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호
후애마이(Who am I)연구소 소장
어떤 문제이든 ‘선행’이라는 처방전이 특효약입니다.(cafe.daum.net/sun-order)
세상의 모든 단어가 그러하듯 한자漢字도 오랜 세월 동안 올바른 삶을 위한 방안과 방법이 녹아 들어 있습니다. 즉, 대부분의 단어에는 올바른 삶을 위한 참(眞)된 이(理)론이 하나씩 있다는 것입니다.
그 만큼 우리는 알게 모르게 그러한 올바른 삶의 작은 진리眞理를 하루에도 수백 번씩 입에 오르내리고 있는 것이지요. 그러니 우리는 늘 바른 말(진언眞言)을 하고 있는 꼴입니다. 그렇다면 하루에도 수백 번씩 참된 진리의 바른 진언을 반복함에도 불구하고 삶이 곤궁해지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네! 그것은 설혹, 진언을 반복하더라도 암송하는 진언의 진정한 뜻을 모른 채 반복한다면 아무 의미 없는 것입니다.
“피를 뽑아 경전을 사경하여도 의미 없으며, 모래알로 밥을 지으려 노력하는 것과 같다.”는 말은 수 많은 법어집에 단골로 등장하는 가르침입니다. 그것은 경전, 진언 등의 의미를 깨우치고 실천하지 아니한 채, 눈에 핏발이 서도록 암송해도 의미 없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최근 여러 사찰에서 우리말 천수경, 우리말 반야심경 등이 울려 퍼지는 까닭도 경전의 깊은 의미를 깨우치게 하기 위한 행보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격格’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합니다. 
1.  ‘격格’
‘품격品格’ → 여러 사람의 입에 오르내릴 만큼의 인격
‘인격人格’ → 사람이 지니고 있는 기본 적인 격
‘격상格上’ → 지위나 자격이 올라감
즉, ‘격’은 그 사람의 지위나 자격을 의미합니다. 오늘 하고자 하는 공부는 왜? ‘격’이 지위나 자격을 의미하게 되었는지, 그 속에 숨겨진 삶의 비밀이 무엇인지 캐내고자 함입니다.
‘격’의 이해를 위하여 ‘격’이라는 한자를 속담에 비유 한다면, “말 한마디로 천냥 빛 갚는다.”, “말만 잘하면 절에서도 고기를 얻어 먹는다.”, “입으로 성공한 자는 입으로 망한다.”, “세치 혀가 사람 잡는다.” 등이 있습니다.
품격을 나타내는 ‘격’에 왜 이런 속담을 견주게 되었을까요?
‘격식 격格’ = ‘나무 목木’ + ‘다스릴 치.’ + ‘입 구口’
 
‘격’이란? 여러 의미를 지니고 있으나 가장 많이 사용하는 의미로는 ‘지위’와 ‘인격’, ‘품격’ 그리고 ‘법식’, ‘격식’ 등으로 쓰입니다. 왜? ‘지위’와 ‘인격’을 뜻하게 되었을까요?
‘격格’은 자신의 ‘입’을 잘 ‘다스려서’ 할 말 안 할 말 잘 가린다면 ‘곧은 나무’처럼 높이 올라갈 수 있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즉, 높은 지위에 오르기를 원한다면 무엇보다 자기 관리를 잘하여야 하며, “관리의 으뜸은 모름지기 입 조심이다.”라는 것이지요.
2.  각각 각各
‘격’을 구성하는 ‘각’의 사전 적 의미는 ‘각자’, 각각’ 그리고 ‘제각기’ 등으로 사용되며 ‘여러’, ‘더불어’, ‘서로’, ‘함께’, ‘마찬가지’ 등의 뜻과 함께, 각각의 의미와 다소 상반되는 ‘전체, 모두, 전부’의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나하나가 어떤 것의 ‘전체’를 의미하고, ‘전체’ 또한 큰 범주에서는 ‘각각’인 것입니다. 하나의 먼지 속에 온 세상이 들어있다는 “일미진중함시방一微塵中含十方”이 생각나는 대목입니다.
아마도 ‘각각’이라는 의미와 ‘전체’라는 의미가 하나로 묶인 것은 다소 철학적인 연유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중요한 것은 모든 것은 각각으로 이루어지며 따로따로 개별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를 갖는 ‘각各’이 말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도대체 무엇을 따로따로 관리하라는 것일까요?
“말”입니다. “말”. 우리가 말하는 “어떤 내용”, “사연”(그 말 그대로 사사로운 인연으로 만들어진 이야기들) 그리고 거기에 엮어지는 이런저런 많은 일들.
그런 ‘내용’, ‘사연’ 등을 서로 연관시키지 말고 별도 관리하라는 것이지요. 말에 꼬리를 물지 말고 딱! 끊어버리고, 그 말은 그 말에서 끝내고, 저 말은 저 말에서 끝내는 것입니다.
그 말과 저 말을 잇고 엮는 순간 아수라장이 됩니다. 혼미해지는 것이지요.
결국 말을, 더 나아가 “입”을 잘 관리하라는 뜻 같지 않습니까?
네, 입을 잘 다스려야 한다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공부를 해 보니, ‘뒤져올 치.’는 ‘천천히 걷는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차근차근 살펴 본다는 의미도 있구요. 즉, 차근차근 살펴보며 천천히 걸어가니 뒤질 수밖에 없는 것이 뒤져올 치인것 같습니다. 결국 무엇인가를 잘 다스리고 관리하려면 그 행보를 누그러뜨리고 차근차근 살펴봐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뒤져올 치.’는 ‘다스릴 치.’라고도 합니다. 다시 한번 보니 ‘각各’은 입을 잘 다스리라는 직접적인 가르침이군요.
3.  수리수리 마수리 수수리 사바하(세 번)
모든 경전을 염송, 암송 전에는 반드시 “정구업진언淨口業眞言”을 외칩니다. 입으로 지은 죄를 씻어내겠다는 다짐으로 연이어 “수리수리 마수리 수수리 사바하”를 세 번하지요.
어저께 옆집 아줌마 흉본 것.
TV 연속극 보며 악역배우에게 흉한 소리 한 것.
험담하고, 악담하고, 일구이언 한 모든 죄가…… 그런 죄들이….
과연 “수리수리 마수리 수수리 사바하” 세 번 한다고 싸~악~ 없어질까요?
생각은 각자 할 노릇입니다. 중요한 것은 평소에 입을 관리하지 못하는 사람은 ‘화’를 면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정구업진언”은 입으로 지은 죄를 씻어낸다는 의미보다, 앞으로 나쁜 말을 입에 담지 않겠다는 각오와 함께 입을 맑게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자나깨나 “입” 조심, “말” 조심.
4.  십악참회十惡懺悔
살생중죄 금일참회 殺生重罪今日懺悔
투도중죄 금일참회 偸盜重罪今日懺悔
사음중죄 금일참회 邪淫衆罪今日懺悔
망어중죄 금일참회 妄語衆罪今日懺悔  →  괜한 말 한 것
기어중죄 금일참회 綺語衆罪今日懺悔  →  이상한 말한 것
양설중죄 금일참회 兩舌衆罪今日懺悔  →  남의 말 옮긴 것
악구중죄 금일참회 惡口衆罪今日懺悔  →  나쁜 말 한 것
탐애중죄 금일참회 貪愛衆罪今日懺悔
진에중죄 금일참회 瞋碍衆罪今日懺悔
치암중죄 금일참회 癡暗衆罪今日懺悔
대표적인 10가지 죄 중에 무려 4가지가 “입”조심 하지 않아서 생긴 죄입니다.
그 만큼 짓기 쉬운 죄가 바로 “입”으로 짓는 죄이며, 그 만큼 지키기 어려운 것이 바로 “입”조심, “말”조심인 듯합니다.
‘참회’도 좋고, ‘정구업진언’도 좋지만 무엇보다 경전을 떠나, 단순한 단어 “각”과 “격”에서도 입 조심하라고 강조합니다.
즉, 우리의 입을 경전을 통해 단속하기에는 경전이 아까운 것이지요.
너무도 당연한 것까지 경전을 통하여 배워야 할 만큼 속세의 “말”이 복잡해지고, 복잡한 만큼 우리는 지키기 어려워지는 것이 “입”조심인 것 같습니다.
즉, 10개의 죄 중에 입으로 짓는 죄가 4개나 되니~ “입”조심, “말”조심만 하면, 행복과 성공을 향하여 40%는 전진한 꼴이 되겠습니다.
5.  실천하기
불교는 ‘돈점’이라 하여, 이론을 듣고 단박 깨치고, 이해할 수 있지만(돈) 그것을 내 것으로 하려면 반드시 실천(점)하라고 하였습니다.
우리는 생활하면서 두 가지 조건으로 어여쁜 “입”이 열리기 시작합니다.
1)  꼭 말해야 하는 것
2)  꼭 하고 싶은 말
즉, 두 가지 모두 실행에 옮기는 순간! 우리는 구업을 짓고, “격”이 떨어지는 것이지요.
“꼭 하고 싶은 말”들은 한 순간만 참고, 그 순간이 지나면, 할 필요 없는 말이었음을 즉각 깨닫게 됩니다. 자신은 “꼭 하고 싶은 말”이지만 아무도 원하지 않는, 그저 그런 수다일 뿐이었던 것입니다.
반면에 “꼭 말해야 하는 것”은 하셔야죠! 그쵸?
하지만, 이 또한 한 번만 더 생각해 보고 말을 정돈하고, 기왕이면 고상한 표현으로 포장해서 쏟아낸다면, “격”도 높아지고, 품격도 생기고, 칭송도 듣고….
그러다 보면 지위도 생긴다고 하니 오늘부터라도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