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돈
한의학 박사 | 전 원광대학교 한의대 외래교수 | 햇살고운 한의원 대표원장
잘 먹고 잘 싸고 잘 자는 것을 삼쾌三快라고 한다.
동의보감을 포함한 유명한 의학서에는 반드시 삼쾌가 건강의 지름길이라고 쓰여 있다. 누구나 아는 것을 책머리부터 새삼 강조하는 이유는 이 기본조건에서 벗어나면 우리 몸은 서서히 균형이 깨지면서 결국에 질병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삼쾌는 곧 생체리듬과 같은 의미로 이해하면 된다.
생체리듬(circardian rhythm)은 해가 뜨고 지는 지구의 주기적 변화와 흐름을 같이 한다.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에는 생리 현상을 주관하는 시계와 같은 메커니즘이 존재한다. 이런 생체 시계 리듬에 맞춰서 인간은 일정한 삶의 패턴을 갖게 되는데, 대략 일조량이 최고조에 달하는  낮 12시에서 2시 이후에 8시간이 지나면 수면을 하게 되고, 약 8시간의 수면이 지나고 나면 다시 각성을 해서 활동을 한다.
생체리듬과 관련된 흥미로운 실험 결과들을 소개해 본다.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인데, 사육장에 4주 동안 24시간 전등을 켜둔 그룹과 12시간만 켜둔 그룹을 비교해 보았다. 24시간 켜둔 그룹에서 장세포의 방어벽이 약해지고, 내독소를 실어 나르는 유전자가 활성화되어 내독소혈증이 유발되는 결과가 나왔다. 그뿐 아니라 사료를 더 탐식하여 당뇨병 발생 가능성이 증가하고 지방세포가 늘며 염증이 증가했다.
트럭 운전기사들의 교통사고 통계에 의하면 밤 12시에서 새벽 4시 사이에 가장 교통사고가 많다고 한다. 제때에 수면을 취하지 못하면서 생체시계의 교란과 밤에 잠을 덜 자게 되어서 생기는 수면 조절 장애에서 교통사고율이 증가 한 것이다. 경찰관, 소방관, 경비직원, 택배직원, 응급실 의사, 대형병원 간호사 등 여러 직종에서 주야 교대 근무를 하는 사람들이 참으로 많다. 필자는 고혈압 환자를 주로 치료하는 편인데, 이러한 직종에 근무하는 환자들이 고혈압 발생빈도가 높고 치료율 또한 다른 직업군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며 재발률까지 높은 것을 여러 번 경험했다.
생체리듬은 사람이 햇볕을 받으면서 생기는 신체의 시간적 리듬이다. 우리 몸의 호르몬의 분비가 이 리듬과 아주 깊은 연관이 있다. 이 때문에 혈압 체온 맥박 등 바이탈 사인부터 시작하여 인체의 모든 현상이 생체리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우리가 건강하고자 많은 노력과 비용을 투자하면서 정작 생체리듬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부분을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사람을 포함한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일정한 수면 리듬과 식사 리듬을 통해서 생리적 균형이 생기고 안정적 활동을 지속하게 설계되어 있다. 이와 반대가 되는 생활, 즉 수면과 식사 리듬이 불규칙적인 사람은 생리적 균형이 깨지고 몸이 불안정해지는 현상이 언젠가는 반드시 나타난다. 건강하고자 한다면 잘 먹고 잘 싸고 잘 자는 생체리듬에 충실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