부처님이 ‘돈은 부질없으니 멀리하라’고 했다면, 나는 ‘불교는 현대인에게는 맞지 않구나.’라고 생각하고 부처님 말씀에 관심을 갖지 않았을 것이다.”
- 본문 중에서


고려대 행정학과 윤성식 교수는 평생 돈에 관련된 학문을 연구하고,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정부혁신을 주도했다. 하지만 그에게 아무리 천착해도 풀리지 않는 화두가 있었으니, 바로 현대인들에게 극심한 고통을 야기하는 시장자본주의 체제의 혁신이다. 해법은 의외의 곳에서 발견됐다. 우연히 뒤늦게 입문한 불교, 경전 속 부처님 가르침을 통해서였다.
윤성식 교수는 본격적으로 불교를 공부하기 시작했고, 동국대에서 불교학 박사학위까지 받았다. 경제학 박사가 불교학 박사가 되어, 경제 문제를 불교적으로 해결하려는 새로운 지평이 태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는 불교의 중도와 연기적 세계관에 입각해, 시장자본주의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서 불교자본주의를 새롭게 구성했다. 지난 2011년 『불교자본주의』를 책으로 펴내, 그동안 무소유의 위세에 가려 잊혀졌던 불교의 경제관을 세상에 제대로 드러냈다. 출가자와 재가자의 삶을 구분하지 못한 데서 오는 오류를 바로잡고, 돈의 고통으로부터 벗어나는 지혜와 실천을 학문적 체계로 집대성한 것이다.
이후 불교자본주의 이론을 널리 전파하기 위해 SNS와 강연 등을 통해 대중과 쉼없이 소통하며, 현재의 삶 속에서 돈 문제의 고통으로부터 벗어나는 행복의 경제학 『부처님의 부자 수업』을 펴냈다.
이 책은 그동안 묻혀있던 경제생활에 대한 부처님의 지혜를 현대의 삶 속에 고스란히 적용해 생생한 목소리로 전달하고 있다. 무엇보다 돈과 세상에 속지 않는 여실지견(如實之見, 있는 그대로 바르게 보다)의 바른 안목을 길러주며, 돈과 욕망에 당당해질 수 있는 용기를 갖게 한다.


돈의 고통을 외면하며 불만과 후회로 가득한 삶을 살 것인가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라 행복하고 평화로운 삶을 살 것인가
젊어서 도를 닦지 않고 재산도 모으지 못하면
빈 못을 속절없이 지키는 늙은 따오기처럼 쓸쓸히 죽는다.
                                                                 - 『법구경』
『부처님의 부자 수업』의 미덕은 돈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해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는 데 있다. 자신의 경제적 상황을 냉철하게 되돌아보며, “부처님은 왜 돈을 많이 벌라고 했을까?”라는 의문에서 출발해 진정한 행복에 이르는 길을 찾게 된다. 돈과 욕망의 속성을 정직하게 직시하며, 정신과 물질의 균형 속에서 윤택하고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안내한다.
이 책은 불교와 경제에 문외한인 사람도 쉽게 접근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풍부한 자료와 적절한 사례를 들어 명쾌하게 풀어 썼다. 그리고 우리가 처한 경제 현실 속에서 어떻게 돈을 벌고 소비할 것인지, 부처님 말씀에 대입해 방법론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가령 부처님은 이자 수입을 인정하며 재테크 방법에 대해서도 일러줬다.
예를 들자면 “소득의 1/4은 남에게 빌려주어 이자를 창출하라”고 했다. 이에 저자는 사업, 부동산, 주식, 보험, 저축 등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총망라하여 비교 분석해, 각 분야의 장점과 위험성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준다.
또한 부를 기준으로 부유층, 중산층, 빈곤층으로 나눠 각 계층에 따라 어떠한 노력을 해야 하는지 전문가로서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이를 테면 빈곤층에게는 “가난의 대물림을 끊기 위해서라도 돈에 대해 가장 많이 공부해야 한다.”, 중산층에게는 “자칫하다 빈곤층으로 전락할 수 있으니 좀 더 단순 소박한 삶을 살며 사회의 균형을 잡는 중추 역할을 해야 한다.”라며 부처님 말씀에 비춰 경제에 대한 교육과 관리 능력을 강조한다. 그리고 부유층에게는 “자신이 부자가 된 것은 보이지 않는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이 있었음을 기억해야 한다. 그러므로 자발적인 사회 기여와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통해 사회를 변화시키는 강력한 힘을 발휘해야 한다.”라며 부자들의 사회적 책임을 중요시한다.
이 책의 궁극적인 목적은 삶에 가장 큰 고통으로 작용하는 돈으로 인한 고통을 해결하는 데 있다. 지금 우리는 길고 암울한 경제 불황이 언제 닥칠지 모르는 위험한 시대에 살고 있다. 중산층의 붕괴는 이미 시작되었고 가난한 사람은 더욱 혹독한 시련을 겪게 될 것이다. 기대수명 100세 시대를 맞아 노후의 삶이 불행과 비극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 부처님의 지혜가 간절히 필요한 때이며, 다행히 부처님은 돈의 고통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이미 2,600여 년 전에 제시하고 있다.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풍요롭고 안락한 불교적 삶을 살기 위해서는, 나 자신도 변화해야 하지만 세상도 변화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부지런히 노력하고 돈에 대한 의사결정도 잘 해야 하지만, 사회와 국가의 역할과 책임도 중요하다. 가난한 사람일수록 복지를 비롯한 사회안전망이 구축될 수 있도록 정치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이제 남은 것은 우리의 선택과 실천뿐이다. 돈의 고통을 외면하며 불만과 후회로 가득한 삶을 살 것인지,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라 행복하고 평화로운 삶을 살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