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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간과 출세간이 둘이 아니다

사기순
민족사 주간



사건 사고가 끊이질 않는다.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이 난무하고 있다. 우리 삶, 아니 개인의 삶을 넘어 세상만사가 순간순간 일어나는 우리의 마음과 행위에 따라 빚어지는 것일진대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모르는 듯하다. 그러니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가’ 하는 탄식이 절로 나오는 험악한 일들이 다반사로 일어나는 것이다. 가치관의 부재시대, 삶을 옥죄는 갈등은 깊어만 가고, 그래서 부초처럼 이리저리 떠도는 영혼들이 많은 이 시대, 마음을 다독여주고 삶의 나침반이 되어줄 책이 출간되어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태공 월주 큰스님의 법문집 『세간과 출세간이 둘이 아니다』가 바로 그 화제의 책.
태공 월주 큰스님은 대한불교조계종 제17교구본사 금산사 주지·중앙종회의장(5대)·총무원장(17대, 28대) 등을 역임하며 한평생 불교 중흥에 힘쓰면서 한국불교의 역사를 새롭게 쓴 불교계 원로요, 우리 시대의 정신적 지도자다. 지금은 작고하신 천주교의 김수환 추기경, 기독교의 강원룡 목사와 함께 우리나라 존경받는 대표적인 3대 종교지도자로 손꼽혔다.
또한 태공 월주 큰스님은 불교계 시민운동의 선구자로서 전인미답의 길을 걸어온 것으로 더욱 유명하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상임 공동대표 겸 이사장 등 다양한 시민활동의 대표를 역임하고, 현재 (사)지구촌공생회·(재)함께 일하는 재단·나눔의 집 이사장 등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쳐 세상 사람들에게도 매우 친근한 지도자다.


“그동안 한국불교는 수행에만 지나치게 치우친 측면이 있었습니다. 나는 이러한 한국불교의 풍토를 반성하면서 세상 사람들과 어떻게 기쁨과 슬픔을 나눌 수 있을까를 고민하였습니다. 그리고 ‘누군가 앞장서야 한다면 내가 하자’ 하는 생각으로 임하다 보니 번다할 정도로 많은 소임을 맡아서 다양한 활동을 하게 되었습니다.”
-머리말 중에서
 
『세간과 출세간이 둘이 아니다』, 이 책은 태공 월주 큰스님이 머리말에 밝히신 것처럼 보통사람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수많은 활동을 해 오면서 법회와 행사 등에서 하신 법문과 축사, 권두언, 언론 인터뷰 기사 중에서 정수精髓를 가려 뽑아 편집한 것이다. 그러므로 이 책은 단순한 법문집이 아니다. 태공 월주 큰스님의 사상과 원력과 실천행이 오롯이 담겨 우리 삶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가리켜 주는 행복의 나침반이다.
또한 태공 월주 큰스님의 일상을 담은 김묘광 작가의 사진들이 삽입되어 이 책에 깊이 배어 있는 큰스님의 따뜻한 가르침을 환기시키고, 법문하실 때 즐겨 인용하신 경전 구절들이 편편마다 맨 앞에 실려 있어 이 책의 깊이를 더해준다.
자기 내면의 부처를 믿고, 부처의 눈으로 바라보고, 부처의 마음으로 나누고, 스스로 부처로 살아가겠다는 다짐을 가슴에 새기고 행동으로 옮길 때, 우리는 지극한 안락을 누리며 영원을 살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부처님께서 깨달으신 연기법을 체득해야 합니다. 모든 존재는 서로 서로 이어져 있고, 서로 의지해서 도움을 주고받으며 살아가고 있다는 연기의 이치를 깨달을 때 탐내고 성내고 어리석은 세상이 변화될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제시해 주신 연기법이야말로 우리 모두가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해법입니다.
-본문 중에서


태공 월주 큰스님은 1954년 6·25 전쟁이 끝난 직후 출가를 결심하셨다고 한다. 전쟁을 통해 체험한 뼛속까지 저며 드는 아픔은 존재에 대한 탐구로 발전하고 나아가 우리 모두가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길에 대해 모색하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혼란한 세상, 어려움에 빠진 이들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고민하다가 마침내 발견한 수행자의 길,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길에 분명 고뇌를 해결할 진리가 있으리라는 믿음으로 불법의 망망대해로 걸어 들어가셨다.
그 후 60여 년 동안 한국불교의 새로운 역사를 써오신 태공 월주 큰스님, 고통 받는 중생을 보며 발심 출가한 스님은 한평생 오로지 더불어 행복하게 사는 삶을 위해 보살행을 실천하고 계신다. 


어떻게 살 것인지 고민할 때 부처님을 생각하면 곧바로 해답이 나옵니다. 부처님을 닮으면 됩니다. 부처님의 삶에서, 아니 부처님의 출가 정신만 보더라도 우리가 가야 할 길, 영원히 사는 길, 진정한 평화와 행복의 길이 보입니다. 사람들이 꿈꾸는 인생, 보통 사람들이 한평생 갈구하는 부귀영화를 헌신짝처럼 버리고 출가하신 부처님을 보면서 마음에 미세한 변화라도 생겼다면 정말 다행입니다. 작은 변화가 더 큰 변화를 불러 일깨우고 부처님처럼 될 날이 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본문 중에서


태공 월주 큰스님은 자비행·실천행을 다음과 같은 한 마디로 표현하신다.
“밥이 필요한 사람에겐 밥을, 약이 필요한 사람에겐 약을 주어야 한다.”
이는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현실에선 실현하기 힘든 일이다. 태공 월주 큰스님은 지구촌의 고통을 자신의 고통으로 여기고, 그들이 고통에서 벗어나 평화롭고 안락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발심과 발원에 따라 밥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밥을 주고 약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약을 주고, 물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우물을 파주는 보살행을 펼치셨다. 전쟁과 기갈, 각종 질병으로 쓰러져 가는 무수한 생명체들을 위해 그들이 사는 고통스러운 현장을 수없이 찾아다니신 태공 월주 큰스님. 사회고와 시대고로 불행을 겪고 있는 중생들을 구제하겠다는 염원으로 고통이 있는 곳은 어디나 찾아다니시며 대자비 보살행을 실천하셨다.
부처는 따로 있는 게 아니라, 행복하고 참된 삶의 의미와 가치를 나눔을 통해 자각하며 살아가는 사람이 바로 윤회의 고통에서 해방된 부처님이라는 태공 월주 큰스님의 말씀, 그 삶과 진정성 담긴 말씀이 우리의 가슴을 울린다.


불법은 세간에 있으며(佛法在世間)
세간을 떠나서 깨닫지 못하네(不離世間覺)
세간을 떠나서 보리(깨달음)를 찾는다면(離世覓菩提)
그것은 마치 토끼뿔을 구하는 것과 같다(恰如求兎角).


위와 같은 육조 혜능 대사의 말씀처럼 불법은 세간에 있습니다. 사람들의 소리를 듣고 무엇을 원하는지 잘 살펴서 밥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밥을 주고, 약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약을 주어야 합니다. 이렇게 기본적인 삶의 질을 높여주고 법[佛法]을 베풀어 줄 때 모래사장에 물이 스며들듯이 법을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밥과 법을 함께 나누는 삶, 자비와 지혜가 함께하는 삶이 되어야 합니다.
-머리말 중에서


구도求道의 본질은 자비행이다. 태공 월주 큰스님은 보현행普賢行을 함으로써 깨달음을 얻고 해탈할 수 있다는 신심을 확고히 가져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지구촌 생명체들이 몸과 마음으로 받고 있는 고통을 외면하지 말고 나의 아픔으로 알아 고통을 덜어주고 치유해 주는 동체대비행을 실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태공 월주 큰스님이 간곡하게 당부하고 있는 나눔이 수행이고, 깨달음이라는 자비로운 가르침이 마음에 새겨지고, 따뜻한 위로를 받게 된다.
세간과 출세간은 둘이 아니고 하나다!
불교 중흥과 깨달음의 사회화, 보현행의 실천에 온 몸을 바치신 태공월주 대종사의 중생들과 함께한 삶에서 우러난 간절한 법문을 모은 책, 『세간과 출세간이 둘이 아니다』, 이 책은 우리 개개인의 심성을 밝혀주고 더 나아가 우리 사회를 살 만한 세상으로, 맑고 밝은 정토로 변화시키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이 책을 권하고 법보시를 하는 것만으로도 크나큰 공덕이 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