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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자등록의 대여와 법률적 문제

장길석
여래사 불자, 법무법인 한별
송무실장·jang-kswi@hanmail.net


【사례】


갑은 을의 모친이고, 병 회사의 상무로 재직하고 있었다. 병 회사는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에 의한 기업회생절차를 진행 중이다. 그런데, 갑은 병 회사에게 납품하기 위하여, 자신의 아들인 을의 명의로 사업자를 등록한 다음, 병 회사에게 납품하였다.
그런 다음, 갑은 병 회사에 대하여 터무니없는 폭리를 취하는 것은 물론 품질도 아주 저급한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불공정행위를 저지르다가 물품대금을 지급하여 달라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병 회사는 어떤 조치를 취하여야 하는가?


【답】
을 명의로 등록된 사업자는 사실상 갑 명의이므로, 을의 병에 대한 청구는 기각되어야 하고, 이와는 별도로 세법상 제재가 가해진다.


1. 추가적인 기초사실
갑은 병 회사에 임원으로 재직하던 중, 병 회사가 신제품을 출시하려는 계획을 알고서는 자신이 그 신제품의 납품을 도모하고, 그 과정에서 폭리를 취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래서, 갑은 자신의 아들인 을 명의의 사업자등록을 관할세무서에 신고한 다음, 병 회사 앞으로 약 1년간 납품하였다. 그러나, 을은 병으로부터 그 대금 중 1/12분만 수령하였고, 세금계산서는 수금한 대금만큼만 발행하였다.
그러다가, 을은 위 세금계산서의 금액이 아닌 자신이 병 회사의 창고에 입고한 모든 제품에 대하여 병 회사를 피고로 하여, “물품대금 청구의 소(이하, 이 사건)”를 제기하였다. 그리고 병 회사는 제품의 하자를 이유로 대금지급을 거절하던 중, 경영상황의 지속적인 악화로 인하여, 20**년 **월 **일자로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회생법)”에 의하여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였고, 20**년 **월 **일에 회생관할법원(이하, 회생법원)이 기업회생절차의 개시결정을 내렸고, 그 후 을은 회생법원에 이 사건 청구채권을 회생채권으로 신고하였는데, 병 회사는 이미 지급한 대금을 제외한 나머지에 대하여는 제품의 하자를 이유로 그 채권을 부인하였다. 그 후 회생법원은 병 회사에 대한 기업회생계획을 인가하였다.
여기서, 갑의 을 명의의 사업자등록에 의한 을의 병에 대한 이 사건 채권 청구가 적법한가와 사업자등록 명의 대여와 세금계산서 미발행 문제가 이 사건의 쟁점이다.


2. 명의신탁의 법리
명의신탁이란 이 사건에서와 같이 실제로는 갑 명의의 사업자등록이나 편의상 을 명의로 한 경우인데, 이 때 갑을 신탁자, 을을 수탁자라고 한다. 우리 법원은 명의신탁에 관하여, 타인의 이름으로 법률행위를 행한 경우 당사자를 확정하는 방법에 관하여, “행위자와 상대방의 의사가 일치한 경우에는 일치하는 의사대로 행위자의 행위 또는 명의자의 행위로서 확정하여야 하지만, 그러한 일치하는 의사를 확정할 수 없을 경우에는 계약의 성질, 내용, 목적, 체결경위 및 계약체결을 전후한 구체적인 제반 사정을 토대로 상대방이 합리적인 인간이라면 행위자와 명의자 중 누구를 계약당사자로 이해할 것인가에 의하여 당사자를 결정하고, 이에 터 잡아 계약의 성립 여부와 효력을 판단하여야 한다.”고 판시(대법원 2012.10.11. 선고 2011다12842, 대법원 1996. 7. 30. 선고 95다1019)한 바 있고, “한편 처분문서의 진정성립이 인정되는 이상 법원은 반증이 없는 한 그 문서의 기재 내용에 따른 의사표시의 존재 및 내용을 인정하여야 하고, 합리적인 이유설시도 없이 이를 배척하여서는 아니 되나, 처분문서라 할지라도 그 기재내용과 다른 명시적·묵시적 약정이 있는 사실이 인정될 경우에는 그 기재 내용과 다른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작성자의 법률행위를 해석함에 있어서도 경험법칙과 논리법칙에 어긋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유로운 심증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3다11959, 11966 판결 등).
결국 이 사건의 기초사실에서처럼, 을 명의의 사업자등록이 사실상 갑 명의라면, 이 사건에서 을이 원고로 된 병에 대한 청구는 기각되어야 마땅하고, 이 사건의 관할법원 역시 그와 같이 판단한 점은 실체적 진실에 부합하는 것이다.


3. 명의신탁이라면 갑이 병 회사에게 그 채권을 청구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
회생법상 회생채권자는 법원에 그 채권을 신고하여야 하고, 회생회사의 관리인은 그 목록을 작성하는 등의 절차가 마련되어 있다(회생법 제147∼153조). 그런데, 이 사건에서는 을이 회생채권자로 신고 되어 있고, 채권목록에도 모두 을 명의로 되어 있다. 더구나, 갑이 회생법원에 대하여 회생채권을 신고할 수 있는 기간이 이미 도과하였고, 조사확정재판의 기회마저 갑이 놓친 것이 되는데(회생법 제158∼178조), 회생법원의 절차에서 병에 대한 기업회생계획의 인가결정까지 났다면, 병은 신고 되지 않은 갑의 채권에 대하여 완전히 면책 받은 것이 된다(회생법 제251조). 그러므로 갑은 병 회사에 대하여 자신의 채권을 청구할 수 없다.


4. 갑의 세법 위반내용
을이 병의 창고에 제품을 전부 입고하였다면, 납품된 제품 전부에 대하여 세금계산서를 발행하였어야 하는 것이 부가가치세법상 맞다. 그러나,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일부만 세금계산서를 발행하였다면, 매출누락에 해당되어 소정의 과소신고가산세를 부담하여야 할 것이다(국세기본법 제47조의 3). 그 외, 사업 개시일로부터 실제 사업을 하는 것으로 확인되는 날의 직전일까지 공급가액의 합계액에 관하여도 소정의 가산세를 부과당하게 된다(부가가치세법 제60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108조).
또한, 갑이 세금계산서를 발급하지 않은 것은 조세범처벌법 제10조를 위반한 것이 되어,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
위의 모든 처벌은 갑이 행위자이므로, 갑이 그 처벌을 받아야 함은 물론이다.


5. 교훈
위 사례에서 병 회사는 억울한 측면이 많았던 것인데, 역시 법은 정의의 편이라는 것을 보여 준 사례이다. 위 사례에서 본 바와 같이, 모든 거래나 법률행위는 실제 행위자의 명의로 하는 것이 실체적 진실에 부합하는 것이다. 이는 법인과 자연인에게도 같이 적용된다(이를 법인격부인法人格否認이라고 하는데, 다음 기회에 싣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