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1월호

    다시듣는 큰스님 법문
    이달의 법문
    화보
    다람살라소식
    화엄경 열두 꼭지
    숲에서 배우는 불교
    텃밭불교
    자연과 시
    불교관리학
    불서
    건강한 생활

과월호보기

‘신해행증’으로 읽는 화엄경 (35) - 신해행증으로 읽는 󰡔화엄경󰡕 총결산 ③

신규탁(연세대 철학과 교수)


1.
본 연재의 진도는 지금 「보현행원품」에 등장하는 보현보살의 10대 행원을 소개에 이르고 있다. 지난 호에서는 전체적인 얼개를 소개하고, 이어서 (1) 부처님께 올리는 예경을 살펴보았다. 이번 호에서는 (2) 부처님 찬탄함을 소개할 차례이다. 혹시, 이번 호를 처음 보는 분을 위해, 또 지난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보현보살의 10대 행원을 다시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열 가지란, ⑴하나는 부처님께 예경함이요, ⑵둘은 부처님을 찬탄함이요, ⑶셋은 여러 가지로 공양함이요, ⑷넷은 업장을 참회함이요, ⑸다섯은 남의 공덕 따라 기뻐함이요, ⑹여섯은 법문 설해주기를 청함이요, ⑺일곱은 부처님이 세상에 오래 계시기 청함이요, ⑻여덟은 부처님 따라서 배움이요, ⑼아홉은 중생의 뜻이 늘 따라 줌이요, ⑽열째는 모두 회향함이니라.”


2.
자 그러면, (2) 부처님을 찬탄함을 소개하기로 한다. 먼저 본문의 내용을 아래에 인용한다.


“또 선남자여, 부처님을 찬탄하는 것은, 온 법계 허공계에 있는 시방 삼세 모든 세계에 티끌이 있고, 낱낱 티끌 속에 모든 세계의 티끌 수 부처님이 있으며, 부처님 계신 데마다 보살 대중이 둘러 모신 것을 내가 깊이 훌륭한 알음알이[勝解]로 앞에 계신 듯이 뵈옵고, 각각 변재천녀보다 더 훌륭한 혀를 내고, 낱낱 혀에서 그지없는 음성을 내고 낱낱 음성에서 온갖 말을 내어서 부처님들의 한량없는 공덕을 찬탄하며 오는 세월이 끝나도록 계속하여 끊이지 아니하고 법계의 끝단 데까지 두루 할 것이니라.
이와 같이 하여 허공계가 끝나고 중생의 세계가 끝나고 중생의 업이 끝나고 중생의 번뇌가 끝나면 나의 찬탄도 끝나려니와 허공계와 내지 번뇌가 끝날 수 없으므로 나의 찬탄도 끝나지 아니하고, 차례차례 계속하여 잠깐도 쉬지 아니하지마는 몸과 말과 뜻으로 하는 일은 조금도 고달프거나 만족하지 않느니라.”


여기서 중요한 것은 부처님이 앞에 계신 듯이 찬탄하라는 것이다. 대승불교가 유행하던 당시,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열반하신 지 5백여 년이 지났다. 그런데 그 부처님께서 살아계신 듯이 눈앞에 계신 듯이, 부처님의 공덕을 찬양하고 우러르라는 것이다. 변재 천녀보다 더 잘 말이다. 여기에 나오는 변재천녀는 노래와 음악을 맡은 고대 인도 서사 문학에 등장하는 여신(女神)이다. 변재 천녀에게는 걸림이 없는 변화무쌍한 재주가 있어 불법을 유포하여 불법이 세상에 오래 보전하고 또 불법을 수행하는 많은 사람이 이익을 얻게 하는 능력이 있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원수와 적군들을 물리쳐 흩어지게 하기도 하며, 또 재물과 보배를 만족하게 해 주는 그런 능력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런 변재 천녀보다 더 훌륭한 솜씨를 불자들은 갖추어 부처님을 찬탄하라는 것이다. 그것이 보살행이란다.
주변을 돌아보자. 과연 우리는 부처님의 훌륭한 점을 얼마나 제대로 잘 알고 있는지? 그리고 안 만큼 얼만 남에게 그것을 알리고 전하려 노력했는지? 반성하지 않을 수 없다. 기독교 그중에서 개신교에서는 전도에 사명을 건듯하다. 그것이 도를 지나쳐 때로는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점도 없지는 않지만, 전도하려는 마음과 그 마음을 실천하는 점에는 때로는 존경심이 들기도 한다. 과연 불자들이 부처님 말씀과 공덕을 얼마나 알고, 또 그것을 제대로 찬송하고 찬탄하는지 되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보현행원품」에서 다시 말하고 있다. 찬탄하되 중생들이 아직 번뇌에 시달리고 있는 한, 그들의 번뇌가 다 사라지지 않는 한 부처님의 말씀을 전파하고 부처님의 공덕을 찬탄하겠다는 것이다. 그래야 한다는 것이다. 찬탄의 방법에 대해서도 제시하고 있다. 몸과 말과 마음으로 그렇게 하라는 것이다. 몸짓으로도 찬양하고 찬송하라는 것이다.
이런 보현행 즉, 부처님을 찬탄하는 게에 대해 「보현행원품」의 뒤편에 나오는 게송에서는 이렇게 요약하고 있다.


제각기 가지가지 음성 바다로
그지없는 묘한 말씀 널리 내어서
오는 세상 모든 겁이 끝날 때까지
부처님의 깊은 공덕을 찬탄하리라.


各以一切音聲海 각이일체음성해로 
普出無盡妙言詞 보출무진묘언사하야
盡於未來一切劫 진어미래일체겁히 
讚佛甚深功德海 찬불심심공덕해하며


3.
이어서 (3) 부처님 공양을 소개하기로 한다. 먼저 「보현행원품」의 해당 본문을 인용한다.


“온 법계 허공계에 있는 시방 삼세의 모든 세계의 티끌 속에 낱낱이 모든 세계의 티끌 수 부처님이 있고, 부처님 계신 데마다 가지가지 대중이 둘러 모신 것을, 저는 보현의 수행과 서원의 힘으로 눈앞에 계신 듯이 깊이 믿으며, 앞에 계신 듯이 뵈옵고 모두 훌륭한 공양거리로 공양하나니, 이른바 꽃구름·화만구름·하늘 음악구름·하늘 일산구름·하늘 의복구름과 여러 가지 하늘 향과 바르는 향과 사르는 향과 가루 향 따위의 구름이 낱낱이 크기가 수미산 같으며 여러 가지 등을 켜는데, 우유 등·기름 등·향유 등 따위가 심지는 수미산 같고, 등의 기름은 바닷물 같은 이러한 공양거리로 항상 공양하느니라.”


당시 인도인들이 출가 수행자에게 무엇을 공양했는지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내용은 독자들께서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인데, 다만 용어 설명을 하나 하고 넘어가기로 한다. ‘◯◯구름’이라는 용어인데, 이때의 ‘구름’은 비유로서 ‘구름처럼 모양도 다양하고 분량도 많음’을 뜻한다. 예를 들어 본문에 나오는 ‘꽃구름’은 구름처럼 다양하고 많은 꽃이라는 뜻이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출가 수행자들이 생활에 필요한 각종 물자를 대는 일이다. 재가 불자들의 해야 할 제일의 기본 덕목은 공불재승(供佛齋僧)이다. 즉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고 수행공동체에 음식을 대접하는 일이다.


4.
그러면 여기에서 그치는가? 대승불교에서는 이런 재물 공양과 더불어 대승을 자임하는 불자들의 수행을 강조한다. 수행을 공양의 범주에 넣는 점이 대승 운동의 특징이다. 「보현행원품」 본문을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선남자여, 모든 공양 가운데는 법 공양이 으뜸이니, 소위 ⑴말씀한 대로 수행하는 공양, ⑵중생을 이롭게 하는 공양, ⑶중생을 거두어 주는 공양, ⑷중생들의 고통을 대신 받는 공양, ⑸선근을 닦는 공양, ⑹보살의 할 일을 버리지 않는 공양, ⑺보리심을 여의지 않는 공양이니다.”


7종의 공양을 중요하게 거론하고 있다. 음식이나 의복이나 약품을 공양하는 것보다, 위의 인용문에서 제시하는 7종의 공양 더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이게 대승의 특징이다. 80권본 󰡔화엄경󰡕 전편에서는 ‘법 공양’의 중요성을 곳곳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무수한 보살들의 입을 통해 설하고 있다.
‘법 공양’은 ‘10법행法行’ 수행에 통하는 것으로 가장 뛰어난 수행으로 갖은 만행에 통하는데, ‘관(觀 Vipaśyanā)에 의지한 공양’이 바로 수행이기 때문이다. ‘10법행’이란, ①서사書寫, 즉 경전을 옮겨 쓰고 출판하는 일, ②공양供養, 즉 수행공동체의 생활에 필요한 물자를 대는 일, ③시타施他, 즉 남을 도와주는 일, ④체청諦聽, 즉 수행자의 말씀을 청해 듣는 일, ⑤피독披讀, 즉 부처님의 말씀을 암송하는 일, ⑥수지受持, 즉 말씀을 보존하는 일, ⑦개연開演, 즉 말씀의 내용을 남에게 전하는 일, ⑧풍송諷誦, 즉 암송하여 기억하여 잊지 않는 일, ⑨사유思惟, 즉 말씀의 내용을 깊이 새겨 의미를 잘 파악하는 일, ⑩수습修習, 즉 말씀의 내용대로 실천 수행하는 일, 이것이 ‘10법행’이다.
󰡔법화경󰡕「약왕보살본사품」에서 희견보살이 소신공양한 것을 ‘법 공양’이라 이름하고, 󰡔정명경󰡕에서는 선덕에게 베푼 보시에 대해 ‘앞도 없고 뒤도 없이 언제나 평등하게 보시하니 이를 두고 이름하여 법 공양이라고 한다’고 했다. 이 ‘재물 보시’도 만약 법에 들어맞기만 하면 모두가 ‘법 공양’인데, 하물며 깊은 ‘관觀’이 어찌 ‘법 공양’이 아니겠는가! 지혜 있는 자라면 응당 생각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왜 ‘법 공양’이 중요한가? 「보현행원품」의 본문에서 이렇게 말씀하고 있다.


“왜냐하면, 모든 부처님은 법을 존중하는 연고며, 말씀 한대로 수행함이 부처님을 내는 연고며, 만일 보살들이 법 공양을 행하면 부처님께 공양함을 성취하는 것이니, 이렇게 수행함이 진실한 공양인 연고니라.”


이 내용은 굳이 해석하지 않아도 독자들도 이해할 수 있다.