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숙
작가·칼럼니스트·문학심리상담사
세상을 살아가면서 필요한 것은 많고 많은 여러 자격증 중에 사랑의 자격증을 갖고 있는 사람은 과연 몇 명이나 될까? 누구는 사랑의 표현이 너무 서툴러 실수를 되풀이하여 결국 사랑하는 사람을 놓치기도 하고, 누군가는 사랑의 표현이 너무 노련하여 프로 선수로 비춰져 진실성이 없어 보인다고 사랑을 놓치는 사람도 있다. 사랑을 하는 건 자유이고 인간의 기본적인 감정인데 무슨 자격증이 필요하냐고 의문을 가지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사랑은 절대로 이기적인 마음으로 계산하거나 상대를 소유하려고 마음먹으면 안 된다. 그런데 요즘 뉴스에 보도되는 스토킹의 대부분이 잘못된 사랑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을 때 상대를 괴롭히고 해하려는 행동은 결코 이해하거나 용납될 수 없다. 자신의 입장만을 고수하는 이기적인 태도는 결코 사랑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사랑으로 포장된 가짜 사랑일 뿐이다.
만남이 지속되다가 어느 순간에 상대가 ‘헤어지자’고 말했다고 해서 분노를 느끼고, 사랑했던 사람에게 해코지하는 행동을 어찌 사랑이라고 칭할 수 있을까! 무조건 자신이 느끼는 감정의 속도와 크기만큼 상대가 빨리 따라와 주길 바라는 급한 마음은 사랑이 아니고, 상대의 감정에 보조를 맞추어 주고 기다려 주고 배려해 주는 것이 사랑이다. 어쩌면 사랑의 감정은 노력해서 생기는 부산물이 아니고, 그저 자연스레 끌려가는 본능적인 것이기에 상대에게 감정을 강요하거나 구걸해서는 절대로 안 될 것이다.
부모의 자식에 대한 사랑도 무한하고 희생이 밑바탕이 되어야 하거늘, 자식을 버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하는 부모의 비인간적인 뉴스를 접할 때 충격감에 휩싸인다. 부모는 어떤 이유에서든 자식에게 해를 가하는 존재가 되지 않아야 하고, 무조건 자식을 지켜주는 튼튼한 방어막이 되어야 한다. 자식이 부모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귀찮다는 이유로 자식을 지키지 않고 내팽개치는 행위는 인륜과 천륜에 어긋난다고 생각한다.
우연히 TV를 통해 모녀가 스님이 된 사연을 시청하게 되었다. 딸이 알 수 없는 병으로 너무 아픈데 어떤 치료로도 효과가 없자, 살기 위해서 딸과 같이 스님의 길을 걷게 된 사연을 보면서 자식에 대한 엄마의 헌신적인 사랑을 보았다. “살아있는 것만으로 다행이고 행복하다”라는 엄마 스님의 말 한마디가 전형적인 부모의 사랑을 대변하는 것 같아 시청하는 내내 울컥했다.
필자는 남녀 간의 사랑도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도 자신보다는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고 배려해 주는 것에서부터 사랑이 출발한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생각만을 강요하고 주장하는 태도의 소유자는 좋은 연인도 좋은 부모도 될 수 없다. 사랑했던 연인을 다치게 하고, 부모가 자식을 해하기도 하고, 자식이 부모를 해코지하기도 하는 삭막한 세상 속에서 우리는 희생을 전제로 한 진정한 사랑의 소유자가 될 수는 없는 것일까? 우리 모두가 영원히 갈구하는 희생심이 내재한 진정한 사랑의 소유자가 되기 위해 자신의 내면을 잠시 들여다보자. 누군가의 연인으로서 또는 누군가의 부모로서 진정한 사랑을 베푸는 데 필요한 사랑의 자격증을 구비하도록 노력하는 삶이 되기를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