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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증, 벌써 추워서 올 겨울이 겁나요

문상돈
한의학 박사 | 전 원광대학교 한의대 외래교수 | 햇살고운 한의원 대표원장


예년에 비해 날씨가 제법 쌀쌀하다.
올 겨울에는 지독한 한파 가능성이 크다는 예보가 있는데, 냉증 때문에 고통을 겪는 사람들은
벌써 추위에 대한 걱정이 큰 것 같다.


눈부시게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양방이지만 유난히 냉증에 대해서는 크게 무게를 두지 않는
분야 중에 하나다. 빈혈 갑상선기능저하증 폐쇄성동맥경화증 등의 질환으로 냉증이 초래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양방의 치료나 관리 방법이 전무하다고 볼 정도로 냉증에 대해서는 관심
밖의 분야이기도 하다.


반면 한의학에서 냉증을 다루는 비중이 아주 크다. 동양에서는 냉증은 기와 혈의 순환부전이며 만병의 근원이므로 반드시 치료되어야 할 질병으로 보고 있다. 그런 까닭에 한의학 서적마다 냉증에 대한 다양한 관점과 효과적인 치료방법이 수록되어있다. 실제로 냉증을 개선하면 증상이 완화되는 일이 많다. 서양의학에서 감당할 수 없는 심한 증상도 냉증을 개선하면 놀랄 정도로 완화되는 경우가 있다. 양약에서는 특효약이 없으므로 그 치료는 따뜻하게 하고 보하고 순환시키는 것이 가능한 한방 치료의 독무대라 할 수 있다.


냉장문화에 익숙해진 요즘 젊은이들은 차가운 음식을 즐겨 찾는다. 찬 물부터 배꼽티까지 몸을 차갑게 만드는 불량한 생활습관에 익숙해져간다. 가정마다 냉장고에는 물이며 마실 음료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추운 날에도 젊은 여성들이 배꼽을 드러낸 옷차림이 눈이 띄기도 한다.


체온이 1도 낮아지면 면역력은 30%나 떨어지고, 1도 상승하면 면역력은 5배나 증가한다. 음양오행陰陽五行으로 볼 때, 심장과 소장은 화火, 즉 불기운을 타고난 장기로 본다. 이 두 장기는 암 발생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 이유는 혈액순환이 왕성하여 열이 많은 심장과 소장에는 암조차 뿌리를 내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의학에서는 말초혈관에 혈액순환이 불량하거나 타고난 냉증 체질을 냉증의 대표적인 원인으로 파악한다. 또한 진통제 소염제 등을 자주 복용하거나 설탕 등 단 음식을 많이 먹는 것도 문제로 본다.


냉증을 고치기 위해서는 몸을 따뜻하게 하는 게 최우선이다.
얇은 옷을 여러 겹 따뜻하게 입고 모자, 목도리, 장갑 등으로 체온을 유지해야 한다. 자기 전에 족욕이나 반신욕을 하는 게 좋은데, 따뜻한 물에 20~30분간 담그면 말초혈관이 늘어나서 손발과 몸에 따뜻한 기운이 도는 게 느껴진다. 손가락 끝으로 부딪히는 손끝박수, 뒤꿈치를 올렸다 내렸다 하는 종아리펌핑을 틈날 때마다 반복해주면 금세 손발에 온기가 도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근육이 부족한 여성이라면 아령 등 가벼운 웨이트로 근육량을 키우면서 설탕 초콜릿 아이스크림 등 단 음식 섭취를 줄이면 냉증해소에 도움이 된다.


냉하면 병이 생긴다는 원리로 수 천 년 동안 발전해온 한의학에서는 침 뜸 한약 훈증요법 등 냉증치료에 대한 방법이 다양하다. 특히 사역탕 부자탕 오수유탕 등 냉증을 개선하는 한약처방은 부지기수로 널려있으므로 생활습관을 교정했음에도 여전히 냉증으로 고생한다면 한의원에서 치료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