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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변 때문에 깊은 잠을 잘 수 없어요

문상돈
한의학 박사 | 전 원광대학교 한의대 외래교수 | 햇살고운 한의원 대표원장


밤에 자다가 소변을 보러 가는 상황은 사람을 피곤하게 만든다.
더구나 한 번이 아니고 몇 차례나 화장실을 들락거리다 보면 숙면을 취하지 못하고 맞는 다음날이 무척 피곤하고 몸은 천근만큼 무겁다. 이러한 경우를 의학적으로 야간뇨라고 부르며, 하룻밤에 2차례 이상 소변을 본다면 그 범주에 든다. 야간뇨를 가진 사람이 호소하는 주증상은 피로와 무기력이다. 잦은 배뇨로 인하여 깊은 잠에 들지 못하므로 당연히 그런 증상이 오는 것이다.


성인에게 발생하는 야간뇨는 전립선 비대증과 과민성 방광에서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전립선은 방광의 아랫부분에서 요도를 반지처럼 감싸고 있는 기관인데, 호두알 크기의 전립선은 나이가 들수록 커진다. 비대해진 전립선은 주변 장기나 조직을 압박함으로써 소변이 자주 마렵고 참기 힘들어서 자다가 화장실로 달려가게 된다. 막상 소변을 보려고 하면 잘 나오지 않고 줄기가 가늘고 힘이 없어서 소변줄기가 끊기는 경험을 하게 된다. 시원치 않고 방울방울 배뇨되기 때문에 뒤끝에 찜찜함이 남는다. 전립선을 가진 중년 이후의 남성에게만 발생되는 야간뇨의 특징이다.


이에 비해 과민성 방광은 급성 방광염이 제때 치료되지 못하고 만성화한 경우다.
급성 방광염처럼 염증 소견이 없음에도 소변이 자주 마렵고 잔뇨감이 계속되며 소변을 볼 때 통증이 오거나 소변을 참지 못하고 실수해 버리는 요절박 증상도 나타난다. 야간뇨는 과민성 방광의 대표증상이기도 하며 발병빈도가 여성에게 더 많다고 알려져 있다.
야간뇨의 원인이 전립선비대나 과민성 방광인 경우에 증상에 따른 치료나 관리를 하면 된다.
하지만 비뇨기과에서 할 수 있는 검사를 다해 봐도 전립선이나 방광 신장 등에 별 다른 문제가 없고 뚜렷한 원인은 발견되지 않는데, 번번이 나타나는 야간뇨에는 속수무책이다. 실제로 그런 중년남성이 있었다. 하룻밤에 무려 열 번 가까이 화장실을 들락거리는 게 너무 고통스럽다며 내원했는데, 몇 년 동안 원인을 찾기 위해 무진 애를 써 봤지만 허사였다며 허탈해했다.
이 중년남성의 일과를 면밀하게 살핀 결과, 수분과 염분의 섭취에 문제가 있었다.
요즘 사람들은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을 좋아하고 반면에 싱겁게 먹는 저염식을 선호한다. 어떤 근거에서 시작되었는지 모르겠지만 하루 2리터 이상 물을 마시는 것이 유행처럼 번져서 손에 물통을 들고 다니는 사람을 쉽게 볼 수 있다. 우리 몸의 70% 이상이 물로 구성되어 있고 물은 생명의 원천이므로 그 소중함은 당연하다. 하지만 무엇이든 과유불급인 법이다. 물이 부족하면 건강에 해로운 것은 사실이나 남아돌아도 해롭기는 마찬가지다. 우리 몸에 수분이 너무 많으면 체온이 떨어진다. 추운 날씨에 소변이 자주 마려운 것도 수분배출로 체온조절을 위한 인체의 본능적인 기전이다. 특히 활동량이 적은 야간의 수분배출은 소변을 통한 배설이 주가 된다.


과도한 수분 섭취를 하면서 한편으로는 음식을 싱겁게 먹는 저염식까지 몸소 실천한 이 남성에게 야간뇨는 당연히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소금이 우리 인체에 주는 큰 효과 중에 물과의 관계만큼 중요한 게 없다. 소금은 체내에서 물 분자를 세포 내에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즉 소금이 있어야 필요한 물이 체외로 빠져나가지 않는 것인데, 지나친 저염식으로 물을 잡아줄 소금기운이 부족한 결과 소변이 자주 마렵게 된 것이다. 본인의 체중에 맞는 수분을 섭취케 하고 아울러 물 한 컵 마실 때마다 천일염 한두 알을 넣어 마시게 한 결과, 이 남성의 야간뇨 증상은 개선되었다. 수분과 염분의 균형이 야간뇨를 없애는 실제 사례로 나타난 것이다.
50대 이상의 연령층에서는 야뇨증에 얽힌 어린 시절의 기억이 있을 것이다.
어린아이들이 밤에 자다가 이불에 오줌을 싸게 되면 머리에 키를 씌워 옆집에 가서 소금을 얻어오게 했다. 쌀이나 보리도 아니고 하필이면 왜 소금이었을까? 선현들은 경험을 통하여 소금과 물의 관계를 이미 파악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